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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속선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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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3. 2023

두 달 만의 반가운 손님

2022-03-11 10:58:59 

장사를 열어 놓았지만 너무 안 되어, 심적으로 많이 괴롭다.

원인을 다 방면으로 유추해 보고 있기는 한데, 나 혼자 만의 끄적거림일 뿐.

이리 안 될 바에는 그냥 폐업을 할까의 고민이 문득문득 들지만, 그렇다고 폐업하고 나서 다른 뭘 할 것인가?

폐업하고 나서의 손해, 그리고 공을 들인 것도 아깝기도 아깝지만.

무엇보다 폐업 후의 향후 진로에 대해 확고하지 않다.

오죽하면, 내가 직접 필드로 뛸 생각을 하겠는가.

글쎄, 신께서 진짜 원하시는 건 이 것인 지.


"오늘도 뻔하겠지."


그렇게 혼자 작업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50 대의 아주머니 한 분이 가게 안으로 걸어 들어 오셨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걸어 들어 왔는데, 잠시 후 두 명의 일행이 같이 들어 왔다.

그러나, 뭔가 불편하게 보였는 지, 내부 안을 보고서 바로 나가 버렸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일부러 오신 분들께 죄송한 것도 있고, 내 스스로가 참 속상한 게 컸다.

내 딴에는 최선을 다 해서 손님을 반기려고 해도, 다양한 계층 중에 일부는 불편하게 느끼는 것이다.

저렇게 평범한 고객층을 흡수하지 못 하는데, 어찌 일반 손님이 올 것인가, 도대체 이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 광고가 아니라면, 가게의 존재를 알지 못 할 테고, 여기에 차까지 타고 왔다는 것은, 이미 가게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접하고 나서 왔기 때문에, 다시 돌아 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뭐가 불편해서였을까.

그 걸 알아야 내가 개선을 하던가, 말던가를 할 텐데.

그 걸 모른다는 게 참 답답하게 했다.


"이렇게 망조가 드는구나."


아직은 그래도 조금 더 지켜 보자는 심산으로 혼자 작업에 열중하던 중, 어렵쇼? 

곧 다른 손님이 또 오네.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두 분 손님이었는데, 따뜻한 자리를 원하셔서 바로 안내해 드렸다.

다행히 만족하고 잘 가신 듯 한데.

나름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앞으로 개선할 점을 알게 되어 참 다행이었다.

몰라서 문제이지, 알면 문제 거리가 안 된다.


  

참 가뭄 속 단비 같던 귀하디 귀한 손님이었다.


여태까지 오죽 손님이 없었으면, 그 손님의 주문 내역을 다 외울 정도였으니까.

헌데, 진짜 중요한 건.

지금 대선 종료와 봄 날씨의 영향으로 흐름이 탄 건 지.

아니면, 단순히 간헐적 그침에 그치고 마는 것인 지, 앞으로 지켜 볼 일이다.

흐름만 타면 앞으로 충분히 소생의 기회가 있다.


무엇보다 일부러 이 외진 곳에 오셔서, 만족하게 잘 이용하고 가신 데에 감사하며.

이 것이 움터서 근사한 한 그루 나무로 자랄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되길 기원하며.

작은 희망과 용기를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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