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속선 Jul 13. 2023

S-ATA 케이블 변경으로 음질 상승 논란, 아직도?

2022-02-01 11:46:34 

근래에 모니터가 속을 썩여서, 나는 케이블이 문제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찮은 DP 케이블을 물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유그린 케이블이 평이 좋아서 유그린의 다른 케이블을 둘러 보고 있었는데, 그 중에 사타 케이블이 눈에 들어 왔던 것이다.

얼마 안 하니까, 그래도 이 참에 브랜드 있는 케이블로 바꾸려고 생각 중이다.

큰 기대는 안 하지만, 그래도 케이블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니까, 아무래도 다만 조금이라도 뭐라도 낫겠지, 하는 심산에서이다.

중국산을 기피하는 편이지만, 어차피 사타 케이블 중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유그린은 그래도 중국산임에도 케이블 계에서는 호평받는 기업이었다.

중국산이 다 조잡하고 별로는 아니고, 중국산도 오랜 산업 노우-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에 평균적인 품질은 보장하는 듯 하다.

내가 쓰고 있는 물건 중에 샤오미, 정확히는 샤오미 OEM이지만, 보조 배터리와 전기 포트, 초음파 세척기는 정말 가격 대비 품질 괜찮다.


본론을 다뤄 보자면, 사타 케이블로 음질 향상을 꾀할 수 있느냐는 오디오 판의 오랜 화두가 아직도 잔잔하게 현재 진행형인가 보다.

답은 간단하다.

충분히 음질 향상 가능하고 남는다.

아니라고 주장하는 논리는, 여태까지 오디오 회사에서 제대로 된 사타 케이블을 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이름 없는 막선 사타 케이블 바꿔서 실험한 들,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그리고 고리타분한 논리, 케이블은 데이터가 전송하는 통로기 때문에, 거기에 음질이 향상될 수 없다는 논리.

데이터는 케이블과 여러 기관을 거치면서, 그냥 지나만 가기 때문에, 데이터가 불변인 것은 맞다.


나는 이렇게 반박하고 싶다.

캔에 담긴 음료수와 병에 담긴 음료수의 본연의 맛은, 어느 용기에 담는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니다.

불변이다.

다만, 혀에서 느끼는 미각과는 별개의 맛, 구강 전체에서 다른 촉감을 느낀다.

이는, 요리를 할 때도 어떤 소재의 용기에서 하는 지에서 느낄 수 있다.

고기를 구울 때도 흔한 후라이 팬보다는, 숯불에서 굽는 석쇠나, 돌판이나 솥뚜껑에 구우면 더 맛이 좋다고 한다.

같은 고기를 구워 먹는데도 말이다.


우리가 옷을 입을 적에도 어떤 소재의 옷은 거칠어서 입기 싫고, 어떤 소재는 보드라워서 편하고 좋다고 한다.

옷이라는 본연의 기능은 똑같은데 말이다.

외에도 우리가 실내 인테리어를 결정할 때, 벽지를 뭘로 할 지, 바닥재나 기타 여러 가지 자재들을 석재로 할 지, 목재로 할 지를 고민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인테리어 장식이라는 본연의 목적은 다 같지만, 우리가 오감으로 느끼는 늬앙스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취향대로 선택하는 것이다.


오디오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다만, '음질'이란 단어에서 이런 것은 구분돼야 한다.

해상도란 측면, 전에 쓰던 케이블에서는 안 들렸던 소리가 상급 케이블을 교체했더니 들린다고 한다면, 그 것은 명백히 '음질 향상'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선을 쓰다가 은선으로 바꿨는데, 특유의 은선의 화사함이 좋다고 한다면, 그 것은 취향의 차이일 뿐, 음질 향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론 상, 은이 동보다 근소하게 전도율이 좋기는 한데, 미비한 효과일 뿐, 은과 동은 취향의 차이일 뿐이다.

음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소재의 순도와 구조이다.

얼마나 순도가 높은 지, 불순물은 없는 지, 어떤 구조와 차폐가 되었는 지에 따라 해상도와 음역 균형, 여러 요소들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취향의 차이를 음질의 우위로 혼용해서 느끼고, 표현하는 것 때문에 혼동하는 것이다.


