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확진자 만 명을 앞두고

2021-12-11 23:46:13

by 속선

한 때는 K 방역이라는 호평을 들었던 우리 나라인데, 지금은 7000 명을 넘어, 곧 만 명을 찍을 기세이다.

나 역시도 한적한 지방에서 서울을 경유, 일산에 간 적이 있는데, 시기가 시기인 지라 감염될까 봐 수도권에 가기 꺼려 졌었다.

그래도, 2 차 접종 완료, 마스크를 방패 삼아 일산, 서울을 거쳐 복귀했는데, 아직까지 무사한 모양이다.

뉴스에 따르면, 전국 확진자 중에 절반인 서울은 정말 아비규환 같은 모양이다.


이 사태가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프로젝트의 실패로 돌리고, 많은 이들이 정부를 탓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겉보기에는 그렇게 보일 것이다.

정부가 너무 이르게 방역에 대한 끈을 느슨하게 푼 까닭에 확진자가 대량으로 나오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

전혀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그 것이 근본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방역의 핵심 주체는 국민들의 경각심에 따른 자발적인 방역 참여이지, 정부가 강제적인 수단은 차선책일 뿐이니까 말이다.


정부가 방역의 단계를 완화했다고 해서, 국민이 경각심을 풀어 서는 안 된다.

예방 접종률이 80%에 달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해서, 나 역시도 앞으로 확진자는 서서히 줄겠다고 생각했는데, 도리어 그 접종률이 자만하게 만드는 독이 된 것 같다.

주사 맞았으니까 안 걸리겠지, 예방 주사는 감염률을 낮춰 줄 뿐, 그 예방률은 시간이 갈 수록 서서히 낮아 지며, 돌파 감염은 이런 데서 걸리는 게 아닐런 지.

화이자와 모더나가 90%가 넘는 예방률은 초기 수치일 뿐, 2 차 접종은 다들 알겠지만, 낮아진 예방률을 다시 끌어 올리기 위한 일환인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접종률은 80%가 넘는데도, 확진자 수는 그만치 줄어 드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대폭 늘고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가 너무 백신을 과신하고 방역에 대해 방심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이란, 이러한 우리 국민의 안일함을 모르고 내 놓은 섣부른 프로젝트이다.

당연히 심각한 방역 실패 상태에는 정부의 책임은 없을 수가 없다.

다만, 정부가 방역의 울타리를 부쉈다고 해서 방심한 우리 국민들의 방심이 더욱 크다.

만일, 우리 국민들이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지속되었다면, 정부의 완화책에 그대로 긴장을 풀지 않고, 자발적으로 방역 지침을 준수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런 식의 밑빠진 독과 같은 심각한 사태까지는 이어 지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도, 우리 국민들도 백신 효과를 너무 믿은 것 같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다시 방역에 채찍질을 해야 한다.

정부가 강제로 시키니까, 불이익을 당할 것 같으니까 억지로 한다는 생각보다는, 우리 국민이 방역의 핵심 주체로써,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생각을 갖으면 좋겠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던데, 투표할 때만 주인 행세하지 말고, 이러한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참된 주인의 본보기를 보여 주자.

얼마나 우리가 해이해 졌으면, 접종률이 80%가 넘는데도 확진자가 역으로 만 명을 향해 가나?

그래 놓고선 이럴 때만 정부 탓, 대통령 탓.

주인은 앞장을 서지, 앞에서 개줄을 당긴다고 끌려 다니면 주인이 아니다.


주인 노릇 하려면 제대로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