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철수는 언제 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나

2021-03-29 20:09:06

by 속선

얼마 전에 쓴 글이 있는데, 당시에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나, 안 하나를 두고 관심사가 있던 때였다.

그 때에 안철수가 국민의힘에 입당한다, 합당한다는 의혹에 대해, 나는 적절한 타이밍만 재고 있을 뿐이지, 안철수는 이미 입당, 합당을 결심했다고 쓴 글이었다.

꼭 내 예견대로 맞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맞추니 일단 기분은 좋다.


결국 안철수는 단일화에 승복해서 오세훈 후보와 함께 유세를 다닌다.

오세훈 후보 유세단의 흰 자켓을 걸치고서.

난 도리어 그가 본래 자기 자리를 찾은 것 마냥, 어느 때보다 즐거워 보인다.

그 게 그 양반 그릇이란 것이다.

대장은 하고 싶지만, 그럴 통솔력은 없어서, 상대 편 카메오, 조연, 들러리나 하는.

눈높이를 낮추고 자기 그릇에 딱 맞는 일을 하니, 그 때는 잘 될 수 밖에.


안철수표 신당, 엄밀히 재창당한 당이지만, 국민의당은 이미 자기가 말아 먹은 것은 알고 있다.

국민의당이 자기 구멍가게 사당이란 것은 모두가 다 안다.

안철수가 없는 국민의당을 상상해 보자.

주인 없는 구멍가게란 뜻이다.

단일화에 서울시장 후보로 뽑힌다면 그래도 당을 유지할 줄 알았는데, 어찌 되더라도 국민의힘에 합당이나 입당한다고 했으니, 나 역시도 놀랄 정도로 메이커 딱지에 안달이 나셨나 보다.

그래, 어차피 구멍가게로는 안 되니, 백화점에 몸을 들여서 대선 직행해야지.


이미 지난 대선 때도 구멍가게로 말아 먹었다.

어차피 문재인을 꺾지는 못 할 거란 건 기정사실이었고, 그러면 2 등이나 해서 그 빨로 차기나 도모하려고 했는데, 어찌나 실력이 없던지, 탄핵당한 정당의 후보인 홍준표 후보에게도 밀려, 동메달을 따셨다.

올림픽 선수들이 은메달보다 더 고생해서 값지게 딴 동메달의 만족도가 더 높다던데, 우리 안철수 씨는 동메달이 더 좋으셔서 일부러 자기 실력을 안 보인 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실제론 고도의 계산을 깔 수 있는 무서운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제 정당 깨기의 마지막 종착역, '국민의힘'이 남았다.

민주당 있을 때 그랬던 것처럼,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늘 익숙하게.

그렇게 종횡무진 실컷 휘젓다가, 결정적인 선거 말아 먹고 탈당해서 또 국민의당 차리면 된다.


그런 청운의 꿈을 안고 국민의힘에 정식 입당 절차만 남겨 두고 있는데.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는 그 타이밍이 언제냐는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내가 안철수를 보는 시각처럼, 안철수를 아주 물로 보고 있다.

안 그래도 고집있는 두 양반끼리 주고 받은 쌍방 공격의 무게감은, 어느 정치인보다 깊다.

그래서, 형식적으로는 안철수의 합동 유세에 고맙다고 할 지언정, 가까이 만나기를 서로 꺼린다.

아마도 안철수는 아직 형태적으로 국민의당에 잔존하는 형태로 국민의힘에 기웃거리다, 김종인이 임기가 끝나는 때에 정식 입당할 것 같다.

그 전에 안철수가 대선후보 감으로 둔갑한다면, 김종인이 마지 못 하는 식으로 추대할 것이고, 그렇지 않고 그냥 흐물흐물하면, 원래 안철수를 대했던 식으로 거들떠도 안 볼 것이고.

그렇다고 김종인 위원장이 큰 사건 사고를 쳐서 당을 말아 먹을 상황에 이르게 할 것 같지는 않고.

윤석열 전 총장의 입당해서 대선 후보로 등극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고.


그럼, 김종인이 비상대책 위원장 자리에 물러 날 때 입당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안철수 자존심과 고집이 있기 때문에, 김종인이 위원장으로 있을 때 합당, 입당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 임기 내에 하더라도, 정 당내에 인물이 없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안철수를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때에 어색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내가 생각하는 미얀마 사태와 앞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