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참 씨 별세

2022-02-01 17:15:38

by 속선

눈보라가 몰아 치는 설 날, 설은 눈 雪 자라서 설인가.

이 웬 갑자기 날벼락인 지.



가족 오락관 진행자로 유명했던 고인의 살아 생전 모습은, 나의 어린 시절 기억 속, "몇 대~ 몇!" 구호를 지울 수가 없다.

글쎄, 지금 따져 보면, 시종일관 안정적이면서도 큰 사건 사고 없이 능수능란하게 진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명 사회자였던 것 같다.

당시 가족 오락관에 출연한 단골 게스트들은, 주로 임미숙, 김학래, 최양락, 임하룡, 이봉원 등, 지금은 원로 반열에 오른 개그맨, 개그 우먼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도 가슴을 졸이게 했던 째깍 대는 시한 폭탄의 시계 소리 한 가운데, 순발력있게 진행하던 모습이 떠 오른다.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간암으로 투병 중이셨다고 한다.

그 간에 투병 소식도 모르고 있던 찰나, 이렇게 설 날에 급작스레 세상을 떠나다니, 참 거짓말 같다.


나는 TV 방송을 아예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내 생각엔 요즘 방송인 중, 허참 씨 만큼 관록과 진행 능력을 갖춘 이들이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방송 프로그램 내에서 균형감있으면서도 부드러운 진행도 중요하지만, 방송에 비쳐 지는 모습 외에도 사적으로 얼마나 건전한 지도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요즘은 연예인이랍시고 나오는 이들 중, 방송 내에서나, 사적으로나, 사건 사고 안 치는 이들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고 허참 씨는 참으로 모범적인 선배 방송인이라 할 수 있겠다.

한 때는 전국 노래자랑의 송해 씨의 대타 및 후임으로도 거론되기도 했는데, 벌써 세상을 뜨시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눈보라가 몰아 치는 설 날, 고인을 잠시나마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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