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30 15:01:18
이따금 한글을 영문으로 표기해 놓은 것을 보면, 의문스러운 것들이 보인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성씨인 ‘김’을, ‘Kim’으로 쓰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이 것은 엄연히 ‘킴’이지, 김은 아니지 않은가.
과거의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표기법을 재해석하지 않은 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듯 하다.
어느 외국인이 kim을 보고 킴이라고 발음하지, 김이라고 발음하겠는가.
‘Gim’을 ‘짐’으로 발음할 수도 있기 때문에, ‘Ghim’으로 표기하는 것은 어떨까.
‘그힘’을 빠르게 발음하면, 자연스레 ‘김’으로 발음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 것이 맞다고 본다.
김을 영문으로 정확하게 발음할 알파벳이 없다면, 그나마 유사한 Kim을 쓰는 것이 타당하겠으나, 왜 엄연한 대체자인 ‘G’를 놔 두고 K를 쓰는가 말이다.
국내 기업인 제일제당의 영문 표기도 어색하다.
같은 ‘제’ 자임에도, 앞의 제 자는 ‘Che’로 표기하고, 뒤의 제 자는 ‘je’로 표기했다.
이 것은, ‘체일제당’이지, 정확한 제일제당은 아니다.
앞의 제 자를 세게 발음하기 때문에 ‘체’로 표기한다는 것도 다분히 어색하다.
어쩌면, 제일제당이라는 사명이, 다분히 설탕 제조 기업으로만 국한해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제일제당이 하는 다른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 지게 비춰 지는 것을 우려해서, 약자인 ‘JJ’로 표기해야 하는데, 이도 뭔가 가벼운 느낌을 준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서, 사명을 ‘CJ’로 표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게 약자로 쓸 거라면, 또, 설탕 기업이라고 어필되는 것이 싫다면, 순수하게 ‘제일’의 ‘Jeil’을 쓰거나, ‘JI’로 쓸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이 번 주제에서 약간 벗어난 얘기지만, 햄버거 레스토랑인 맥도날드의 정식 영문 사명은, ‘McDonald’s’이다.
단순하게 ‘맥도날드의 식당’이란 뜻인데, 엄밀한 한글 표기는 ‘맥도널즈’가 정확하다.
다만, 한글로 표기했을 적에 정식 사명인, 맥도날드의 식당이라는 의미도 잘 어필하기 어렵고, 창업주인 맥도날드를 맥도날즈로 오해하는 경우도 우려해서, 그냥 창업주의 이름인 맥도날드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표기해도 충분히 창업주의 이름을 딴 식당이라는 것을 알아 보는 데 충분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번역의 순기능은, 서로 다른 언어의 정확한 의미 전달에 있다.
단순한 발음 표기도 그 안에 포함된다.
지금은 외래어 홍수 시대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
이제, 영어에 능통하지는 않아도, 가장 기초적인 읽고 쓰는 것은 누구나 하는 시대이다.
멀쩡한 우리 말을 두고 영어로 표기하는 것이 멋으로 여겨, 거리에는 한글 간판을 찾기도 어렵고, 식당의 메뉴판, 잡지, 상품명, 거의 영문이다.
우리 말이 아닌, 외래어를 더 쓴다는 화두에 대해서는 접어 두고서라도, 쓰려면 정확한 표기가 무엇인 지 검토하는 과정도 우리에게 필요하다.
앞으로는 점점 국가와 민족 간의 장벽이 흐물흐물해 지고, 이에 따라서 서로 다른 언어를 기본적으로 학습하게 될 터인데, 이런 오류들이 의사소통에 장애가 되며, 언어 학습에 혼돈을 가져 온다.
우리가 바꿔서 재 정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