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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의 못난 불초소자

2021-12-16 21:44:07

by 속선

오늘 자, 장남의 불법 업소 방문 후기 사건을 바탕으로 한 가상의 픽션.


거실에 웬 사내 한 명이 바닥에 엎드려 뻗쳐 자세로 엎드려 있다.

아무래도 뭔가 잘못을 해서 벌을 받는 모양인가 보다.

그 가운데 골프채를 든 다른 사내가 엎드린 사내에게 다가 가, 있는 힘껏 골프채로 엉덩이를 마구 후려 친다.


훈육 차원에서 감정 없이 내리 치는 것과 달리, 상당히 감정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실이 온통 엎드려 맞는 사내의 신음 소리, 골프채와 엉덩이가 부딪히는 파열음으로 울린다.


처음에 한두 대 때리다 말겠지, 하면서 곁에서 지켜 보던 부인이 열 대 가량 넘어 가자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남편을 애타게 말려 본다.




"이 거 놔!"




부인의 만류를 뿌리 친 아버지는, 본인 스스로도 힘이 부쳤는 지, 한 바탕 숨을 고르는 듯 하다가, 다시 힘껏 때리기 시작한다.


한 서른 대 가량 지날 즈음, 엎드린 아들이 가혹한 아버지의 매질을 못 이겨, 끝내 엎드린 자세에서 무릎을 땅에 대고 퍼져 버린다.




"일어 나, 아직 안 끝났어!"




보다 못 한 부인이 곁에 있던 남편의 수행원에게 가서 매달린다.




"보고 있지만 말고, 가서 어떻게 좀 해 봐요!"




체격이 좋은 수행원이 겨우 골프채를 든 아버지의 손을 부여 잡으며 뜯어 말린다.




"그만 하면 됐습니다. 이제 찬찬히 말로 하시죠!"




수행원의 만류에 못 이겨, 그제사 겨우 골프채를 집어 던지며, 쇼파에 앉아 가쁜 숨을 고른다.




"꼬냑 갖고 와!"




수행원이 갖고 온 꼬냑의 겉 박스 포장에는 "존경하옵는 도지사 님의 대통령 영전과 국제파의 영원한 우정과 번영을 위하여."라는 띠지가 둘러 져 있다.

부인은 벌써 알고 있다.

꼬냑도 꽤 독한 술인 지라, 웬만해선 얼음을 타 먹던 남편이, 오늘은 스트레이트 병 째로 마시는 걸 보면, 화가 아주 단단히 나 있다는 걸.


"너 이 섀끼, 누구 아들이야? 대답해 봐, 임마."


아까보단 힘이 빠졌는 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묻지만, 아들은 바닥에 엎드린 채, 아무 말이 없다.


"누구 믿고 까부는 거야? 내가 평생 너 밑 닦아 주다 인생 종치랴? 계집질이나 하려면 조용히 흔적없이 다닐 것이지, 뭐하러 인터넷에 후기니, 지랄이니, 그 딴 걸 써서 애비 얼굴에 먹칠을 하는데!"


아들은 여전히 말이 없다.

정적 가운데 전화 한 통이 울린다.


"후보 님, 여론 조사 결과, 평균 6~7% 가량 지지율이 폭락했습니다. 윤 후보와는 오차 범위 밖입니다."


말없이 전화를 끊은 아버지는 마시다 만 꼬냑을 엎드려 있는 아들 얼굴에 부으면서 이렇게 읊조린다.


"너 이 섀끼, 만에 하나 내가 이 번에 대통령 못 되면, 너 앞으로 아버지라 부르지도 말어, 알겠어?"


입을 손으로 가린 채 흐느끼는 부인의 서글픈 울음 소리를 뒤로 한 채, 아버지와 수행원은 거실을 빠져 나가면서 상황은 마무리된다.


앞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아버지와 불초소자가 된 아들 앞에는 어떠한 미래가 펼쳐 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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