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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아톨 DAC100 Signature

2021-07-01 00:34:51

여태 거쳐 간 DAC를 간략히 소개를 한다면, 가장 먼저 큰 마음먹고 신품을 구매한 것이 YBA WD202였다.

딱히 큰 특징적인 소리라면, 우유빛을 연상하는 투명한 톤이었고, XLR 단자기 있다는 것, 검은 알루미늄을 몸체로 해서 세련되고 튼튼한 느낌을 주는 외형이라는 것 정도.

그 외에는 그냥 평범하다.

기초에 충실한 모범생이랄까.

딱히 강점이랄 것도, 단점을 꼽을 것도 없다.

가격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 다음에 구매한 것이 노스스타 인텐소였다.

노스스타는 이태리의 DAC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브랜드였는데, 회사 자체가 폐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공식 사이트는 접속이 되지 않고, 그에 따른 AS는 물론이거니와, 처음 DAC를 마련했을 때 드라이버를 어렵사리 구했다.

어차피 오디오는 웬만해선 반 영구적으로 쓰기 때문에 AS는 그렇다 치더라도, 매물이 귀해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인텐소가 가장 엔트리 기종이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소리를 내 준다.

무엇보다 기특한 것은, 32비트 384킬로 헤르츠로 출력을 보낸다는 것에 있다.

그러면서도 저렴한 가격, 메이드 인 이태리 직조.

참으로 대견스럽다.


이 번에 본격적으로 다룰 DAC는 아톨 DAC100 Signature인데, 사실, 이 기종을 구매하기 전에 꽤나 망설였다.

DAC의 핵심적인 음질 스펙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킬로 헤르츠는 그렇다 치더라도, 비트가 24비트인 것이 낮지는 않아도, 높지도 않기 때문이다.

고민끝에, 다시 내 치더라도 "한 번 겪어라도 보자."는 심산으로 매물을 내 놓은 판매자에 연락했다.

오늘 수령해서 소리를 들어 봤는데, 처음에는 선입견 탓인가, 그저 그랬다.

이 정도면 노스스타보다 스펙이 떨어지니, 당연한 소리가 나는 데에 만족하기로 그쳤다.

그런데, 클래식 몇 곡과 다른 곡을 들어 보니, 파워적인 면에서 분명한 차이를 느끼기 시작했다.

바로 직전에 듣던 노스스타와 아톨, 둘은 프리부는 없는 순수 DAC이다.

게다가, 내가 듣는 앰프의 볼륨은 항상 고정이었는데, 아톨은 노스스타와는 확연히 출력이 우수했다.


"구동력이 좋은 앰프를 교체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출력이 좋아 지다니!"


더군다나, 가격 또한 인텐소보다 저렴했다.

아톨 중에서 가장 급이 낮은 모델임에도 출력, 음악적인 표현이 더 좋았다.

DAC는 수치적 스펙이 중요한 요소라는 데에는 여전히 불변이지만, 그 생각이 이 번 아톨을 계기로 흐려 지게 된 것이다.

수치보다 중요한 것이 제작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적 늬앙스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객관적인 수치, 물론 무시 못 하지, 하지만 음악은 수학이 아니다.

음악은 예술이다.


본래는 스펙이 더 나은 아톨 DAC200 Signature를 구하려고 했으나, 그 기종은 더욱 매물이 희귀했다.

100은 그래도 장터에 뜨문뜨문 올라 오는 데 반해, 200은 언제 매물이 등록될 지도, 올라 온다 치더라도 경쟁이 치열해서 내가 구매할 자신이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구한 것이 지금 100이었는데,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다.

아톨이 100% 프랑스 제로, 설립자가 현지에서 직접 모든 부품과 조립을 관여한다는 데에 굉장히 기대를 하고 있었다.

갈 수록 중국에 외주를 주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 나는 추세에, 자국에 직접 공장을 설립해서 기술력있는 오디오 기기를 생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톨의 DAC를 항상 물색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가장 하급인 100을 들어 보고 놀란 것이다.


메인 시스템에 구축할 DAC를 여태까지 스펙이 좋은 인텐소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듣고 있는 아톨이 가격, 스펙에 비해 너무 좋은 소리를 내 준다.

이미 아톨 200 인티앰프를 서브로 보관하고 있는데, 같은 아톨 시스템으로 맞춘다기 보단, 각자의 특성을 느낄 수 있게 혼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톨 200 인티앰프를 서브로 취급하고 있었고, 처음 들여 왔을 때 전원이 들어 오는 지만 점검해 보고, 선 연결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또 진공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리 조차 들어 보지 않았다.

꽤나 값이 나가는 앰프인데도 말이다.

나중에 서브 시스템을 구축할 적에 아톨 200 인티앰프가 어떤 소리를 내 줄 지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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