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30 15:11:23
글을 쓰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말보다 자신있는 것이 글이었다.
지금 쓰다 보니, 글은 내가 가장 가치있게 활동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말을 잘 한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어떤 기준일까.
화려하고, 온갖 비유적인 수사에 능한 것을 떠 올리겠지만, 가장 본질적인 핵심은 정확성, 진정성이라고 본다.
내가 경험한 체험과 사물은 내가 보는 시각 + 그 데이터를 나대로 처리한다.
그래서 저마다 생각이 다른 이유이다.
그 것을 상대에게 가감하지 않고, 상대에게 흡수가 잘 될 수 있도록 쪼개서 넣어 주는 것이다.
만일, 상대가 이해력이 좋다면, 큰 데이터를 뭉쳐서 핵심적인 맥만 추려서 넣어 주면, 책 몇 권 짜리 분량의 데이터도 말 몇 마디로 넣어 줄 수 있다.
그래야 아무리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상대에게 공감이 될 수가 있고, 상대도 화자의 깊이가 파악이 되는 것이다.
대화가 잘 통하면, 서로 간의 다리가 놓이게 되고, 이 것이 좋은 대인 관계 유지의 가장 밑바탕이 된다.
우리 인간에게 말과 글이란,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말을 빨리 많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것은 말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상대가 공감할 수 있는 눈높이를 맞출 줄 알고, 말로써 자신의 순수한 진정성이 나와야 한다.
단 몇 마디 말만으로도, 상대가 가장 빈약한 부분, 가장 가려운 부분을 말로써 정곡을 찌를 수 있어야 한다.
말 한 마디로 기세 등등한 상대를 완전 굴복시킬 수도 있고, 쓰러 진 자도 일으 킬 수 있다.
그런데, 그토록 말과 글에 자신있는 내가,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 탈락했다.
그 것도 두 번이나.
이유가 뭘까.
브런치의 컨셉트에 대해 잘 파악했다고 생각했고, 내가 다루는 컨텐츠들이 조금은 세상의 트렌드에 빗겨 간 것은 어느 정도 감안한다 치더라도, 그 것이 신선하게 받아 드릴 수 있는, 장점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사회의 아웃사이더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살다 보니, 어찌저찌 그리 흐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 것은, 제도권 주류와 다른 환경을 체험하고, 같은 환경이라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생각의 폭이 넓어 지게 되었다.
깊이 볼 수 있고, 널리 생각할 수 있는 안목.
그 다른 관점을 대중들에게 잘 이해시킬 수 있다면, 대중들은 나를 우호적으로 볼 것이다.
그들이 없는 것을 내가 주었으니까.
역으로 다른 이견을 대중들에게 이해시키지 못 한다면.
사이비, 궤변론자, 정신나간 놈으로 몰리게 된다.
당연히 나는 호평과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고 싶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다가 가려고 하는 오작교가 브런치였던 것이다.
어쩌면, 브런치에서는 필력보다 제도권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안전한 컨텐츠를 바랬을 수도 있다.
내가 어필한 것이 소수에게 이목을 끌 수는 있어도, 어디까지나 마이너 문화인 게고, 별 메리트가 없게 느껴 졌을 것이다.
그 밖에, 내 자신에 대해 어필하는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가장 걸린다.
나는 딱히 이렇다 할 만 한 이력이 없다.
내가 어느 회사에서 오래 몸담은 적도 없고, 브런치 측에서 파악하고자 하는 다른 블로그나, SNS도 전무하다.
필력은 기본적으로 깔아 두고서라도, 우선적으로 확인코자 하는 것이 신청자의 정체니까.
게다가, 내 글 중에는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
프로필 사진 조차도 없다.
내가 무관심하거나 귀찮아서가 아니고, 그 게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내가 여행 컨텐츠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얼리어답터도 아니다.
나는 현상이나 사물, 인간에 대해 파고 드는 탐구에 초점을 맞춘 지라, 사진을 올릴 게 없다.
흔하게 돌고 도는 사진을 받아다 올리고 싶지도 않고, 꼭 필요한 사진만 올리고 싶은데, 아직 그런 계기가 없을 뿐이다.