가령, 전에 쓰던 케이블이 저음이 빈약했는데, 타사 케이블로 바꾸니까 저음이 보강되어서 좋다고 한다.

정말 밸런스가 잘 잡혀서 그런 것인 지, 아니면, 기존의 시스템이 저음이 부족하게끔 튜닝이 되었는데, 저음이 강조되는 케이블로 바꿔서 인위적으로 보강이 되었는 지는 모를 일이다.

이 것을 보고, 전에 쓰던 케이블이 음질이 안 좋다, 바꾼 케이블이 상급이고 더 좋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저, 여러 회사 케이블의 특성일 뿐.


나는 동선보다 비싸다는 실버골드 소재의 케이블을 몇 가지 써 본 적이 있다.

유명 브랜드도 아닌, 그냥 개인이 만들어 제작하는데 꽤 비쌌다.

스마트폰 젠더 케이블과 RCA를 써 봤는데, 소리가 예쁘다고 할 수는 있어도, 전혀 소리가 세련되고 좋다고 생각치 않는다.

즉, 제대로 순도를 높이는 정련 작업을 거친 것도 아니며, 구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소재만 실버골드인 막선에 불과했다.

특히 실버골드 소재의 RCA 케이블은 내가 겪어 본 최악의 케이블이었는데, 전체적인 소리를 어둡고 답답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었다.

물론, 시스템 상황에 따라 도리어 그러한 특징을 활용해서 튜닝이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그 케이블을 쓰다가, 실텍의 예전 동선 라인 업인 MXT 런던 케이블로 바꾸니까, 너무나도 극명하게 뚜렷하게 시스템 전체에 활기가 돋는 것이었다.

가격은 실버골드 케이블이 훨씬 비쌌음에도 말이다.

결국은 그 케이블을 중고 장터에 처분했는데, 나중에 그 구매자가 원래 소리가 이런 거냐고 반문을 했는데, 참 팔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도체에 따라 우열이 갈리는 것이 아니고, 도체의 정련에 따른 순도와 차폐, 구조가 음질의 핵심이다.

제 아무리 비싼 순은선이라도, 순도 높은 동선의 음질을 따라 올 수 없는 것이다.

취향에 따른 선택일 수 있어도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유수의 오디오 케이블 제작사가 작정하고 사타 케이블을 제작한 것과 막선을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태까지 랜 케이블이나 HDMI 케이블도 제작에 뛰어 들기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사타 케이블은 중요성을 느끼지 못 했는 지, 몇몇 회사 말고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들다.

또, 제작된 물량이 있다 하더라도 국내 수입과 유통이 되지 않고.

그런 상황에서 돌고 도는 이름없는 중국산 막선 가지고 실험한 것으로 음질 차이를 느끼네, 마네를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피씨 파이를 구축하는 데 있어, 사타 케이블은 중요하다.

스트리밍으로 듣는다면 랜 케이블이 중요하겠지만, 나처럼 음원을 소장해서 듣는 경우, 저장 매체에서 타고 오는 가장 첫 번 째 케이블 관문이 사타이기 때문인 것이다.

USB나 코억셜, 옵티컬은 본체 기준에서 봤을 적에 첫 근원 케이블처럼 보이지만, 본체 안을 들여다 봐야 한다.

스트리밍일 경우 랜 케이블, 하드 디스크일 경우, 사타 케이블이 첫 관문이기 때문에 오디오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중요하다.


하루 빨리 유수의 오디오 케이블 제작 회사, 체르노프, 실텍, 크리스탈 오디오, 오디오 퀘스트, 와이어월드에서 제대로 된 오디오 용 사타 케이블을 제작해서 출시했으면 좋겠다.

여러 제품들이 나오고 나면, 사타 케이블에 대한 음질 논란은 분명히 사그라 들 것이다.

그 전에도 USB 케이블이 디지털이라서 음질과 무관하다는 논리가 있었는데, 그 말이 맞다면, 시중 회사들이 값비싼 USB 케이블을 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되어야 한다.

제 아무리 금칠을 한들, 디지털이라 음질 향상에 효과가 없다면, 살 사람도, 만들 이유도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 시중에 많은 회사들이 오디오 용 USB 케이블을 만들고 있다.


사타 케이블도 이와 똑같은 전처를 밟아 나갈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Mouth & MacNeal - Hello A를 듣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