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젊은 여성들의 남성들에 대한 시각과 관념이 불신스러운 것은 십분 이해한다.
사태의 본질을 떼어 놓고 다분히 학생들 심정만 놓고 봤을 적에 충분히 반대할 만 하다.
그러나, 본 사태에 대해 대응하는 표현 방식이나 절차 상의 당위성을 갖지 못 하고 임하는 것에 대해서는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뭐,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논의가 총장을 중심으로 한 중요 지도층에서 진행되었을 것이다.
내가 봤을 때는 다분히 "남녀공학으로 바꾸자."는 단계 이전, "남녀공학을 바꾸는 데 있어 실현 가능한 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 지, 학생들의 여론들은 어떤 지."에 대해 가늠하는 단계였으리라 사료된다.
즉, "우리 대학, 남녀공학으로 바꾼다."로 정해 놓은 상태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바꿀 방향의 가능성은 있는 데,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의 취지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만일, 동덕여자대학교가 정말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는 것이 결정되었다면, 정식으로 이에 대한 공식발표가 있었을 것이다.
학생들이 어떤 불분명한 정보를 접해 듣고, 아직 결정여부가 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우리 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될 지도 '모른다.'"가 아니라, "전환'한다.'라고 단정을 지은 것 같다.
둘은 엄연히 다르다.
학교 지도부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학교의 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할 수 있고, 모든 사사건건의 사안까지 대학생들에게 알려야 할 고지의무가 없다.
만일, 그런 의무가 있다면, 동덕여대 뿐이 아니라, 어떤 단체, 기관의 장이나 지도부들은 업무 추진을 할 수가 없다.
학생들은 이에 대해 바로 정확한 학교의 입장과 해명부터 요구했어야지, 뉴스 상으로 보이는 다분히 감정적이고, 격한 반응, 불법으로 시설을 점거한다든지 등의 단체 행동은 옳지 않다.
명색이 대학생 쯤 되었고, 엄연히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성인이기도 하고, 그래도 지성인 축에 속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런 식의 과격하고 위법하며, 폭력적인 항의 행태는 절대 온당치 못 하다.
수학 공식이나 영어 단어 암기를 많이 담고 있다고 해서 아는 것이 아니다.
독립된 판단 주체로써,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 지, 무엇이 바른 처사이고 행동인 지, 이럴 때는 어떻게 바라 보고 대응해야 하는 지에 대해 아는 것을 말한다.
지금 동덕여대 학생들은 위법한 방식으로 잘못 대처하고 있다.
이 게 무슨 80년대 식 머리띠 두르고 오른팔 흔들고 가두행진하는 식의 행태를 아직도 자행해서야.
학생들이 무슨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점거를 풀지 않겠다."고 외쳤다는 기사를 듣고, 나는 "이 게 무슨 폭력배들, 용역깡패들이 나섰나?", 싶었다.
배운 사람들이면, 지성인이면, 지성인답게 대처해야 한다.
평화적이고, 순차적인 방법으로 해명을 요구하고, 자신들의 입장과 견해를 논리정연하게 피력하고, 그래도 타결이 되지 않을 때에 법의 테두리 안에서 내용증명을 보내든, 언론에 기고를 하든, 그래도 정 안 되면 민사소송을 하던 지, 국립대학교라면 행정소송을 하던 지 등의 절차를 준수해야지, 이런 식의 무력, 감정적 대응은 그들의 주장만 당위성을 잃을 뿐이다.
대학교에서 '직업인', '기술꾼', '쟁이', '학위', '자격증'에 입각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아닐까?
글쎄, 의무교육인 제도권 교육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학생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이해는 한다만, 학교 측 해명을 우선 듣고, 자신들의 견해도 피력하고, 그런 전치적 절차를 거친 후에 부득불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소송을 해야 한다.
그 외의 무력적 수단 행사, 시설 훼손, 학교 점거, 과격한 행동 등은 학교 측에서 민사, 형사로 책임을 책임을 물어도 할 말이 없다.
아니, 학교가 기습적으로 남녀공학을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그러한 피해를 실제로 입었다면 뭐 어느 정도 '그러려니'가 될 수도 있다만, 아직 학교 측에서 결정되지 않은, 논의하는 차원에서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할 것이다."로 치부하는 것은, 자의적 억측을 기반으로 한 과잉 대응이다.
'학생'들은 학생의 본분인 '책상'으로 돌아 가야 한다.
공부를 함과 동시에 상호 면담이나 협상을 통해 얼마든 지 풀어 나갈 수 있다.
학교와 '싸우는 것'은 안 된다.
학생들이 주장하는 '싸움'은 무력 형태의 불법적 행위이지, 정당한 '권리 주장'으로 인정받지 못 한다.
권리를 주장하려면, 우선 '책상'에 앉아서 교수님 수업을 열심히 듣고, 나머지 시간에 학교 측과 면담을 요청하고 입장을 피력하라.
만약, 학교 측이 위법한 행위로 남녀공학 전환을 강행한다, 학생들의 요구를 전혀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처리한다고 할 시에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정식으로 소송을 하라.
동덕여대 학생들이 지금 뭐가 부재하냐면, '권리'와 '의무', 지위에 따른 역할, 절차적 당위성, 이런 관념들이 전혀 부재하다.
문화가 발달한 나라의 문화인들은 상호 갈등이 생기면, 서로 입장과 견해를 주고 받으면서, 조금 씩 양보도 하고 하면서 현명하고 평화적으로 풀어 나간다.
문화가 발달되지 않은 나라의 사람들은 갈등이 생기면, 우선 멱살부터 잡고 주먹이 뻗는다.
지금 '대한민국' 대학교에서 벌어 지고 있는 일들이다.
못 사는 시절의, 지금보다 계몽이 덜 되었을 때의 6, 70년대라면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첨단을 달리고, 세계 속에서 위상이 현저히 상승된 '대한민국'을 살고 있다.
법치주의 국가라서, 더군다나 지성인들의 보고인 대학교라서 더욱 놀랍고 충격적이다.
우린 젊은이들에게 '뭘' 가르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