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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Sep 20. 2023

김행 후보의 여성의 자기결정권

도대체 하고자 하는 말이 뭔 지를 모르겠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므로, 낙태는 원천적으로 반대한다면서도, 또 여성의 낙태에 대한 자기결정권은 존중한다고 한다.

양립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있다.

태아의 생명이 여성의 자기결정권보다 무겁다고 본다면, 자기결정권은 존중되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보다 무겁다면, 낙태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것도 뚫을 수 없는 방패, 어떤 것도 뚫을 수 있는 창을 동시에 팔고 있다.

나는 명확하게 나의 소견을 밝히겠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우선한다.

출산 전 태아를 완성된,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은 어떤 사유로 부득이 태아를 잉태했을 경우, 자신의 낙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에서도 더 이상 낙태를 생명 윤리에 얽매여서 여성을 옥죄지 말기 바란다.


가뜩이나 성폭력에 의해 고통을 받은 것도 치욕적인데, 낙태까지 금하게 해서 여성에게 강간범의 아이를 키운라고 하면.

일순간의 성욕에 의해 사건을 일으킨 남성은 나몰라라 살고, 피해 당사자인 여성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은 것도 모자라, 원치도 않는 아이를 잉태해서 그 잊을 수 없는 놈의 모습을 닮은 아이를 평생토록 키우고 살아라?

예수, 부처, 마호메트가 여성으로 태어 나서 그런 일을 당한다면 모를까, 그런 발언을 한 당신은 그렇게 살 자신이 있나?


개 중에 좋은 얘기를 한 부분도 있었다.

불원한 잉태로 인해 아이를 키우더라도 사회가 포용하고 돕는 문화를 만들자고.

찬성한다.

좋은 얘기를 하긴 했는데, 그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다음에 후행되어야 할 문화인 것이다.

나는 비록 불원하게 임신을 했어도 이 아이를 잘 키우리, 이런 여성이 출산 후에 육아를 해도 사회적으로 포용할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분명 맞는 길이고, 그래야 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 것은 여성이 자발적으로 키우겠다는 선택권을 우선한 뒤에 후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거꾸로 무조건적으로 모든 여성에게 선택권을 박탈한 뒤에 사회적으로 이래야 한다는 것은, 낙태를 하고 내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여성의 인생을 의무적인 출산과 육아를 강요하는 것이다.


여성의 남은 인생은 생명이 아니고, 태아만 생명이란 말인가?

태아에만 국한시켜서 생명이라고 보고, 이를 낙태한다고 해서 뭔가 불쌍하고 죄의식을 갖고 있는가 보다.

준비도 안 된, 아버지를 강간범이라고 불러야 하는 사회에서 나는 어떻게 살고, 아이는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키우라고.


보다 근본적으로, 성폭력이 왜 발생하는 지 사회 현상을 연구하고, 이를 방지할 생각을 하시라.

태아의 생명에 국한된 편중된 시각을 버리시고.

여성의 인생도 생명이다.

제발, 이런 불행한 사회로 형성되는 것을 막는 데에 당신이 기여하지 못 할 거라면, 아픔을 딛고 다시 내 갈 길 가려는 여성의 인생을 가로 막으면서 망발로 가슴에 대못 박지 말고.

같은 여성이면, 여성의 마음을 더욱 알아 줘야 할 분이, 어찌 그러시나.


필리핀은 천주교 국가이고, 거기서는 생명 윤리가 어쩌네를 따지는 나라이다.

그래서 거기는 낙태를 불법으로 한 것이고.

대한민국이, 필리핀이 이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 걸 따르고 본받아야 하는가?

참 자기 주장 뒷받침하기 위해 필리핀까지 들먹이고.

그래, 거기 여성들이 그래서 그 법 아래 어떤 인생을 살고 있고, 뭐라고 아픔을 호소하고 있는 지, 김행, 당신은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있는 지.


제발, 아픔 안고 살아 가는 여성에게 위로와 따스한 말 한 마디 못 할 망정, 아픈 상처 아물기도 전에 인두로 지지는 짓은 하지 마시라.

제발, 잠자리 만큼은 내가 원하는 남성과, 임신과 출산은 내가 원하는 반려자와 원하는 시기에 스스로 할 수 있게끔 놔 둬야 한다.

불원한 임신으로 인한 것은 나라에서 낙태하도록 허락해야 하며, 아이는 나중에 가서 원하는 반려자와 함께 충분히 준비되었을 때 환영받으면서 태어 나도록 하면 된다.

왜 꼭 모든 잉태는 반드시 출산되어야 한다고 아둔한 생각을 하는 지.

임신, 출산은 나중에 본인이 뜻을 가지고, 준비되었다고 판단됐을 때 결단하면 된다.

경제적, 마음의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왜 굳이 원망스런 남성의 자식을, 여성이 억지로 낳아야 한단 말인가?


원치도 않는데 법과 사회가 강압적으로 출산을 강요하면, 비틀린 여성은 비틀린 아이를 출산해서 비틀게 키워서 비틀린 사회인을 배출하게 되고, 이 것이 또 사회를 어지럽게 하는,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김행, 당신은 이런 어마어마한 후폭풍은 생각이라도 해 본 적은 있으신가?


기자들 앞에, 그 기사를 보는 국민 앞에 가짜 뉴스네, 뭐네, 치부하지 말고, 하고자 하는 말을 똑바로 하시라.

횡설수설 말이 안 되는 말을 하면서 힘들게 살아 가는 여성들한테 상처 주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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