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애도기간에 대해

by 속선

가수 임영웅의 공연 강행 기사를 보았고, 거기에 달린 무수한 댓글 반응들은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마치, 임영웅이 돈벌이에 환장하여 국가 애도기간임에도 공연해서 돈을 벌겠다며, 원색적이디 원색적인 반응들이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정부가 국가 애도기간을 지정한 것은, 큰 대형 참사에 국민들이 모두가 안전의식을 제고하고,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그 아픔을 덜어 주자는 데 있다.

힘들 때 범국민적으로 하나되어 빨리 상처를 치유하고, 애도하면서 관심을 갖자는 것이다.

헌데, 이런 정부의 '국가 애도기간'을 잘못 인식하여, 마치 강행규정으로 받아 들이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


가급적 이런 애도기간에는 소란스럽게 흥을 돋군다거나, 웃고 떠드는 것은 '자중'하라는 것이지, 국민 개개인에게 기쁜 일이 있어도 기뻐해서도 안 되고, 즐거운 일이 있어도 즐거워해서도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곧, 애도에 참여하는 것을 '장려'하는 것이지, '강제'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이러한 본질을 이해하지 못 하고, 연말연시가 되었음에도 시상식이니, 망년회니 하는 것을 하면 안 되는 듯 한 분위기로 몰고 간다.

물론, 국가 애도기간에 실없이 웃고 떠드는 분위기로 흐르는 것은 분명 자중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망년회나 갖가지 공연, 시상식도 애도 분위기에 걸맞게 차분하게 진행하면 될 일이다.

좀 유연하게 생각했으면 한다.


애도란, 겉으로 드러나는 문화적 형태보다 국민 개개인의 내면적 행위가 더욱 중요하다.

꼭 대성통곡을 하고, 직접 가서 뭘 지원하고, 편지를 써서 보내고 하는 사람들은 마치 대단히 의로운 일은 한 것 마냥 으스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무슨 매정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것이 애도인가?

그 것은 애도를 빙자한 "나 이렇게 어려운 사람 도우려고 하는 따뜻한 사람이야."하고 자랑질하는 것은 아닌 지, 자신을 돌아 봤으면 한다.

가수 임영웅이 국가 애도기간에 공연을 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문화가 자꾸 애도를 '강제'하는 세력이 강하다 보니까, 여기에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도, 말 한 마디 잘못 했다가 아주 몰지각한 사람으로 몰릴까 두려워서 운을 떼지도 못 한다.

현실이 이렇다.

마치, 나는 불우이웃 돕기 성금 꼬박 냈는데, 안 낸 사람들은 공감능력도 없는 비정한 사람으로 몰아 가는 것처럼.

정의로운 척을 하지만, 실제로는 "나 이렇게 정의로운 사람이오.", 하면서 자기 잘난 척을 하고 위선을 떠는 것에 불과하다.

내 '애도'를 위해 타인의 '즐거움'과 '기쁨'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국가가 애도기간을 정해 놓은 것은, 가급적 모두가 애도에 동참하라고 '독려'하는 것이지,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애도기간 중에 가까운 지인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면, 경사가 생겼다면, 기꺼이 축하하고 같이 기쁨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 것이 과연 정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해 기뻐서 웃는 것이며, 즐거워서 그런 것일까?

그 정도 사리분별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

고인이 되신 분들은 당연히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왜 나한테 다가온 기쁜 일과 경사에 대해 기뻐하지도 말고, 좋은 감정을 억눌러야 한단 말인가?

왜 애도기간 내내 슬픔과 애도를 강제받아야 하는가?

타인의 슬픔을 위해 나도 같이 억지로 슬픈 척을 하라고?


지켜보는 국민으로써 안타까운 심정을 갖은 자체만으로 기본적 애도가 된 것이며,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또 그렇게 살아 가야 한다.

누군가를 슬프게 하기 위해서 돌아 가신 분들이 아니며, 애도를 받기 위해 고통받으신 분들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썩은 병폐, 구조적 문제 등에 희생을 당하신 것이며, 남은 자들이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한 원인을 찾고 향후에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는 것이 그 분들에 대한 최고 중 최고의 애도가 되는 것이지, 이럴 때만 같이 슬퍼하고, 다음에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또 슬퍼하다가 말고를 반복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임을 확신한다.

단순 겉치레 애도를 받기 위해 희생당하신 게 아니고, 남은 자들이 사회적 병폐를 바로잡아야 그 한이 풀리면서 애도는 저절로 이뤄진다.

이를 명심해야 한다.


누군가의 애도를 위해, 누군가 즐거움을 누릴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사회는 사회대로 또 굴러가야 한다.

정녕 애도를 하고프다면, 진짜 애도를 하고프다면, 굴러가는 사회를 손가락질만 하지 말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내가 과연 앞으로 이런 사태를 막는 데 어떤 일조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진짜 '애도'는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이 것은 남은 자의 책임이자, 희생되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이기도 하다.

우린 진정한 '애도'를 잘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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