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3 09:08:29
이렇게 새 생명을 주고 아스라이 사라 졌다.
계양 을이라는 자신의 심장을 이재명에게 기증했으며, 정작 자신은 불모지인 서울 불길 속으로 선뜻 뛰어 들어, 오세훈에게 각막과 간을 이식해 주며 떠났다.
그는 말이 없었다.
처음부터 이럴 참이었고, 이렇게 되리란 것도 알고 있었던 듯 하다.
일반적인 정치 속물이라면, 당연한 셈법으로 자신의 지역구를 굳이 떠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왜 자신의 목줄과도 같은 지역구를 떠나나.
허나, 그는 그런 안정적인 선택지를 버리고, 전혀 연고가 없는 서울로 상경해 버렸다.
정치사에 보기 드문, 용감하고 무쌍한 사건이다.
그러면서도, 무려 40 %에 달하는 서울 시민의 표를 받으며, 장렬히 산화했다.
쓰면서도 아련함이 몰려 온다.
원래 이런 분이 아니신 걸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잘못 보았는 지 모르겠다.
어쩌면, 고인이 되신 '표삿갓'의 정신차리라는 망치 죽비를 맞고, 번쩍 정신이 들은 것 같다.
한 인간을 깨우치기 위해, 자신은 감방에 가서 생을 마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도 무언가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은 아닐런 지.
'표삿갓'.
그는 비록 차가운 골방에 쓸쓸히 올라 가셨지만, 머리가 깨져도 정신이 돌아 와서 헌신적인 삶을 살아 가는 송영길의 모습을 보며, 구름 저 편 너머,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으리라 여겨 본다.
어쩐 지, 오늘 아침의 하늘은 이토록 맑고 청명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