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을 이용해 본 소감

2022-10-03 20:45:08

by 속선

나는 중고 거래를 벌써 15 년 가까이 이용해 온 베테랑이다.

생필품을 제외한, 어쩌면 새 제품보다 중고 제품을 많이 썼을 것이다.

여태까지 중고나라 밖에 몰랐다고 하면, 당근마켓은 이용한 지 이제 한 달 무렵 되어 간다.

그 전까지 당연히 당근마켓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굳이 이용하고 싶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지역에 따라 거래를 한다기 보다, 자신이 필요한 물건이 거래 성사의 우선 조건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또, 사생활이 알려 지는 것을 꺼리는 성격 상, 당근마켓은 직거래 중심이라, 어지간해서는 이용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나에게도 날벼락이 떨어 졌으니, 급히 집기를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설명하자면 길다.

어쨌든, 작은 물건들은 여태까지 중고나라로 택배 거래를 해 왔으나, 부피가 큰 가구들은 한 개도 팔리지 못 했다.

그 것 때문에 나 역시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급히 가구를 처분해야 할 상황까지 오니, 찬 밥, 쉰 밥을 가릴 처지가 못 됐다.

그 때문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 당근마켓인 것이다.


이런저런 물건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중고나라와 사뭇 느낌이 달랐다.

중고나라는 그래도 물건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내 계정을 통한 여러 정보를 파악하고 최종적으로 연락을 준 사람들이 있는 편이었다.

그래도 나를 불신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거래 성사율은 높았다.

그에 반해, 당근마켓은 별의 별 인간들이 많았다.

내가 올린 물건이 무엇인 지도 조차 모르고, 일단 문의부터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 나한테 이 게 뭐하는 물건이냐고 나한테 묻는다.

내가 뭐라 설명해 줘야 할까?

또, 설명해 준들, 그 사람에게 필요할까, 기초적인 정보도 없으면서 덜럭 나한테 그 물건의 용도와 정체를 묻는다.

참으로 답답하다.

그 물건 팔아 먹자고 프리젠테이션을 할 필요가 없다.

모르면,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습득하라고 정중히 답변을 하는 걸로 끝냈지만, 나중에는 답변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중고 물건에 대해 문의를 하면, 얼마나 사용을 했는 지, 상태는 어떤 지, 고장 여부를 묻는 것은 상식적이다.

헌데, 당근마켓은 내가 올린 물건에 대한 자세한 사진과 정보를 꼼꼼히 기재를 했음에도, 그 내용을 읽지도, 무슨 내용인 지 이해도 하지 못 하고 가격과 정보를 묻는 사람들이 꽤 있다.

참으로 한심하다.


그 밖에도 많다.

꼭 사야겠다는 의지도 없으면서, 일단 보겠다면서 주소를 알려 달라는 사람, 조건이 안 맞아 거래 못 하는 걸로 대화 마치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느닷없이 자기한테 그냥 달라고 하는 사람, 난 준다고 한 적도 없고, 그 사람한테 주겠다고 말 건 적도 없는데.

초장에 찔러 봐서 간단히 답변을 했는데, 읽지도 않는 사람, 읽고도 답변 안 주고 찔러만 보는 사람.

분명히 동네 인증까지 마쳐서 내 동네가 뜨는데도 나중에 어디냐고 물어서 장소 알려 주니, 못 오겠다는 사람.

당근마켓 처음 설치해서 첫 문의 채팅이 가관이었는데, 가격 제시 불가라고 박아 놨음에도 깎아 달라고 해서 조금 깎아 줬음에도, 그냥 무논리, 어거지로 깎아 달라는 사람이 내 첫 문의자였다.

그 밖에도 더 쓰자면 많다.


총평으로 정리하자면, 당근마켓이 중고나라보다 훨씬 질떨어 진 인간들이 많았다.

상식적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 동문서답하는 사람, 시간 약속 안 지키는 사람, 자기가 뭘 사려는 지도 모르는 사람, 무례한 사람, 막무가내, 무의미하게 간 보면서 귀찮게 구는 사람, 정상적인 대화보다 이런 자들이 무척 많았다.

글쎄, 시골 지방인 지역적 특성 탓일까, 당근마켓의 이용자의 특성인 탓일까.

여태 채팅 준 사람의 한 3~40 프로를 차단해 버렸다.


물론, 택배 요금 안 들고 편하게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거래한 것도 많기 때문에, 분명 당근마켓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어떤 분은 물건 사 가시고, 도착해서 싸게 줘서 고맙다며, 잘 쓰겠다고 메세지 주신 분도 있고.

문제는 이런 훈훈하고 좋은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소수라는 것.

나 역시 문의 주신 분들에게 기본적으로 친절하게 상세히 답변을 해 줬지만, 나중에 하도 이상한 사람들이 몰려 들어서 이제 나부터 거르는 습관이 들었다.

나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지만, 다수의 이용자가 나를 그렇게 만든다.

실컷 답변해 놨더니, 답변 없이 끝난다던 지, 뭐 이정도는 이해해야겠지만, 자기가 다른 물건과 착각했다고 한다던 지, 멀어서 못 가겠다고 한다던 지.


그래서, 내가 처음부터 중요한 거래 조건을 묻는 습관이 생겼다.

내가 있는 동네가 어딘 지는 아는 지, 그래서 올 수 있는 지,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물건인 경우, 차로 올 수 있는 지부터.

그러다 보면, 경우에 따라서 조금은 건방진 판매자, 까칠한 판매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야 시간 낭비, 정신 낭비를 안 한다.

내가 물었을 적에 동문서답을 한다던 지,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고 하면, 그 걸로 끝이다.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과 어찌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할까?


당근마켓은 어디까지나 인프라만 제공할 뿐, 좋은 거래 문화를 만드는 것은 당사자인 우리들한테 달려 있다.

얼굴 안 보인다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나중에 만날 것까지 생각한다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는 지키는 이용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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