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권한대행은 남은 세 명의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
윤 대통령을 지킨다는 발상에서 어떻게든 나머지 세 명의 임명을 지연시킬 전략을 들고 나온 듯 한데.
그러지 말고 국회의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에 협조해서 전원합의체 구성에 앞장서야 한다.
대통령도 정면 승부할 작정으로 재판에 임하고 있고, 다만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총체적인 변론 전략 도출, 각 변호인끼리 역할은 분담하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이다.
대통령은 애초에 헌법재판소까지 갈 생각을 갖고 계엄령을 내렸고, 다 뒷감당을 할 작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6인 체제가 윤 대통령이 불리하다는 생각은 접었으면 좋겠다.
6인 체제에서 불완전하게 재판에 임하는 것이 반드시 윤 대통령에 낙관적인 결과만 보장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9인 전원합의체 하에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
그래야 파면이 기각되더라도 그 당위성이 살게 되는 것이고, 비로소 온전히 떳떳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까지 민주당이 펼쳐온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전략이야 말로 법률적으로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금반언의 원칙'이란, 선행되는 주장을 해 오다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입장이 바뀌니까, 그와 상반된, 모순된 주장과 행동을 펼쳐서는 안 된다는 민법 상의 중요 원칙 중의 하나이다.
여태까지 민주당이 궐위된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소극적, 지지부진하면서 비협조적이었다가, 이제 와서 대통령을 파면시키려는 작정으로 헌법재판관 임명 추진을 서두르고 강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그들의 입맛대로, 선택적으로 헌법재판소를 주무르려는 행태 밖에는 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민법의 원리를 헌법재판에 곧이 곧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다만 정치적 관점에서 민주당의 양태로 보아 비난가능성이 높아 불량하다는 것을 역설하는 데 그친다고 볼 수 있다.
뭐, 권 권한대행이 이에 대해 대응하는 방안으로 "현 한덕수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권이 없다."는 식의 논리로 대응하고 있는 듯 한데.
비상 시 대통령이 가진 기속적 권한에 대해 총리인 권한대행은 얼마든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맞다.
따라서, 한 권한대행이 국익의 관점에서 그 직무를 성실히 임해야 하는 당위성으로 보나, 국운이 걸린 중요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중요성으로 보나, 9인 헌법재판관 체제의 완성은 반드시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와 별개로, 정형식 재판관이 윤 대통령에게 임명되었던 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 재판관이 주심 재판관으로 선정된 것이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무런 영향'이 없다.
주심 재판관이란 것은, 재판관 일인이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합의체로 구성된 재판을 진행하기에, 그 다수 재판관 중 본안사건에 대해 핵심적으로 심리를 진행 및 주도하고, 중요한 자료와 증거들을 직접적으로 챙기면서 재판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재판관을 일컫는 것이지, 주심이라고 해서 나머지 재판관들이 주심 재판관의 판결에 따라야 할 의무도, 따른다는 보장도 없다.
그냥, 조금 더 힘이 실리고,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식의 역할 차이일 뿐이다.
그런 논리로 따지면, 지금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임명되었다는 배경에서, 다분히 진보적 성향의 재판관이라는 평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머지 재판관이 모두가 문 권한대행의 판결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거나, 거기에 반대의견을 표명 불가한 상황이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
문 권한대행은 현재 헌법재판소장이 궐위되어 있기에 말 그대로 그 권한을 일시적으로 대행하는 것일 뿐이고, 재판을 진행하면서 재판의 절차적 진행, 개입, 포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지, 권한대행이라고 해서 나머지 재판관들이 우르르 따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헌법재판관들은 다양한 고위직과 다수의 중량감있는 재판을 겪어 온, 다들 경험과 법률적 지식이 풍부한 자들이다.
모두 대법관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가장 엘리트들만 모여 있는 곳이 헌법재판소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마다의 주관과 소신도 누구보다 뚜렷하고, 아무리 다수의 의견이 지배적이라 할 지라도, 혼자서라도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 자들이다.
주심 재판관이 누구냐, 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어떤 성향이냐를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또 다분히 개인적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 재판을 할 정도로 최소한의 윤리의식이나 공사구별이 없는 자들도 아니다.
고로, 주심이 누구냐, 권한대행이 누구냐,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