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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속선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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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Aug 10. 2023

과거 은사 님 2

"난 모르는 게 없어. 물론 누구 이름이 뭐다,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다, 이런 건 모르지. 그런 특정한 것들 빼곤 난 이 세상의 모든 걸 알아. 사실, 그런 특정한 것들도 알고자 하면 얼마든지 알 수 있어."


한 인간으로써 감히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걸 다 안다?

이 세상의 모든 걸 다 아는 존재는 초월적 존재, 하느님이나 절대자만이 가능한 경지라고 생각했었다.

이 세상의 모든 걸 다 안다는 것은, 우주만물의 모든 이치를 다 꿰뚫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 속의 대단한 지성의 존재들, 아이큐 210의 괴테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제갈량도 이런 말은 하지 못 했다.

나에게는 은사 님이 그 정도 수준만 되어도 영광으로 여기며 한참 배워도 모자랄 판인데.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궁극의 경지, 어쩌면 불가능한 경지에 도달한 것처럼 유유히 말씀하시는 모습이 지금도 흐릿하게 기억에 남는다.

넘치는 자신감이랄까, 인간이 부릴 수 있는 궁극의 오만함의 끝일 수도 있는데, 그 분은 스스로를 늘 그렇게 여겼고, 사람들을 대할 때는 자신이 그래도 대중들 수준에 맞춰 준 것처럼 행동하고 말했다.


"이 새끼들이 나를 끌어 내리지 못 해 아주 안달들이 났구만!"


은사 님 집에서 저녁을 같이 들고 있을 때였다.

그 '새끼들'이 누구인 지는 모르지만, 아마 은사 님의 명성을 듣고 온 사람들로부터 거슬리는 태도를 겪었다던가, 어떤 영적인 현상으로 자신의 정신수준을 끌어 내리는 존재들이 있다고 생각하신 듯 했다.

그 밖에도 식사 중에 과거 제자 얘기가 불쑥 나오게 되었는데, 은사 님은 자신을 등지고 떠난 그 제자를 '역적 놈'으로 격하게 표현하기도 하셨다.

누가 들으면 왕조시대 임금님이나 할 법한 화법이었다.


은사 님에게는 나를 만나기 전부터 훨씬 수년 전부터 입문한 제자가 한 명 더 있었다.

그 제자는 불치병을 신비한 힘으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졌는데, 자신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 점점 성격은 포악해 지고, 갈 수록 안하무인이 되어 갔다고 한다.

나머지 얘기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러다가 그런 치유력을 잃고 자신의 몸이 아파 졌다고 했나,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지금의 은사 님을 만나게 되었고, 병도 고쳐 줌과 동시에 제자로 입문했다고 한다.

그 제자는 은사 님의 시골집에 기거하면서 홀로 은사 님의 수련을 하면서 시골집을 관리하며 지냈다.


하루는 이런 일화가 있었다.

그 제자 말고 또 한 명의 조력자가 있었는데, 입문을 하지 않았고, 일정 부분 은사 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아 쓰면서 은사 님의 활동을 소개하고 알리는 사이트 제작과 촬영을 전담하는 분이었다.

나는 은사 님을 그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것이고.

주말 시골집에 내려 와 휴양하고 있는 은사 님과 그 조력자가 살짝 티격태격하는 일이 있었다.

조금 그 조력자는 은사 님한테 대드는 형국이었고, 아마 은사 님은 격하게 혼을 내는 상황이었을 테다.

당연히 그 제자는 은사 님 편을 들었고, 직접 개입하지는 못 하고, 그 상황에서 "은사 님 말을 들으세요. 자꾸 말대꾸하지 마시고.", 이런 식으로 조력자를 나무라는 식으로 흘려서 한 마디 한 것이다.

혼을 낼 만큼 다 혼내고 끝말미에 은사 님은 그 제자 마저 혼을 내셨다.


"그리고 너는 앞으로 함부로 개입하지 말 것이며, 내가 말하고 있을 때 나보다 큰 목소리로 말하지 말도록! 어디 스승보다 큰 목소리를 내!"


나는 당연히 그 상황에서 어찌하지 못 하고 지켜 본 나로써는, 참 그 은사 님의 카리스마가 무서운 것도 무서운 것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제자가 나름 도우려고 한 마디 거들었을 뿐인데, 저렇게 권위적이면서도 매몰찰까, 그런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자기 스승에게 대드는 걸 나름 수습하는 데 도우려고 했을 뿐인데, 칭찬까지는 못 한다 치더라도, 오히려 덩달아 똑같이 혼을 낸다?

그 제자는 낮은 자세로 묵묵히 사죄를 했으며, 그 은사 님의 문화가 그러했다.


뭐, 은사 님 스스로도 모시던 스승이 있었고, 본인도 그 분한테도 깎듯이 모시 듯이 했다고 하셨으니, 뭐 그러려니 한다.

정녕 그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라고 생각하기도 힘든 부분이지만,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잘 정제해서 가르쳐 줘도 충분히 자중하고 잘 따를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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