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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3. 2023

아톨 IN200 인티 앰프

2022-10-21 20:26:32 

사용한 지는 아마 2 년 남짓 된 듯 하다.

이제사 사용기를 쓰는 이유는, 그다지 큰 인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앰프는 현재 서브 오디오에 컴퓨터 용으로 쓰고 있다.

윈도우즈를 부팅할 때나, 윈도우즈 상의 모든 소리는 다 이 앰프를 거쳐 나온다.

진공관과 달리 관의 수명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간편하다.

내 취향은 무조건 진공관이고, 사실, 이 앰프 마저도 진공관으로 바꾸고 싶긴 하지만, 편의성이 좋아서 쓰고 있다.


와싸다에 저렴하게 풀린 폴란드 제 페즈 오디오 제품을 고려하긴 했었는데, 여러 문제들이 있었다.

가격이 싸다 하더라도, 수입사인 오디오 갤러리의 서비스 평이 좋지 않았다.

심지어, 소송까지 불사하는 구매자도 있었으니.

외에도 청음을 하러 온 고객의 겉 모습을 보고 가려 받는 듯 한 이야기도 들리고.

마치, "너가 이런 오디오 살 돈이 있느냐. 내가 너 꼬라지를 보니까, 그런 돈은 없이 그냥 비싼 오디오 들으면서 침이나 흘리러 온 것 같다."는 식의 늬앙스.

오디오 판에 물이 든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알려 진 이야기이다.


이 때문에 페즈 오디오 앰프를 구매한 후에 AS 차 엮이게 되면, 꽤나 골치 아프게 될 것이다.

아마, 사설 수리점을 들락거리면서 시간, 돈을 낭비해야 할 지도.

그런 잠재적 불안감을 안으며 구매할 이유는 없다.

성능이나 인지도에 비해 그렇게 메리트있는 가격도 아니었고.

결정적으로 관은 소모품이었는데, 그 관이 널리 통용되는 규격의 관이 아니라, 정식 유통 채널로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었고.

그럴 바엔 제대로 나온 EL34 앰프를 사고 말지.

그래서, 당분간 이 아톨 앰프를 오래 써야 할 듯 싶다.


아톨은 DAC로 처음 접해 본 브랜드라, 낯설지 않았다.

이 IN200은 중고로 구매했는데, 판매자 분이 포장할 때 바인딩 포스트의 보강이 허술해서, 자칫하면 파손될 뻔 한 허술한 포장이었다.

다행히 파손되지 않았다.

자칫하면, 이를 통해 분쟁이 일어 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서로 감정도 상하고, 꽤나 복잡해 진다.


전체적인 만듦새는 준수하고, 딱히 강점이랄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특히 모난 것도 없이 평범하다.

무광 재질의 전면의 메탈 플레이트는 견고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음각으로 정교하게 새긴 아톨 로고와 모델명도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좌측 하단에 헤드폰 단자를 지원한다는 점, 중앙의 LCD 창으로 출력 기관과 음량이 표시된다.

후면에는 제법 다양한 입력을 지원한다.

어차피 쓰는 건 CD단 하나이지만.

'메이드 인 프랑스', 자사 직접 제조란 명성답게, 품질에 관해선 믿음을 줘도 괜찮다.

어차피 고가 브랜드의 플랙쉽 급 제품은 아니라서 큰 의미를 둘 건 없지만, 유명 브랜드들이 타사에 자사 브랜드만 붙여서 파는 것보다 월등히 믿음이 간다.

아톨은 이 것 하나만큼은 칭찬해 줘야 한다.


소리에 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DAC로 접해 본 아톨의 성향이 앰프에서도 그대로 나타 난다.

DAC가 옅은 잔향이 길게 늘어 진다면, 앰프의 잔향은 그보다 덜하다.

톤은 로듐 도금을 한 은선과 유사하다.

약간 차갑고 어두운 느낌.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이 가격에 이런 품질의 인티 앰프를 만나기 쉽지 않으므로, 그냥 쓴다.

또, 어차피 서브 시스템이라.


여러 모로 적당한 가격에 평범한 소리, 그런 대로 괜찮은 완성도로 나온 인티 앰프이다.

아톨은 오디오 계에 어필한 지 얼마 안 되는, 비교적 신생 회사이다.

저렴하고 성능 좋은 DAC로 자사 홍보를 많이 한 걸로 알고 있다.

나 역시도 DAC100을 쓰고 만족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DAC200을 써 보고 싶다.

그런데, 국내 수입 수량이 많지 않은 지, 매물을 극히 구하기 쉽지 않다.

새 제품도 살 수 없다.

DAC200은 768KHz로 업 샘플링을 할 수 있는 고성능 칩이 내장돼 있다.

이 게 가장 핵심이고, 입, 출력 단자도 더욱 다양한 데다, 당연히 상급기이므로 물량 또한 더 추가되었다.

저렴한 델타 시그마 DAC 중, 가장 괜찮은 기종이다.


어쨌든, IN200을 쓰면서 느낀 점은, 아톨이 이런 타협 가능한 가격과 적당한 성능을 만드는 브랜드로 롱 런할 수 있어도, 하이-엔드를 지향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냥, 검소하게 오디오 판에 숟가락 얹으면서 업을 유지하는 걸로 만족하는 듯.

사실, 서브 용 시스템 용, 그 것도 윈도우 부팅 음을 듣기 위한 걸로 쓴다는 것 자체가 과분한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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