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 가리라

2022-02-20 17:13:36

by 속선

살면서 겪는 고난과 어려움을 겪을 때, "이 또한 지나 가리라."는 말을 한다.

나는 이 말이 실체가 없이 공허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 또한 지나 가겠는데, 그 게 왜 왔는가에 대한 답은 주지 못 한다.


왜 왔을까?

애초에 오질 않았다면, 이런 고생을 할 필요도, 이런 말이 나올 이유도 없다.

오지도 않았는데 뭐가 지나 가.


내가 문제라고 규정하는 그 상황을 헤쳐 나가지 못 하기 때문에,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라고 규정하는 것이다.

내가 그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면, 난 그 것을 어려움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위기의식도 없었을 것이다.

그냥, 하나의 일상 속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말았을 것이다.

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에 어려움으로 느끼는 것일 뿐.


지나 가겠지.

이미 다 당하고 나서.

대가 다 치뤘는데, 그 게 안 지나 가겠어?

그래, 이 또한 지나 갔어, 그러면 정말 끝이야?

아니야, 이 또한 지나 가고, 다시 또 와.

같은 문제가 또 오든, 다른 형태로 오든, 또 와.

왜?


내가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법을 찾지 않은 상태에서 또 직진을 하면.

스스로 자초하는 것이지.

그럴 때는 진행을 일단 멈추고, 그 상황에서 헤쳐 나가는 누군가를 찾아 가 조언을 구해야 한다.

타인은 헤쳐 나가는데, 내가 헤쳐 나가지 못 한다면,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그 걸 풀 수 있는 실력이 없었기 때문이므로.

"이 또한 지나 가리라."가 아니라, "이 또한 헤쳐 나가리라."인 것이다.

이 것을 깨닫지 못 하고, 계속 "이 또한 지나 가리라."만 반복한다면.


"또 와."


본래, "이 또한 지나 가리라."라는 표현은, 나쁜 일도 지나 가고, 좋은 일도 지나 갈 것이니,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우리 삶의 평정심을 지키고 살아 간다는 뜻에서는 좋은 말이 될 수 있겠다.

그러나,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우리에게 다가 오는 관점으로 인생을 살 것이 아니라, 내가 가고자 하는 일이 바르게 상황을 인식하고, 바르게 가고 있는 지를 아는 지가 더욱 중요하다.

애초에 좋은 일과 나쁜 일이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느냐, 내가 보는 관점에서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달라 진다.

세상은, 내가 좋은 일과 나쁜 일이라고 규정하는 대로, 내 입맛대로 돌아 가 주지 않는다.

다만, 내가 원하는 길을 가고자 하는 데서 내 자신의 역량을 찾고, 거기에 맞게 가면 될 뿐이다.

욕심 부리지 말고, 내 자신을 또 과소평가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길, 내가 할 수 있는 길, 그 길로 가면 된다.

그 게 '만사형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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