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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Sep 28. 2024

디지털 음원의 다양한 음질

오랜 기간 애지중지 모아 온 음원이 벌써 수만 개가 넘는다.

물론, 개 중에는 잘 듣지 않는 군더더기 음원들이 많지만, 본격적으로 모으기 시작한 지, 한 10 년이 되었을 것이다.

이 번에는 각 디지털 음원에 대한 음질에 대해 다뤄 보도록 한다.


1. MP3

보편적인 디지털 음원 규격인 CD 음원에서 용량을 줄인 것이 MP3이다.

흔히 '압축'을 한다고 하는데, 그 것은 용량 상으로 압축이기는 하나, 정확히는 용량을 덜어 내서 줄인 것이다.

손실이 발생해서 용량이 줄어 든 것이지, 압축을 해서 음질이 그대로 보존된 것은 아니다.

이런 MP3도 얼만큼 덜어 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뉜다.


가. 64 kpbs

이보다 더 낮은 32, 16 kpbs도 존재하나, 요새는 그래도 64 kpbs가 통용되는 최저치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 벨 소리를 '16 화음', '32 화음'이라고 불린 것이 이 kpbs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아주 가는 0.2mm 짜리 펜으로 그은 듯, 무척 음선이 가늘고, 오디오파일에게 듣기 힘들 정도로 몹시 빈약한 소리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음원 중, 유일하게 최영준과 노사사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앨범이 이 64 kpbs 음질인데, 꼭 소장하고픈 음원이라 부득이 소장하고 있다.

이 앨범의 유일한 업로더가 최초 녹음을 했을 때, 혹은 녹음 후에 64 kpbs로 응축해서 올렸기 때문이라 사료되는데, 참혹한 수준의 음질이지만 어쨌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 96 kpbs

조금 낫다고는 하나, 64 kpbs하고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의 조악한 음질.

다. 128 kpbs

본격적으로 MP3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음질이다.

왜 내가 가장 많이 통용된다고 했냐 하면, 유튜브의 절대 다수가 128 kpbs 수준의 음질이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음원도 거의 이 정도 수준일 것이다.

혹은, 이보다 조금 나은 192 kpbs 정도.

저렴한 까닭이 있다.

스포티파이는 대중적으로 가볍게 즐기는 스트리밍이지, 오디오파일을 겨냥한 음질을 내세우는 회사가 아니다.

사실, 이 정도도 용량을 대략 절감해서 음질을 낮춘, 최저 수준의 음질임에 반해, 실질적으로 우리 귀에 느끼기로는 CD급 음원과 차이를 느끼지 못 한다.

라. 192 kpbs

128 kpbs보다 조금 나은 수준, 마찬가지로 빈약함을 면치 못 한다.

마. 256 kpbs

그래도 이 정도면 손실을 덜 해서 용량과 음질에 대한 절충선이 만났다고 할 수 있다.

바. 320 kpbs

실질적으로 체감 상 CD 음원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 약간의 용량 절감 외에 큰 의미가 없다.


2. CD 음원

최초 소니와 카라얀이 주도하여 만들어 진 것으로, 아날로그 LP의 맹점인 크고, 무거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것이 바로 소위 말해, 'Compact Disc', 'CD'였다.

필립스 레드 북의 기준으로 CD는 16 비트와 44.1 KHz 규격으로 표준화가 되었다.

LP 대비 좋은 수준의 음질이라 볼 수 없지만, 대신, 디지털의 또렷하고 선명함 음질, 훨씬 작고 가벼워서 소장하기 편리했다.

상대적으로 LP보다 제작비 또한 저렴했으니, 소매가는 당연히 저렴해 졌고,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음원 매체가 되었다.

이 CD로 인하여, 전 세계 음악 시장은 본격적인 디지털 음원 시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 규격인 CD의 비트는 음의 세기, 즉 소리의 강약을 16 단계로 표현할 수 있으며, 44100 Hz는 1 초 당 소리가 파동하는 것을 뜻한다.

CD가 디지털 특유의 인조적인 느낌이 나는 것은 사실이고, 풍성한 LP에 비해 빈약함의 단점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그러한 맹점이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큰 방해 요소가 되지 못 하며, 오히려 디지털이 가진 선명한고 또렷한 강점이 존재한다.

이 CD 급 규격인 16 비트, 44.1 KHz는 거의 절대적 표준으로 CD에 들어 가지만, kpbs는 재미있게도 음원마다 제 각각이다.

적게는 700 kpbs에서 많게는 1000 kpbs까지 포진돼 있다.

같은 CD 규격임에도 kpbs가 차이가 나는 것은, 녹음이나 마스터링 당시 라우드니스에 따른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CD임에도 16 비트는 그대로인데, 44.1 KHz에 미달하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 겉은 CD임에도 그보다 못 한 MP3 급 음질이란 뜻이다.

내가 수만 장의 CD 음원을 다뤄 봤는데, 그 중에 지금도 기억 나는 것이 영국 밴드 '더 섀도우스'의 어떤 컴필레이션 음반이었다.

