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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속선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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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3. 2023

며칠 전에 꾼 묘한 꿈

2022-12-04 12:06:28 

항상 존경하던 은사 님이 한 분 계신다.

그 날 꿈에 나오셨는데, 복장은 항상 늘 입던 복장이었다.

배경은 몇 층으로 이뤄 진 고층 건물이었는데, 제법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였다.

마치, 근사한 연회장, 결혼식장 같았다.

그런데, 그 건물의 어느 한 층의 문에서 은사 님이 나오시더니, 대가 긴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고 계신 게 아닌가.

그 광경을 지켜 본 나는, 당연히 반사적으로 가서 도우려는 생각이 발동했다.


"선생님, 이런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발동하긴 했지만, 이내 멈칫했다.

사제 관계로는 내가 자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청소를 몸소 하실 정도면, 내가 나설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깨고 나서 왜 하필 청소라는 낮은 일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든 생각은, 표면적인 청소가 아니라, 이 세상의 먼지와 쓰레기를 치우는 상징적인 청소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나는 건 딱 그 장면 뿐인데, 요 사이 이런저런 화제를 많이 겪고 계신 게 꿈으로 나타 난 모양인가 보다.

나는 믿지만, 세상 사람들은 겉만 보고 평을 하니까.

그래도, 몸소 다 겪으시고 헤쳐 나가실 분이기 때문에, 내가 감히 덤빌 일이 아닌 것이다.

늘 하시는 말씀대로, 나는 내 자리서 내 할 일을 하면 된다.

그 게 그 분을 돕는 일이고, 뜻에 부응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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