아주 순수하게 내 텍스트에만 집중해 달라는 메세지이고, 또 텍스트에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그런 점을 감안해 주시면 고맙겠다.
브런치에서 문제아는 환영하지 않는다.
나도 사회생활할 때, 문제아를 거르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그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변방의 별종이지만, 대중적인 상식에 반하거나, 사고 안 칠 테니 너무 염려 않아도 좋다는 점을 어필하려고 했는데, 브런치 측에서는 어찌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
이 게 탈락 요인인 지는 나도 모르니까 말이다.
또 집히는 것이, 앞으로 다룰 컨텐츠의 분야를 특정하기는 했는데, 너무 많은 분야를 나열하다 보니, 심사하는 브런치 측에서는 "쟤, 뭐 하는 놈인가.", 싶을 것이란 생각도 해 봤다.
합격받고 싶어서 이런저런 단어를 끌고 와서 뻥튀기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소수의 몇몇 분야를 다루기도 쉽지 않은데, 그 많은 분야를 다룰 거라고?"
"예, 다 할 겁니다."
브런치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게시글이 수십 개가 된다.
물론, 그 중에는 기존에 워드로 작성한 것을 붙여 넣은 것도 많다.
하지만 텍스트 내용은 제법 방대하다.
이를 적당히 짧막하게 나눈다면, 게시글은 이미 100 개가 넘게 작성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것을 행여나 브런치에서 요행식으로 볼 수 있고, 너무 힘들기도 해서 놔 뒀다.
사진이 없는 텍스트 중심이라면, 가독성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 해서 가독성 좋도록 문단을 나누는 데에 의외로 지루한 작업을 하게 되었다.
당시 워드로 글을 올릴 때는 나만 보면 됐지만, 이제는 독자가 읽기 편하도록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텍스트의 질과 진정성은 자신 있더라도, 그다지 흥미있는 내용도 아닌 글을 누가 법전 읽듯이 정독하겠는가.
그나마 그 정도로 나눴음에도 게시글 한 개의 글 양이 방대한 것이 많다.
현재 올라 간 글은 놔두더라도, 앞으로는 이 점에 대해서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분량을 정해서 일정하게 올릴 계획은 세운 것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일주일에 3~4 개의 컨텐츠가 꾸준히 올라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말미암아 브런치의 선배 작가 분들과의 깊은 교감이 참 기대가 되기는 한데, 합격이 되었을 때의 일이다.
첫 탈락은 어느 정도 예견되어서 크게 낙담하진 않았는데, 두 번 탈락하고 나니, 참 야속하더라.
물론, 야속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 기준 대로 처리한 것일 뿐이고,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싶은 심정 가운데 탈락 통보를 하는 것에 어찌 안타깝지 아니하겠는가.
내 입장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을 알기에.
나름대로 다른 탈락자들의 수기를 보면서 심기일전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탈락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좋은 작가에 대한 뚜렷한 선을 정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기준을 공개하자니, 브런치에서는 편법으로 합격하는 이들이 악용한다거나, 이에 대해 납득하지 못 하는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가 부담스러운 입장도 내가 이해해야 한다.
한 번 더 신청은 하겠지만, 사실 요원한 느낌이 강하다.
심사자에게는 이미 난 탈락자 낙인이 찍힌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가 브런치를 설득한 밑천도 이제 바닥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옛부터 삼 세 번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난다 뜬다 하는 글쟁이도 떨어 진 곳이 브런치라는 플랫폼이란 점이 그래도 위안스럽기는 하다.
꼭 책을 내서 등단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대중적 거대 플랫폼의 공해를 떠나, 청정한 브런치라는 플랫폼 이용자들과 교감하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트렌드와 먼 것은 아닌가, 위축심이 든다.
그래서 탈락 후에 생각을 조금 해 봤다.
이 번 탈락 통보를 받으면, 평범한 블로그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브런치에 대해 절대 소원하게 생각하는 감정은 접고, 새롭게 둥지를 트는 플롯폼, 거기서 인연닿는 이들과 소중하게 함께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