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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3. 2023

체르노프 클래식 파워 케이블

2022-06-13 16:19:05 

여태까지 체르노프는 USB, RCA 케이블로 이미 접한 터라, 성향은 파악하고 있었다.

체르노프는 내추럴하면서 개방감있는 소리를 내어 준다.

케이블이란 순수 신호 전달에 충실해야 한다는 본질이 그 것이다.

그 점이 마음에 든다.


사실, 나는 원음의 표현이라고 표방하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

순수성을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 적당히 양념이 가미된 것도 좋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바워스 앤 윌킨스의 성향에 대해 많은 이들이 평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신의 색채는 전혀 없이, 순수 음악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

음악의 본질은 스피커의 감상이 아니라, 음악의 감상에 있으므로, 스피커는 순수 표현의 매개체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 바탕이 된 듯 하다.

꼭 그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할 지라도, 많은 이들이 오디오 시스템을 튜닝하면서 이 점에 동의하거나, 회귀하고자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와이어월드의 실버 일렉트라에서 지금의 평범한 체르노프 클래식으로 다운 그레이드한 것처럼 말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와이어월드의 실버 일렉트라는 파워 케이블 라인 중에서 플래티넘 일렉트라 다음에 위치하는 고급 케이블이다.

OFC에서 OCC의 도체이며, 반은 동, 반은 은으로 구성된 케이블이다.

OCC와 두 단계 아래인 오로라의 동 반, 은 반 소리를 그대로 내어 준다.

만족하게 잘 쓰고 있지만, 내 전체 시스템 중 은의 비중이 다소 많은 것 같아 과감히 바꾸기로 결심한 것이다.


탄노이 스피커는 복고적이면서도 고급스런 클래식, 재즈 등과 잘 맞는 스피커이다.

나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런 면에서 올 라운더에 가까운 포칼이 더 적합할 듯 하지만, 탄노이가 가진 기품있는 소리가 좋기 때문에 선택했다.

탄노이는 클래식에 특화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탄노이가 가진 색채와 클래식의 색채가 정확하게 매칭되어서 그런 것일 뿐, 그렇다고 클래식만 담아 내기 위해 타 장르를 뱉어 내지는 않는다.

그래서 탄노이가 명 브랜드인 것이다.


장르를 위시한 컨셉이 아닌, 탄노이가 가진 푸근함, 편안함, 기품있는 소리에 적합한 것은 평범한 금도금 동선일 뿐이다.

가장 흔하고, 오디오 케이블의 가장 전형이다.

은도 고급 도체이고, 비싸다고 해서 눈에 불을 켜고 많이 매칭을 해 봤는데, 은 특유의 몽글거림과 화사함은 그다지 오래 가지 못 했다.

내가 추구하는 따스한 온도감을 내려는 컨셉과는 다르게, 은선은 쎄한 차가움을 나타 낸다.

그래서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대안이 된 케이블은 정확하게 체르노프가 되었고, 운 좋게 팔리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판매자를 만나, 그런 대로 괜찮은 가격에 매매를 하였다.


종래에 쓰던 와이어월드 실버 일렉트라는 컴퓨터 전원에 물려 있었다.

어찌 보면, 전체 오디오 시스템에서 가장 영향력이 떨어 지는, 무슨 컴퓨터 전원까지 튜닝을 하냐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하드 디스크 안의 내장돼 있는 소리의 재료가 되는 것이 컴퓨터 전원이기 때문에, 컴퓨터와 DAC의 USB 케이블을 중요시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큰 기대 없이 케이블을 교체하고 소리를 들어 봤는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튜닝이 된 데에 만족하고 있다.

기존에 쓰던 오야이데 콘센트와 멀티탭이 워낙 응집성이 강한 데다, 은선과 로듐, 팔라듐의 냉랭한 톤이 소리의 온도감을 낮추었는데, 거기다 USB 케이블, DAC의 전원까지 온통 은선 일색이라, 내가 추구하는 소리와 정 반대의 소리였다.

그 중 영향력이 떨어 지는 컴퓨터 전원을 바꿨는데, 소리는 확연히 바뀌었다.

뭉치는 갑갑함이 풀리고, 체르노프 특유의 개방감있는 에어리함, 그러면서도 동선과 금도금 특유의 온도감과 색채는 한층 균형을 맞추게 되었다.

튜닝은 매우 성공적이게 된 셈.


체르노프가 국내에 출시된 지 꽤 시간이 흘렀는데, 그래도 대체적으로 시세는 전보다 내려 갔다 치더라도, 폭락하지 않은 것을 보면, 여전히 호평받고 있는 실력기인가 보다.

향후에는 체르노프 스피커 케이블, 다른 파워 케이블도 바꾸고 싶다.

욕심 같아선 적어도 레퍼런스 급으로 바꾸고 싶으나, 그 정도 여유는 못 돼고, 클래식 급만 해도 충분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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