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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3. 2023

내가 느껴 본 스위스 오디오의 특징

2022-09-23 21:13:16 

나에게 스위스란 나라는 매력 적인 나라이다.

산을 좋아 해서 이기도 하지만, 상품에 있어 기본 적으로 '메이드 인 스위스'란 글자가 박히면, 희귀하게 여겨 소장하고프다.

시계는 흥미가 없어 스위스 시계는 없고, 빅토리녹스 주방 용품은 저렴한 게 몇 개 있다.

피에가 스피커가 있긴 한데, 이 건 나중에 다룰 것이다.


오디오에 있어서도 스위스 제품은 마찬가지로 명품으로 동경하지만, 내가 몇몇 스위스 오디오 제품을 들어 보면서 느낀 것은 이러하다.

스위스가 정밀한 물건을 만드는 데 유능한 것처럼, 소리 또한 그러하다.

무조건 정확하고 봐야 한다.

실제 원음, 그 것은 아무런 것도 넣고 뺄 것도 없이 최대한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궁극의 해상도, 소리의 정확성, CH Precision 제품에서 그 것을 느꼈다.

스위스 국민들의 기질이 오디오에서도 여실히 반영된 것이다.


최고의 하이-엔드, 최고 중의 최고 제품들이 스위스에 포진돼 있다.

고가 오디오의 대표 적인 브랜드인 골드문트가 그렇고, 가격 면에서 둘 째 가면 서러울 정도의 FM Acoustic이 있다.

그리고, 아까 언급한 대로의 억대 DAC를 만드는 CH Precision, 그나마 대중 적이고 저렴한 브랜드가 스피커 제작사, 피에가이다.

피에가 스피커도 저렴하지 않지만, 전부 가격과 품질에 있어 항상 최고 수준을 자리하고 있다.

적당한 품질을 적당한 가격에 파는 것이 아니라, 단 한 개를 만들더라도 최고 중 최고를 만들려고 한다.

쉽게 대량으로 찍어 내서 마구 파는 게 아니라, 소량의 제품을 고품질로 생산하여 막대한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당연히, 수요는 돈이 많은 부호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얼마나 대단한 소리이길래,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직접 들어 볼 수 없지만, 여러 동영상으로 유심히 들어 보았다.

당연히 억대를 훌쩍 넘는 시스템이기에, 소리는 좋을 수 밖에 없지만, 이 소리가 그렇게 가치있는 소리라고는 받아 들일 수 없었다.

'비싼 오디오'를 듣는 것이지,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은 아니라 여겼다.


골드문트가 내세우는 첨단 과학 기술의 소리, FM Acoustic이 여러 파트를 제작해서 그 중 가장 잘 나온 소수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가차 없니 버리는 옛 도공의 제작 방식, 피에가의 알루미늄 캐비넷과 리본 트위터.

이런 것들은 무엇일까?

좋은 품질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잘 만드려는 것은 당연히 좋은 것이다.

그 만한 가치를 위해 가격을 지불하는 것도 당연하 것이고.

그런데, 그런 테크놀로지가 정녕 '음악 감상'이라는 본질로 직결하느냐는 다른 문제이다.


스위스 오디오 회사들이 테크놀로지와 소리의 정확성, 장인 정신에 매몰돼서 정작 가장 중요한 가치를 망각한 것은 아닌가, 싶다.

특별하고 어렵게 만들었다고 해서 그 것이 반드시 좋은 소리를 낸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한 노력도, 결국 청자에게 감흥을 주지 못 한다면, 그저 생고생했으니까, 비싼 값을 달라고 손내미는 것과 진배 없다.

무언가 테크놀로지와 마케팅에 혹해서 비싼 값을 치르는 것은 아닌가?


음악 감상은 모니터링이 아니다.

계측 장비를 끼고 수치와 파형을 탐독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정확한 해상도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청자가 원하는 소리를 내 주는 것, 어려울 게 없다.


스위스 제품들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정확한 소리를 내 줄 지언 정, 좋은 소리를 내 주는 오디오는 아니라 판단하였다.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는 것?

진정한 원본의 소리?

음악의 감흥이란, 안 들리던 소리를 듣는 데 있지 않다.

작은 요소일 뿐, 뿌연 안경에서 맑은 안경으로 바꿨을 뿐, 그 것이 오디오의 절대적 요소는 아니다.


1 원 짜리까지 정확하게 계산하는 무심한 표정의 딱딱한 은행원, 슈퍼 컴퓨터가 처리하는 초 정밀 계산기, 내가 느낀 스위스 오디오의 이미지였다.

그보다 저렴하고 다정한 소리를 내 주는 브랜드들이 많은데, 초 고가 오디오라는 명성과 마케팅에 편승되고 싶지 않다.

골드문트가 그러했고, 진정 음악을 들을 줄 아는 오디오 파일러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나에게 있어 골드문트 회장은 마치, 돈 많은 졸부들을 현혹시키는 탐욕스런 회장 님이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치장했고, 말을 번지르르하게 해서 대단하게 부풀리지만, 실제 속을 보면 다이아몬드를 박은 깡통에 불과하다.


나에게 피에가 스피커는 있지만, 분명 훌륭한 만듦새이다.

참으로 스위스 제품답게 명불허전이다.

그러나, 소리 면에서 갸우뚱하게 만든다.

너무나도 기교가 없고 정직한 소리.

나쁜 소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거금을 준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평범한 소리.

물론, 나와 궁합이 맞지 않은 것도 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프랑스 브랜드 제품으로 바꾸고 싶다.


내가 느낀 스위스 오디오 제품의 소회는 그러하다.

딱딱한 기계가 내는 소리.

오디오를 음향과 기술로만 접근하는 쪽으로 발달했을 뿐, 소리를 음악으로 승화시킬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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