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의 사주를 봐 주면서 주된 질문들이 주로 사업운, 금전운, 취업운, 뭐 이런 것들이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지만, 요즘 명리학이 그만큼 왜곡되었다는 것을 체감한다.
저 번에도 손님이 나에게 의뢰를 해 온 것이, 꿈을 풀어 달라는 것도 있지만, 덧붙여, 자신의 생일을 알려 주면서 사주로도 점검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어디까지나 꿈풀이 의뢰였기 때문에 꿈을 풀어 주었다만, 장문의 답변을 해 주었다.
당신이 그런 꿈을 꾸었다는 것은, 당신은 의식주 걱정이 없을 것이란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많이 분주해 질 것이다.
좋은 꿈이니까, 본인 계획대로 그냥 가면 된다.
허나, 사주 안에서 진로를 결정하려는 생각은 만류하고 싶다.
그러지 말고, 현실적으로 해당 직업의 여러 전문가의 의견, 주변 지인들과 풍부히 의견을 경청하면서 판단하길 바란다.
사주 안에서 당신이 직업적으로 뭘 해야 한다는 것이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하고픈 걸 그냥 하길 바란다.
그리고, 온라인 상에 본인 생일을 덥썩 공개하지 마시라.
생일도 개인정보 이므로,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그 외에도 훨씬 많은 내용을 주고 받았는데, 아무튼 사주를 봐 달라는 이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이다.
"저는 뭘 해야 잘 되겠습니까, 저는 어떤 게 잘 맞을까요?"
사주란 것 자체가 그 사람이 태어 날 때 받아 온 일종의 인생의 지도, 로드맵인 것이다.
누구는 어떤 길을 가야 하고, 또 누군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받아 온 기운이 다르고, 그 사람이 어떤 분야와 영역에서 최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 환경에 최적화된 길이 정해 져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행복하길 바라는데, 그 중에서 가장 빠른 지름길을 받아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럼 모두가 그 방향대로 살아야만 하는가?
그렇지가 않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자유의지와 개개인이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주체로써 존재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주어 진 큰 길이 있는데, 그 길 안에서 내가 가고픈 여러 갈래의 길은 내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면 된다.
그렇다면, 아예 내게 주어 진 길, 내게 주어 진 장점을 포기하고 살아 갈 순 없을까?
가능하다.
가능한데, 내가 가진 가장 강점, 지름길을 포기하면서 가는 것이다.
그래도 좋다면, 그 길로 가면 된다.
중요한 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 길을 가야 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는 사람은 그런 걸 걱정하지 않으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일절 고민하지 않는다.
자신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 찾고 있고, 뭔가 방황한다던 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런 풍문이 내 귓가에 들려 와서 사주를 보는 것이다.
사주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는다, 사람마다 정해 진 직업이 있는데 사주를 봐야 그 걸 알 수 있다, 등.
그렇지 않다.
직업이나 진로가 정해 져 있는 것이 아니고, 직업을 초월한 인생의 대략적 방향은 나 있는데, 그 큰 길 안에서 세세한 길, 인생의 중요한 결단은 내가 그 때마다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내가 사주를 통해 내 길을 안다 한들, 그 길이 바뀌어 지는 것이 아니고, 내가 사주를 모른다고 해서 그 길을 틀거나 비껴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진로에 대해 고민이다, 앞으로 내가 취직을 할 건데, 혹은 사업을 할 건데, 잘 될 건 지를 봐 달라.
당신이 어떤 직장에 어느 시기에, 거기서 어떻게 임하느냐, 사업을 하더라도 마찬가지.
물론, 사주는 하나의 인생의 일기예보이므로, 대략 어떻다는 것을 알려 줄 수는 있다.
허나, 일기예보는 일기예보이므로, 비가 오더라도 우비를 쓰더라도 강행을 할 수도 있고, 비가 그칠 때까지 쉬었다가 날 좋을 때 그 길을 갈 수도 있다.
사주쟁이가 그 사람의 인생의 결단을 대신 내려 줄 수 없고, 만일 그랬다면 그 것은 그 사람 인생의 월권행위이자,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사주쟁이한테 헌납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 결과는 사주쟁이 뿐이 아니고, 사주쟁이를 맹신하고 결단한 상담자, 둘 다 악결과를 받아 들여야 한다.
사주를 봐 주는 사람, 봐 달라는 사람, 둘 다 명심해야 할 덕목인 것이다.
아무튼, 사주로 진로를 보는 것은 만류하고 싶다.
왜냐하면, 사주로 진로를 봐 달라고 하면, 순수하고 담백하게 원리를 이해시켜 줘서 스스로 올바른 결단을 내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뭘 해라.", "당신한테 뭐가 잘 맞아.", 이런 식으로 고착화를 시켜 버린다.
여기 가면 저렇다고 하고, 저기 가면 또 반대 소리를 하고.
시간 낭비는 여태까지 다른 사람들이 한 걸로 족하다.
더 이상 이런 말장난에 미혹되지 않는 바람에 그 의뢰자한테도 당부를 했다.
그냥 하고픈 걸 하라고, 현실적으로 그 직업의 베테랑이나 주변 조언을 종합해서 판단하라고.
쓰자면 더욱 길어 지니, 이 글을 여기서 마무리 짓기로 한다.
향후에 충분히 다루게 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