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논문

자원, 예산 낭비 2

2020-12-29 22:30:15

by 속선

공원 시설: 전국 도처에 공원이 조성이 돼 있지만, 이용객들이 항상 많지 않았다.

심지어,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곳의 애매한 규모의 공원을 보면, 도대체 무슨 의도인 지가 의문이다.

외진 곳에다 벤치와 정자를 덩그러니 놔 두고 사람들이 이용하기를 바라는 것인 지 말이다.

국토 활용의 문제라기 보다는, 예산의 집행 관점에서 문제라는 것이다.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어차피 다 활용하지 못 할 토지에 공원을 몇 군데 못 지을 이유는 없겠다.

하지만, 예산은 어디서부터 나오나.

전부 주민의 세금 아닌가.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것을 잘 반영한 행정이냐는 것이다.

주민들과 동떨어진 채, 공무원들만의 탁상 행정은 곤란하다.

세금은 투명하면서도, 지역의 주인인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써야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너무나 지당한 사실이다.


단순히 기관에 소수의 개인이 민원을 넣는 걸로는 되지 않는다.

주민과 지역 관청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존재가 필요하다.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융화하고 타협해 나가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혜택을 위해 진정성있게 헌신할 수 있는 지식인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주민과 공무원들이 서로 원활하게 소통하고 행정을 해 나간다면 필요치 않겠지만, 주민들도 자신들의 권리를 어떻게 행사해야 할 지를 모르고, 공무원들도 최소한의 민원이나, 차기 선거에 유리함을 위해 치적 전시 사업을 계속 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옛날부터 멀쩡한 보도 블록을 연말마다 갈아 엎는다는 말은, 벼슬아치들의 예산 낭비의 전형으로 통용돼 왔는데, 공원 시설도 그에 버금가는 듯 하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문제인 지 자세히 들여다 보자.

공원에 벤치, 오두막, 갖가지 운동 기구들이 있다.

가끔이라도 누군가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좋겠건만, 거의 이용을 안 한다.

벤치는 일상 속에서 잠시 앉아서 쉬거나, 공원을 즐기다가 앉을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일단, 지역 주민들은 그 벤치를 앉을 일이 없다.

내 집에 TV를 보면서 쉬지, 아무 것도 없는 벤치에 왜 덩그러니 앉아 있겠나.

그리고, 공원이라고 보기에 애매한 위치이거나, 공원에 뭔가 볼거리, 즐길거리도 없거니와, 지역의 명소도 아니다.

컨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곳에 사람이 만나거나 모일 이유가 없다.

그런 벤치에 어느 누가 잠시라도 앉겠는가.


오두막도 마찬가지이다.

오두막이 있는 이유는, 지역의 주민들이 모여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라고 마련한 시설이다.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추운 겨울이나 우천이 되면, 거의 없는 게 아니고, 아예 없다.

운동 시설의 경우에는 더 하다.

젊은이들은 저런 공원의 운동 시설을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노인들이나 하는 운동 기구라고 생각할 법하다.

운동을 할 거면, 헬스장을 끊거나, 갖가지 동아리나, 유튜브를 통해서 얼마든지 간단한 기구나 도수로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데, 어떤 젊은이나 학생들이 운동 기구를 이용하겠는가.

가끔씩 노인들이 이용하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마찬가지로 추운 겨울이나 우천 시에는 전혀 사용할 수가 없다.


노인들의 건강 차원에서 운동 기구를 마련한 것은 좋은 취지이다.

그렇다라고 한다면, 더 좋은 방안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선, 이 걸 알아야 한다.

여러 운동 기구들이 한 개당 수백 만 원을 하는 제법 고가들이라는 것이다.

이 게 한 둘도 아니고, 전국에 여러 개가 있다.

사용 빈도가 높은 것들은 제외하고, 잘 안 쓰여지는 나머지만 따져 보더라도, 이 게 얼마일까?

그 정도 예산으로 더 나은 시설은 없는 것일까?

꼭 유형의 시설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노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주민의 모든 연령층이 두루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제도는 없는 것일까?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주민들과 여러 연령 층의 다양한 만남을 통한 세대 간 거리감을 없애는 기회와 더불어 친목도 챙길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녹슬고 방치된 운동 기구만 덩그러니 있는 공원은, 모이거나 쉬고 싶은 생각은 커녕, 도리어 보기에 흉할 뿐이다.

그 정도 예산으로 얼마든지 더 좋게 활용할 여지는 충분할 텐데, 주민들은 외면하고, 당국에서는 손을 놓아 버렸다.

더욱 우스운 일은, 이런 사업이 지금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을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이다.

공원 한 곳에 저런 시설을 적게는 수천 만 원부터, 많게는 억 대까지 집행되었을 것이다.

헌데, 이제는 마을의 흉물스런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

주민들의 귀한 세금으로 애써 애물단지를 자초한다니, 이 얼마나 개탄스러운 현상인가 말이다.


그마만치 활용이 된다면 그 것은 좋은 것이다.

누구도 이 사업이 잘못됐다고 할 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당국에서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하지 않은, 치적 과시용 내지는, 지어 놓으면 알아서 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인 것이다.

공무원들의 안이함만이 문제가 아니다.

주민들의 의식이 바뀌고, 지역 살림에 적극 참여할 생각을 하여야 한다.

서로 나 몰라라 외면하고 있으니, 어찌 이런 세금 낭비가 마땅치 아니하겠는가.

주민들의 주인 의식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지역의 지식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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