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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3. 2023

카카오 화재, SPC 근로자 사망, 푸르밀 사업 종료에

대한 생각 (2022-10-19 19:48:04)

나는 이 번 사태를 보면서 안타까운 것이, 대한민국 양대 IT 기업 중 하나인 카카오에 불이 나서 자칫, 이보다 더 큰 규모의 대형 사고와 인명 사고, 국가적 혼란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고임에도, 이에 대해 가장 일차적 당사자인 카카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 보다는, 당장 이용자 개인 관점에서의 불편함만 호소한다는 것이었다.


기현상이다.

이용자 개인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카카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처지이다.

이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지 못 할 망정, 자꾸 카카오에 대한 성토나 관리 부실이라는 치부만 찌르려 한다.

화재로 인해 해당 건물에 인명 사고를 당할 뻔 한 것에 대한 염려, 우선 인명부터 살려야 한다는 그런 반응을 내가 보지 못 했다.

내가 충분히 모든 댓글이나 기사를 접하지 못 해서 단정하기 이르지만, 이런 반응이 절대 다수를 차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개인의 불편보단, 대형 사고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안타까움, 우려가 우선 시 되어야 할 텐데.

우리 국민들 은연 중에 반 기업 정서, 재벌 총수에 대한 반감이 있어서가 아닐까?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이 번 사태는 카카오의 관리 부실이 맞으리라 사료된다.

이보다 엄청난 양을 동영상을 저장하는 미국의 구글, 압도적 점유율의 네이버도 이런 사고는 없었다.

카카오의 안이한 관리로 인한 사고가 맞을 것이다.

허나, 그에 대한 책임 추궁은 우리 국민의 염원을 담아서 일차적인 회복을 우선한 뒤에 해야 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우리 국민들 나쁜 버릇 중에 하나가, 기업이나 단체, 정부가 대형 사고를 입으면, 우선적으로 힘을 모아서 도울 생각을 안 하고, 어떻게 하면 더 아프게 할까, 손가락질만 하는 버릇이 있다.


카카오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도 재고돼야 한다.

이용 약관에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때 보상해야 한다고 하면, 이는 카카오 측이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조항이 없을 때 의무적으로 '보상'한다는 것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현실적 보상 방안에 대한 약관이 없을 때 약관에 동의하고 이용했다는 것은, 서비스 제공이 원활하지 않을 때를 기업도 자신하지 못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을 동의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서비스 제공자 측인 카카오가 '보상'의 개념이 아니라, 비 고의적인 사태로 인한 이용자의 피해 발생에 대한 '위로'의 명목으로 임의의 위로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상금'과 '위로금'은 엄연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약관 상 보상에 대한 의무가 없음에도, 이용자가 요구하거나, 당국이 강요해서는 안 된다.


SPC 근로자의 사망 사건도 이와 같다.

젊은 여성이 그렇게 참혹하게 참변을 당한 것은, 나도 안타까웠다.

그러나, 이에 대해 너무 기업 측에 가혹하게 책임을 물리면서 살인 방조로 몰아 가는 것은 아닌가, 갸우뚱해 진다.

어떤 기업의 책임자도 근로자가 자신의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다 죽길 바라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인간적 연민으로도 그렇고, 이로 인한 사회적 파장과 비난을 고려해서라도 절대 그렇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도 사건의 발생을 예견했다면, 충분히 방지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강구했을 것이다.

소 잃고 나서 외양간 고칠 일은 기업 입장에서도 큰 손실이다.

다만, 과도한 안전을 고려하다간, 능률, 생산성에 대한 비효율을 감수해야 하고, 또 너무 생산성을 추구하다 지금처럼 안전 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데, 그 적정선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기업 입장이다.

기업을 비난하기 전에, 이런 점을 감안해 줘야 한다.


이와 맞물려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다.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사업을 접는다고 하는데, 당장에 직원들은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는 걱정만 하고 있다.

중견 기업이 오랜 역사를 뒤로 하고 사업을 종료하는 것은, 어지간한 적자와 경영 악화가 아니고서야 불가하다.

근로자들은 몸이 힘들지만, 경영을 하는 임원진들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이루 말도 못 한다.

폐업은 아니지만, 어쨌든 사업을 종료한다는 경영진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한 중견 기업의 존폐 위기에 안타까움보다, 모든 게 경영진 탓이라는 비난, 해고에 대한 불평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내에서 기업하기 참 극한의 환경이다.

안에서는 노조가, 밖에서는 고객이, 위에서는 정부가, 국내 기업이 이렇게 돌아 가고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이러한 총체적인 대형 사고의 책임이, 겉 모습만 보고 책임 추궁, 관련자 탓만 하는 국민들의 못된 습관이 몰아 가서 유발시킨 것이라 보고 있다.

어떤 특정한 이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그 사태에 대해 도움을 주지는 못 할 망정, 손가락질만 하는 국민도 똑같은 책임과 잘못이 있다.


사건이 벌어 졌으면, 일단 힘을 모아 같이 수습하고 나서 책임 추궁을 해야 할 일이다.

카카오 사태에 대해 이용자가 화재 현장에 가서 물동이라도 나를 건 아니라지만, 말이라도 격려와 용기의 한 마디로 돕는 국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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