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6 10:36:55
내가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오랫 동안 생각했던 것이, 최초 음원이 이동하는 그 기기와 관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윗 물이 맑아야 아랫 물도 맑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그 어느 것보다 컴퓨터와 DAC를 연결하는 USB 케이블의 품질이 전체 시스템의 음질을 크게 핸들링한다고 여겼다.
당장 눈으로 보이는 케이블이 USB라지만, 실은 컴퓨터 내부에 하드 디스크와 메인 보드를 연결하는 S-ATA 케이블이 더 근원적이다.
그런데, 오디오 회사에서 이 S-ATA 케이블을 제작하지 않아, 아쉬움이 상당히 컸다.
전원 쪽으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
그런 관점이라면, 벽체와 멀티탭을 연결하는 이 파워 케이블의 품질이 매우 중요해 진다.
여기서 공급받는 전기의 품질이, 멀티탭을 통해 공급받는 전기의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
지극히 당연한 논리이다.
그런데, 내가 요즘 여러 케이블을 교체하면서 느끼는 것은, 도리어 그 반대였다.
근원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고, 최종 출력 기관, 스피커에 가까울 수록 더욱 직접적인 소리의 변화를 끼친다는 것이다.
근원에 가까울 수록 최종 출력 기관의 영향력에 의해 묻히고, 출력 기관에 가까울 수록 그 케이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스피커 케이블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어제 새로운 파워 케이블을 구매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그런 대로 고가의 케이블인데, 이 것을 어디에 물려야 하나, 하는.
분명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콘센트와 멀티탭 용으로 써야 하는데, 음질의 핵심인 DAC가 더욱 직접적일 것이란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뭐, 둘을 바꿔 가면서 들으면 답은 나오겠지만, 이제 이 짓도 귀찮은 일이고, 협소한 구조 상 쉽지 않다.
콘센트와 멀티탭에 바꾼다면, 전체적인 은은한 효과를 두루두루 보는 것이고, DAC에 연결한다면 이런 전체적인 효과는 포기하지만, 보다 직접적으로 소리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콘센트와 멀티탭은 시스템 전체를 30 % 은은하게 체감할 정도로 향상한다면, DAC에 체결하면 특정 기기를 70 % 향상시킨다고 보면 된다.
또, 뒷 단보다 앞 단의 중요성을 봤을 때, 마땅히 DAC에 체결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전기는 근본적으로 타고 오는 케이블의 순도가 중요하다 해서 배선 공사까지 하는 분들이 있는데, 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좋을 것이다.
그런데, 투자 대비 그렇게 큰 실익은 박하다고 본다.
차라리, 선은 그대로 두고, 그 금액을 스피커나 앰프, 스피커 케이블, 아니면 소스기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는 것이 더 체감적일 것이란 생각이다.
뒷 단일 수록 앞 단에 의해 희석이 되므로.
예를 들어, 같은 예산을 두고 배선부터 스피커까지 균일한 급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것과, 배선 공사는 안 하고, 스피커를 중심으로 뒷 단으로 갈 수록 저렴하게 편성한 것을 비교해 본다고 가정해 보자.
일반적으로 전자의 소리가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 반대라 생각하는 것이다.
앞 단으로 갈 수록, 최종 출력 기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원리에 의해서.
따라서, 크게 튜닝하고자 한다면 앞 단 쪽 케이블이나 기기를 바꾸면 되고, 중심이 되는 시스템에 만족하고 있다면, 뒷 단 쪽 케이블이나 기기를 교체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