2021-03-26 23:06:27
그 양반이야 원래 저런 양반인가를 잘 알지만, 내가 보기엔 그 걸 업을 삼는 걸 넘어, 썩 즐기는 것 같다.
상대를 공격하고, 맞받아 오면 또 그 걸 구실삼아 더 세게 공격하고, 단련이 잘 돼서 그 판에서 노는 인간 아닌가.
나도 비판은 많이 한다.
세상에 대한 회의감은 나도 있지만, 그 너머에 희망과 보람이 있다고 믿는다.
이 세상이 절망이라면, 나는 그 걸 알았을 때 죽을 것이다.
더 나은 세상으로 거듭나기 위한 몸살이라고 말하고 싶다.
진중권의 비판은 이성적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본인은 절대적으로 철썩같이 그리 생각하겠지만.
철저히 자기 기준에 벗어 나면 가차없이 공격을 하지, 진영 논리와 친 성향 부류를 나눠 놓고, 그 안에서만 노는 인간이다.
원래 좌파 성향이었지만, 그래도 민주당과는 커버리지를 어느 정도 같이 했었다가, 조국 사태 때 여권과 사이가 틀어 져서 변절자 소리를 듣는 양반이다.
내가 극 좌파라고 보는 이유는, 진보신당 당원이었고, 이제는 여권마저 등을 돌린 데다, 정의당과도 사이가 소원하여, 거의 녹색당 스펙트럼에 가까워 졌다.
그렇기 때문에, 여권을 공격한다고 해서 보수로 돌아 선 것은 아니고, 자기 스스로의 좌파적 스펙트럼이 좁아 져서 그렇게 된 것이지, 뚜렷한 자기 정치 철학이 있는 인간도 아니다.
자신의 뚜렷한 정치관이 있다면, 때론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반하게 될 경우, 그에 대한 비판에 대해 겸허히 수용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진중권은 그 게 없다.
자기 기준과 논리에 어긋나면, 논리정연하고 이성적으로 차분히 풀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기분에 따라 논리와 반박을 자유자재로 구성해서 대응하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언뜻 보면 논리적인 것 같지만, 철저히 야마가 돈 상태에서 상대를 짓누르기 위한 논리를 구성해서 반격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논리적인 공격일 뿐, 그래도 그 것은 어디까지나 공격이고, 논리는 아니다.
사실, 이런 행태는 진중권 뿐이 아니고, 모든 정치인, 우리 대다수가 그렇다.
나 역시도 그런 모습을 자중하려 할 뿐이지, 그 비판에 나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진중권은 말과 논리로서 상대를 인격적으로 조지는 데는 탑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상대방이 인격적으로 공격을 들어 오더라도, 정말 배운 사람이라면 맞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것을 수용하는 품격을 가져야 한다.
왜?
나는 알기 때문에.
그 공격의 논리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이 왜 나를 공격하는 지를 안다는 것이다.
많이 배워서 안다면, 여유를 가지게 되고, 상대방을 멸시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귀하게 여길 줄 안다.
진중권은 독이 오를 대로 오른 독사다.
변희재도 독이 오른 양반이지만, 요새 그 양반보다 더 독이 올라 있다.
잘못 건드리면 그 독에 마음이 상한다.
직접 건드리진 않았지만, 내가 그 중에 한 사람이다.
어제 내가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에 대해 비판글을 올리고 나서, 진중권의 기사를 봤다.
그런 음모론을 펼치는 자는 멍청하고, 믿는 자는 더 멍청하다던데, 나는 믿기도 하고, 펼치기까지 했으니, 그 양반 말대로라면 난 얼마나 멍청한 인간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렇게 업신여기면서도 내가 품고 있는 의혹에 대해 논리적으로 왜 그 것이 멍청한 지에 대한 뒷받침은 찾아 볼 수 없다.
납득이 가게끔 이유라도 설명하면, 내가 인정이라도 할 텐데, 알맹이는 전혀 없다.
원래 저렇게 사는 양반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기분이 꽤 좋지 않았다.
그 순간에 나는 이 기사가, 그가 적시하고 있는 '멍청한 자'란 부류에 내가 해당이 될 수 있는 지, 그럼에 따라 이 것은 모욕죄가 성립이 되는 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멍청한 자'란 표현은 불특정 다수에게 임의로 적시된 표현이었으며, 이 것이 그 불특정 인물인 내가 포함되는 지를 법률적으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이 것이 법적으로 고소 요건을 충족시켜서 고소장 접수가 가능하다면, 해 볼 용의가 있다.
내가 오늘은 안경 알아 본다고 바빠서 전화를 못 했는데, 다음 주 중에 여차해서 기분이 더 나빠 진다면, 정말로 법적으로 알아 보고 고소장을 쓸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함부로 혀를 내밀면 안 되지.
당신이 교수인 것과 별개로, 당신이 아는 척 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마라.
그 것이 정말 잘못됐다면, 감정적 표현은 배제하고 논리로 쳐 부셔라.
예전에도 한 번 변희재 모욕 사건 때 혼이 덜 나셨나, 왜 이렇게 보란 듯이 막 나가지?
모욕죄, 명예훼손죄는 가중 처벌이 안 되나?
이 세상에 당신한테 욕 안 먹고, 칭찬을 들을 수 있는 인류가 과연 몇이나 되려나.
쓰고 보니 궁금하네.
녹색당 신지예는 응원하던데, 그렇게 똑똑하고 철저한 진중권 당신 눈에 녹색당인들 당신 비판에서 클린할 만큼 완벽한 지.
나중에 녹생당과 틀어 지면, 그 때는 사회당인가?
싸우는 게 그렇게 좋고, 싸우는 게 그렇게 자신있다면, 어디 인류 70억 대 1 싸움을 한 번 도전해 보시지.
본인은 항상 철썩같이 자기 아집과 아전인수 식 논리로 완전 무장하고 있으니, 진중권 씨 본인은 비판 대상에 제외일 것이다.
그러니 자기 잘난 맛, 그 대단한 영웅심과 되먹지도 않은 정의감으로 상대방을 무식하고, 사악한 놈으로 깔아 뭉개지.
두고 봐라.
언젠가 그런 식으로 당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뱉은 독이 쌓이고 쌓여서, 대형으로 맞게 될 날이 반드시 온다.
그런 식으로 많은 사람을 괴롭혔는데, 당신 자신은 예외이고, 무사할 거라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