그 밖에 한 장인가, 두 장 더 그런 음질의 CD가 있었다.

왜 그런 지는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믹싱 과정에서의 어떤 실수였던 지, 어차피 사람 귀로는 차이를 못 느껴서 그냥 이 문제를 간과한 것인 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을 제외하면 모든 CD의 음질은 균일하다 볼 수 있겠다.

단, 녹음 환경이나 장비의 차이, 마스터링에 의한 규격 외 요소의 음질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어쨌건 'CD'는 'CD'이다.


3. 고음질 FLAC 음원

요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발달해서 CD 이상의 고음질 음원들을 마음껏 접할 수 있다.

때로 이러한 음원들을 '스튜디오 음원'이라고도 하는데, 음질이 좋은 만큼 용량이 점점 커 진다.

비용과 용량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당연히 디지털 음원 중에 가장 나은 음질을 제공해 준다.

FLAC이 보편적으로 호환 가능한 고음질 포맷이지, FLAC 외에 다양한 포맷으로 접할 수 있다.

다른 포맷으로 제공하는 주된 이유는,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DRM 음원이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뿐이 아니고, DVD나 블루-레이로도 담긴다.


가. 16 비트 48000 Hz

이론 상 존재하는데, 굳이 CD 규격인 16 비트에 48000 Hz를 넣을 이유는 없다.

이런 규격을 제공하는 스트리밍 사는 없을 것이다.

16 비트면, 차라리 익숙하고 보편적인 44100 Hz로 제공하면 되기에.


나. 24 비트 44100 Hz

본격적으로 24 비트의, CD보다 고음질 음원이랄 수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kpbs를 보면 고음질로 잘 뽑은 일반 CD와 1000 kpbs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CD 급 음원과 동급이라고 봐야 한다.

이 정도 음질로는 CD와 음질적으로 차별화를 두었다고 볼 수 없다.


다. 24 비트 48000 Hz

이 정도는 되어야 CD보다 그래도 조금 낫다고 할 수 있는 수준.

CD보다 그래도 약간 살집이 붙은 소리.


라. 24 비트 88200 Hz

44100 Hz의 정확히 두 배가 되는 음질.

비로소 고음질 음원의 의의를 가지게 되는 규격이며, CD와 구분될 정도로 살집이 붙는다.

그만큼 용량도 늘지만서도.

DSD 음원을 이 규격으로 PCM 화하기도 한다.

희귀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나, 그렇다고 쉽게 접할 수준의 규격도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래에 나오게 된다.


마. 24 비트 96000 Hz

가장 보편적인 고음질 FLAC 음원.

아마 스튜디오에서 디지털 녹음된 원본으로 만들고 편집할 때 이 규격을 많이 사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스튜디오 급 원본인 것으로 알고 있다.

CD와 확실히 구별되게 풍성하게 살집이 붙어서 사실적인 소리를 내어 준다.

스트리밍 서비스 초기에는 이 규격이 아마 최고 수준이었을 것이다.

요새는 이보다 장비가 더 좋은 게 많아서 그런 지, 이 규격도 그다지 고음질처럼 안 느껴 질 정도이다.


바. 24 비트 176400 Hz

이 정도면 상당 수준의 고음질이라 볼 수 있으나, 88200 Hz와 마찬가지로 흔한 규격이 아니다.

44100의 네 배이므로, 상당히 풍성하다.

이 정도면 LP 급 음원에 준한다.

그런데, 정배수 48000, 96000, 192000 Hz가 주를 이루는 규격에서 벗어 났으므로 잘 취급되어 지지 않는다.

또, DSD 규격을 PCM 화한 규격일 가능성이 상당히 큰데, DSD 음원의 경우 맹점이 다이나믹 레인지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스란히 규격 속에 담겨 있을 가능성도 커서, 풍성함은 얻는 데 반해, 의외로 다이나믹 레인지의 박력을 느낄 수 없다.

나 역시도 몇몇 이 규격의 음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다지 좋은 소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라. 24 비트 192000 Hz

현존 최고 수준의 음원이며, 96000 Hz와 덩달아 많이 보편화되었다.

LP와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의 무척이나 풍성함과 사실적인 소리이다.

그러나 이러한 음질적 우수함을 획득함의 이면에는 상당한 용량과 비용의 부담도 존재한다.

꼭 소장하고 싶은 명곡이라면, 비싸더라도 최고의 음질인 192000 Hz로 소장하길 권한다.


마. 24 비트 3528000 Hz

'DXD'란 이름으로도 존재하는 음원인데, 난 제대로 된 DXD 음원을 단 한 개도 본 적이 없다.

물론, 수치 상으로는 24 비트 352 KHz로 표기는 되지만, 실제로 오디오 프로그램으로 스캔해서 음질을 파악해 보면, 그의 절반인 176.4 KHz로 나온다.

