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9 22:28:43
사유리 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이 전에 의견을 쓴 바가 있지만, 의술의 발달로 인류에게 새로운 문이 열린 것은 분명히 좋은 것이다.
물론, 그 기술을 유용하는 우리 인간이 얼마나 생각과 이념이 진보되었는 지는 별도로 숙고해 봐야 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진보된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항상 새로운 발전의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그에 따른 부작용까지 함께 떠 안으면서 성장해 왔다.
여태까지 우리에게 가정이란 관념은, 남녀가 만나 결혼과 출산으로 이룩하는 것이었지만, 지금 그 것을 깨는 형태로 새로이 등장했기 때문에 혼란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과학 기술로 새로운 문이 열린 것은 좋으나, 그 기술을 지금 사유리가 보여 주는 형태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첫 째, 아버지가 없이 양육되는 아이가 과연 제대로 된 성장을 할 것인가의 의문.
생명의 씨앗 자체가 근본적으로 남성이 핵이 되고, 여성은 그 씨앗을 배양하는 토양이 되기 때문에, 아이는 뿌리 없이 자라는 격이라고 보고 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필요한 요소를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데, 아버지는 육체적 요소만 제공한 채 부재, 나머지를 어떻게 어머니 혼자서 채울 것인가?
둘 째, 사회적으로 아이와 아이가 자라는 주변에게 이 아이에 대해 어떻게 잘 이해시키고 풀어 나갈 지, 전례가 없는 상황에 사유리가 잘 대처할 부모라고 보지 않음.
그런 교육을 받지도 않거니와, 그런 대응책을 갖고 있으리라 보지도 않음.
또, 사유리의 아이가 성장하면서 주변의 이러한 시각에 대해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 지가 염려.
부모는 어머니 혼자 뿐이고, 일본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라 한국에서 출산, 게다가 아버지는 서양인이라서 혼혈, 게다가 어머니는 일본인인데 한국에서 활동, 이 복잡한 배경을 아이가 성장하면서 잘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을런 지.
셋 째, 자식을 잉태하고 양육하는 데에 어머니로써 혼신을 다 해야 하는데, 사유리가 과연 그런 정신적 가치를 지니고 수정에 임했는 지도 의구심이 듦.
단순한 여성의 욕구를 여성의 권리라고 주장하는 데에, 너무 출산과 양육을 가벼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
마치, 정자 제공 남성을 고 스펙을 보고 고르는 상품화 대상이란 시각이 매우 불쾌.
즉, 정리를 하자면, 과학 기술로 이런 길이 열린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사유리가 그 기술에 대해 제대로 심사숙고해서 유용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방송에 보여 지는 모습이 썩 좋은 모습은 아니나, 그렇다고 해서 청원자가 주장하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 또한 아니다.
방송의 의도는 단순히 화제 거리가 되기 때문에 출연시킨 것이지, 현 사태에 대해 동조해서 부추긴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냥 청원자는 자신에게 스스로 자문해 봤으면 좋겠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내 생각에 거스른다고 해서 그런 명목으로 반대 청원을 올린 것은 아닌 지 말이다.
나 역시도 좋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사유리가 방송에 출연한다고 해서 꼭 나쁘게 볼 일도 아니다.
이런 사회 현상에 대해 사유리가 방송 출연을 하므로써의 좋은 화두가 제시되었다고 봐야 맞는 것이지, 내 시각에 보기 안 좋다고 해서 부추긴다는 명목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언젠가 올 일이 지금 벌어 진 것이고, 많은 이들이 암암리에 부작용을 겪을 바엔, 아직 시도자가 없을 때에 미리 공론화해서 해답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유리는 몰라서 그렇지, 힘든 길을 택한 것이다.
그 것을 방송을 통해 공론화하게 되면 훨씬 좋은 답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 진다.
그 녀가 앞으로 어려움이 생긴다면,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연구를 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덧붙여, 청원자나 나처럼 불편한 시각을 갖고 있지만, 이 것을 혐오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그렇지 않아도 내분 중인 국내에 또 분열의 불씨를 지펴서는 안 된다.
이는 자칫 국가 갈등, 성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누군가가 잘못된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면, 그 것을 혐오라고 치부하지 말고, 논리정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을 혐오라고 덮어 씌우면서 혐오한다면, 그 것은 똑같은 혐오일 뿐이다.
같이 혐오를 할 것이라면, 상대방 혐오는 부당하고 자신은 정당한 혐오라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혐오는 그냥 다같은 혐오일 뿐이지, 정당화될 혐오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