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4 11:28:40
여러 대세의 의견 중, 다른 이견을 내 놓는 것이 쉽지 않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되고 싶지 않다.
바보스런 얘기지만.
수상은 고맙게 받아 드려야겠지만, 조금 더 현명한 태도와 반응을 보였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많이 창피하고 촌스럽다.
그 게 뭔 지.
마치, "그래, 동양인이 간만에 멋진 작품 한 번 만들었으니까, 인심 한 번 쓴다."는 식에, "어이구, 감사합니다.", 하면서 넙죽 받는 꼴이 되어 버렸다.
수상을 받은 감독과 배우의 반응도 아쉽지만, 그 걸 마치 우리가 대단한 일을 해 낸 것 마냥 기사를 쓰는 언론은 참혹할 따름이다.
그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우리 스스로 인종 차별적 인식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 지.
'비 영어권 수상', '한국인 최초'란 표현 자체가, 우리는 변방의 동이족 출신이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엄청나게 창피하고 촌스럽다.
촌놈이 뉴 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앞에서 실컷 셀프 카메라를 찍는 것처럼.
지금 수상을 주최하는 단체가 서양인들이고, 그들이 근대에 문화 컨텐츠와 기술의 씨를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들끼리 상을 주고, 상을 받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당시, 동양은 서양보다 대체적으로 피 식민 지배와 소득 수준이 떨어 졌기 때문에, 드라마,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설령, 만든다 하더라도 얼마나 투자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겠는가.
그랬던 것이 지금은 동, 서양할 것 없이 상향 평준화가 되었기 때문에, 이제서야 뒤늦게 수상 대열에 합류는 것일 뿐이고.
우리가 좋은 작품을 못 만들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이 문화 컨텐츠 발달로 우리도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환경이 된 것이다.
난 이 게 맞는 것이지, 마치 상을 주는 단체가 우리를 차별해서도, 우리에 대한 인식이 비뚤어 져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양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역시 동남아시아에서 노동자로 오는 이들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있다.
고국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선진국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돈벌이가 낫기 때문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의 시각과 위상을 어느 정도는 존중하고 받아 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문화와 기술이 발달된 서양인 관점에서 그보다 못 한 인종이 사는 모양새를 보면, 충분히 그런 시각으로 비춰 질 수 밖에 없다.
우리 또한 아프리카나 태평양 원시 부족을 미개하게 보는 것처럼.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감독의 수상 소감은 세세히 뜯어 보면 문제점이 있다.
마치, 처음부터 비 영어권이나 동양인에게도 공평하게 수상이 돌아 가야 했는데, 그렇지 않지 않았느냐, 너희들이 백인 우월주의로 동양을 차별해서 그렇다는 비뚤어 진 인식을 비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
수상을 주최한 단체에 대한 모욕이자, 배은망덕이다.
참 같은 한국인이란 것이 창피하다.
거기에 누구는 신났다고 지화자 춤판을 벌이지 않나.
이렇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기 힘든 것을 아닐까.
"같은 서양인한테 수상하면 덤덤한데, 동양인한테 주면 저리도 좋다고 춤까지 추고 호들갑인데, 옛다, 상이다!"는 식으로.
주인이 던져 준 뼈다귀에 군침흘리며 재롱을 떠는 개새끼다 되고 말았다.
그래, 훌륭하다.
다음에도 또 열심히 해 보자고!
'뼈다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