이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배수 음원의 최고 음질인 192000 Hz보다 더 좋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한 하나의 속임수가 아닐런 지.

실제 음질은 절대 그렇지 않다.

현재까지 192000 Hz보다 더 좋은 음원은 없다.


바. 그 이상의 음원들.

상세히 적자면, 24 비트 384000 Hz, 32 비트 384000 Hz, 32 비트 768000 Hz, 64 비트 384000 Hz, 심지어 64 비트 768000 Hz까지도 존재한다.

이 규격들은 정식으로 레코드 사에서 발매한 음원들이 절대 아니다.

단순 수치만 보면, 아주 어마어마한데, 이런 것들은 오디오 장비나 프로그램을 가진 어떤 이용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아날로그 LP나 디지털 음원을 뻥튀기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 식이라면, 나도 초저음질 64 kpbs 음원을 최고 수준의 64 비트 768000 Hz로 둔갑시킬 수 있다.

그런데, 원본 음질이 조악한데, 어떻게 뻥튀기를 한다고 해서 음질이 상승하나.

절대 그런 법칙은 없다.


당분간 192 KHz가 고음질 음원의 대세를 이룰 것이며, 그 이상의 규격이 보편화되려면 아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 샘플레이트를 이 이상 상승시킨다고 해서 얻는 이득도 작을 뿐더러, 용량과 비용만 상승할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 정도 수준의 음질이면 적절하게 절충되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4. DSD 음원

'SACD', 즉, 'Super Audio Compact Disc'에 담겨 있는 것들이 DSD랄 수 있다.

FLAC 최고 수준의 192000 Hz보다 월등히 촘촘한, 무려 2.8 MHz를 표준으로 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샘플 레이트의 이면에는 초라하기 그지 없는 1 비트란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샘플 레이트의 촘촘한 탓에서 정말 아날로그 LP 듣는 듯 한 풍성함과 유려함을 느낄 수 있지만, 1 비트인 탓에 무척 협소한 다이나믹 레인지, 소리의 활력을 느낄 수 없다.

실제로 DSD 음원을 들으면, 소리의 강약이 느껴 지지 않고, 몹시 평면적이고 단조롭다는 느낌이다.


나 역시도 DSD 음원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지만, 샘플 레이트 하나의 강점 외에는 여러 약점들이 많이 존재한다.

우선, 스트리밍에서 잘 취급하지도 않을 뿐더러, DSD를 재생하려면 이에 호응하는 별도의 장비, 플레이어까지 구비해야 한다.

그 밖에도 세세한 단점들을 서술할 수 있지만, 표준 규격인 FLAC 외 규격이라서 현실적인 제약 사항들이 많다.


즉, DSD는 완벽하게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린, 극단적인 형태의 음원인 것이다.

그래도 CD보다는 낫게 들리는 탓에 소수의 DSD 음원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중에 FLAC을 구할 수 있다면 FLAC으로 바꾸고 싶다.


2.8 MHz의 DSD64, 5.6 MHz의 DSD 128의 음원들이 존재한다만.

사실, DSD 음원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2.8 MHz도 보기 쉽지 않을 뿐더러, 5.6 MHz는 존재하기는 하나,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내가 보유한 DSD128 음원은 하나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카를-안드레아스 콜리의 에릭 사티에의 ‘짐노페디’ 앨범이다.

어마어마한 샘플 레이트 탓에 상당한 농밀함을 느낄 수 있다.

단, 오디오의 해상도가 좋지 못 하면, 오히려 이 농밀함은 '갑갑함'으로 다가 올 수도 있으니, 참 다루기 어려운 음원이다.

이런 DSD의 1 비트의 치명적 약점, 협소한 다이나믹 레인지 탓에 오히려 일반 CD보다 못 한 취급을 받기도 한다.

내가 가끔 그럴 때가 있으니.

그래도 어마어마한 정보량이란 강점이 더 커서 소장하고는 있다.


여기까지가 내가 정리한 디지털 음원들의 음질에 따른 정리이다.

지금도 난 여전히 음질에 대한 집착이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는 걸 알면서도 잘 그 게 되지 않는다.

음원보다 중요한 것이 정말 내가 소장하고픈 음원 자체인데, 날이 갈 수록 쏟아 지는 더 나은 형태의 음원들이 보이면, 또 그 걸 소장하고 싶다.


나도 잘 안 되지만, 중요한 것은 음질보다 정말 내가 소장할 가치가 있는 음원이냐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다.

음질은 그 다음이다.

CD만 해도 감상하기에 충분히 괜찮고, 여의치 않으면 MP3급 유튜브 음원도 못 들어 줄 정도는 아니다.

조금 빈약한 느낌이 나긴 한데, 오히려 플랫하고 선명한 맛이 있다.

손실 음원이라 조금 소릿결이 거친 느낌도 있지만, 오히려 고음질의 풍성한 음원보다 명료하고 나긋나긋하게 들린다.

MP3라도 그런 매력이 있다.

그러니, 너무 음질에 구애 받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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