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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3. 2023

유동규 전 본장의 의리

2022-10-23 10:07:18

구치소에서 명상을 하면서 깨달았다고 한다.

참 좋은 시간을 보냈다.

많은 생각을 했겠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 바닥에 의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없었다."


맞는 말이다.

'이 바닥' 뿐이 아니고, 인간들이 살아 가는 세상 자체에 의리란 단어는 있으되, 진정한 의리는 존재치 않는다.

인간은 각자가 놓인 상황에서 이해타산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서로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 졌을 때 같이 붙는 것이고, 그 가치가 떨어 지거나, 다른 상황, 다른 인연과의 결합했을 때의 이해타산이 더 크다면, 당연히 거기로 붙는 것이다.

모두 각자의 계산법에 따라 인연이 되고, 떨어 지고 하는 것이지, 의리라서가 아니다.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과 권력, 개인의 부를 위해서만 철저히 계산하고 움직이는 자일 뿐이다.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될 때, 자신에 대한 불리한 빌미가 될 증언을 해 줄 리가 전혀 없는 것이다.

여태까지 쌓아 놓은 명성, 권력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의리', 그래, 의리는 아니지만 의리라 치자.

이 둘을 이재명 식 계산법이 적용된 저울에 올려 놓으면, 어떤 쪽으로 기울게 될까?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면 측근, 그 중에서도 최측근도 모가지칠 수 있는 자이다.

인간적인 연민이 없지는 않겠지.

그러나, 망설임 없이 꼬리 자르고 도망갈 자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자기 가족, 부인까지도 자르고 혼자 살기 위해 도망갈 지도 모른다.

그렇게 독한 인간이다.

자신과 인연이 된 자에게는 잘 한다, 아주 한없이 잘 해 주고 챙겨 준다.

그 건 맞다.

그러나, 계산 끝났으면 그 때부터는 아주 칼이다.

행여나, 자신에게 등을 돌린 자라면, 모든 권력과 수단을 동원해서 몇 배로 보복할 인간이다.

극과 극의 무서운 인간이다.


당신은 이재명 대표가 어떤 자인 지 정말 몰랐단 말인가?

아니면, 그동안 너무 순진하게만 세상을 살았나?

순진한 자일 수록 의리 따위를 따지는 법이다.

이재명 대표에게 의리란 개념은 단어로만 존재하는 '글자'일 뿐이다.

오로지, 철저히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한 계산법이 존재할 뿐.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와의 인연도 '비즈니스'였을 뿐이다.

설마, 그 걸 의리라 생각하지는 않았겠지?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이 구속될 때, 적어도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일정 부분은 인정하면서 구명에 도움이 되는 발언을 해 줄 줄 알았나 보다.

내 생각엔 그 것이 유 전 본부장이 생각했던 '의리'였고, 고인이 되신 김문기 씨와의 관계 마저도 부정하는 것에 큰 배신감을 느낀 듯 하다.


정치인이란 게 그렇다.

절대, 눈 앞에 명명백백한 증거를 들이 대도 끝까지 절대 아니라고 하는 게 정치인이다.

모두가 다 맞다고 할 때, 감옥에 들어 가는 한이 있어도 혼자 아니라고 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숱한 측근 비리와 의혹이 쏟아 졌을 때도, 나는 이 대표의 발언과 해명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자기들끼리의 비리이자, 내 책임이 있다면, 그 것은 사소한 것까지 챙기지 못 한 유감 표명일 뿐, 절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게 당연하다.

여태까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일생을 다 바친 자인데, 측근을 껴 안아 가면서까지 독박 쓸 일은 없는 것이다.

그 것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 관계였을 뿐, 개인이 살고 죽는 것은 어디까지나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할 각자도생이지, '의리'란 것은 없는 것이다.

살아도 혼자 살고, 죽어도 혼자 죽고, 너가 죽는 건 그냥 안타까울 뿐, 널 살리기 위해 내가 같이 죽을 수는 없다.

이 게 이재명 식 계산법인 것이다.

한 때 인연이었다고 해서, '우리'라는 개념으로 나에게 도움 따위를 바라지 마라, 이 게 이재명 대표의 메세지였던 것이다.


진정한 의리는, 참다운 '義'를 깨우친 자만이 지킬 수 있는 것이다.

私를 버리고, 公에 하나가 된 자만이 의를 알고 의를 행할 수 있다.

비즈니스는 의가 아니다.

말 그대로, 서로의 필요한 부분을 상대가 가지고 있기에, 그 것을 '맞교환'한 거래였을 뿐.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에게 '권력'을,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에게 '실익'을.


"거래 끝났잖아, 그럼 됐지!"


이런 자에게 무슨 의리가 있나.

여태 계산 잘못하셨다.

'인간 이재명'을 몰라도 너무 모르셨다.

지금이라도 깨우쳤으면, 참 큰 깨달음을 얻으셨다.

참다운 의가 뭔 지는 모른다면, 최소한 자신이 생각한 의리란 없다는 걸 깨달았다면, 이제부터 철저한 '각자도생'으로 가시라.

본인의 과보는 겸허히 감당하시고, 이 대표가 됐던, 다른 누가 됐던, 각자 과오는 스스로 받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면 된다.

너가 날 챙기지 못 하는데, 내가 어떻게 너를 챙겨 준단 말인가?


먼 것같지만 가장 빠른 지름길을 찾으신 것이다.

깨끗한 마음으로 수사에 임하고, 남은 시간을 재기하고, 지나간 인생을 되짚어 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으면 된다.

그렇게 다시 기운 회복해서 또 살아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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