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속선 Jul 12. 2023

Pink Floyd - Pigs On The Wing

2021-12-03 20:58:49

핑크 플로이드의 애니멀스는, 핑크 플로이드가 한창 역대 급 명반을 내던 전성기 한 가운데에 위치한 앨범이다.

시사와 정치적 소재를 음악으로 표현하면서, 기존의 록 밴드들의 록 앤 롤과 차별화를 둔, 지적인 이미지의 밴드의 핑크 플로이드.

애니멀스는 그러한 핑크 플로이드의 개성을 가장 잘 표현한, 그들이 관찰한 영국 사회의 권력자들에 대한 풍자가 가득한 앨범이다.

앨범 자체에 대한 평은 나중에 기약하기로 하고, 애니멀스의 첫 트랙, '피그스 온 더 윙'에 대해 몇 자 남겨 본다.


피그스 온 더 윙은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는데, 첫 째는 우리가 익히 접하고 있는, 앨범의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으로 마무리 짓는 버전, 둘 째는, 온전한 형식을 갖춘 버전으로 들 수 있다.

첫 번 째 버전이 앨범 전체의 시작과 끝으로 갈무리 짓는, 곡 자체보다는 앨범의 주제를 상기시키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전혀 와 닿지가 않은 곡이었다.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차분한 포크 송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어떤 곡보다 좋아 하는 곡이 되고 말았다.

온갖 명곡을 수십 년 간 들은 나도 신기하다.

핑크 플로이드의 대표적인 히트 곡도 아닐 뿐더러, 애니멀스는 그다지 호평받는 앨범도 아니다.

그냥, 문득 피그스 온 더 윙이 듣고 싶어서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겉듣기에는 평범하지만, 지극히 편안하면서도 자유로운 포크의 참 매력이 있다.


두 파트로 나뉜 짧막한 버전이 아쉽다면, 유튜브에서 3 분 남짓한 원곡 버전을 들을 수 있다.

다른 버전으로 출시된 이유는, 핑크 플로이드의 뜻이라기 보다는 레코드 사의 이해 관계가 정확한 이유인 듯 싶다.

원곡은 길모어의 기타 솔로와 악절을 제대로 갖춘 형식의 포크 송 넘버이다.

나 역시도 어렵사리 원곡 버전의 앨범을 찾게 되었는데, LP가 아닌, 릴 테이프 형식의 음반이었다.


핑크 플로이드가 하드 록을 위시한 프로그레시브 밴드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지만, 그 안에는 길모어와 워터스를 중심으로 한 포크 적 요소 또한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포크의 거장으로 평가 받는 밥 딜런과 피터, 폴 앤 매리 못지 않게 영국적인 기품을 느낄 수 있는 핑크 플로이드의 포크 넘버가 '피그스 온 더 윙'이었다.


핑크 플로이드의 대표곡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평생 함께 하고 싶은 명곡.

매거진의 이전글 아톨 DAC100 Signatur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