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30 15:28:50
대한민국 재계 서열 5위 기업, 롯데.
롯데의 유래부터 간단히 살펴 보자.
고난의 일제 강점기 시절,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우유 배달, 신문 팔이를 하면서도 꿋꿋하게 문학의 꿈을 간직했던 청년 신격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본에 정착한 후, 남다른 성실함과 신용을 소중하게 여기는 신 회장의 됨됨이를 알아 본 어느 일본인의 후원으로 본격적인 사업가로 변모하게 되지만,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여러 어려움과 재기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다, 미군의 영향으로 유행하게 된 껌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자, 신 회장도 껌 사업에 뛰어 들어, 사업체가 크게 성장하게 된다.
문학에 심취했던 당시 신 회장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 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롯데’라는 사명은 이 때부터 명명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 후로 다양한 먹거리 아이템으로 확장시키며 사업을 팽창하게 되고, 이윽고, 고작 83 엔을 쥐고 일본으로 떠난 신 회장은 20여 년 만에 출세한 사업가로 금의환향하게 된다.
한국 롯데는 그렇게, 일본 롯데를 기반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고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펼치던 신 회장은, 강점이었던 먹거리 사업에 안주하지 않았다.
롯데 호텔, 롯데 월드, 롯데 백화점 등, 관광, 유통, 서비스 업까지 도전하였다.
사실, 껌, 사탕, 과자 등은 그다지 어려운 기술력을 요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호텔, 백화점, 테마 파크를 짓는다는 것은 대규모 자본과 전문 인력, 시간, 기술력을 요하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의 실정은 아직도 빈국의 면모를 다 지우지 못 한, 이제 고도 성장의 흐름을 타기 시작한 후진국이었다.
상황이 이러할 진데, 측근들은 당연히 무모하다며 반대를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멀리 세상을 내다 보는 안목이 있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신념이 강했고, 그는 반드시 성공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누구도 신 회장의 의지를 부러 뜨리지 못 했다.
결과는 성공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 것은 가히, 대한민국 고도 성장의 상징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코흘리개 군것질부터, 상류층을 위한 호텔, 백화점이 들어선 것을 보라.
가장 대표적인 사업만을 다뤄 봤지만, 롯데의 계열사는 이보다 더욱 많다.
더 들자면, 카드, 화학, 유통, 건설 등, 훨씬 다양하다.
국가의 기간이라 할 만 한 반도체, 통신, 중공업, 금융업은 없다고 하더라도, 재계 5 위의 규모는 가늠하기 어렵다.
6.25 전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된 이 땅에, 어느 누가 우리 국민이 호텔에서 값비싼 명품을 사고, 마천루의 고급 호텔을 이용하게 될 줄을 알았을까.
누가 신격호 회장이 두려움 없는 도전으로 말미암아 찬란한 기업 신화의 주인공이 될 줄을 알았을까.
오늘 날의 롯데는, 가히 신 회장의 결재와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롯데 내에서의 신 회장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오늘 날의 롯데는, 우리 국민들의 필수 소비재와 더불어, 식품, 의류, 가까운 슈퍼 마켓, 백화점, 놀이 공원에 이르기까지 깊숙히 파고 들었다.
우리 국민 중에, 애나 어른 할 것 없이, 예외없이 롯데 마크가 있는 먹거리나 제품을 쓰고 있다.
꼭 롯데가 제조한 제품이 아니어도, 유통에 있어서도 롯데가 유통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국민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정도로, 롯데의 국민 필수재, 유통 인프라 장악은 압도적이다.
그만큼 친 서민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신 회장의 사업 뿌리가 일본이기 때문에, 한일 관계가 악화될 즈음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곤경을 겪기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롯데의 장악력이 어느 정도인 지 국민들은 실감하게 된다.
롯데가 만들지 않은 제품, 롯데가 유통하지 않는 슈퍼, 마트를 찾다 보면, 극히 제한적인 소비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항공, 중공업, 자동차, 자원, 건설, 전자, 반도체, 통신, 금융 등의 굵직하고 기술력있는 회사를 핵심 사업체로 두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지금 열거한 사업들이 질적인 사업이라면, 롯데가 추구하는 사업들은 규모, 양적이라 할 수 있겠다.
거기에는 신 회장 특유의 기업 철학이 존재한다.
확실하게 아는 사업을 업계에서 꽉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기업이 신 사업에 뛰어 든다고 해서, 사업의 실체를 잘 알지도 못 한 채 덤비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거화취실’.
화려한 겉 모습이 아닌, 실질적인 가치 추구. 내실있는 기업, 오늘 날의 롯데를 만든 그의 기업 철학이었다.
여기까지가 많은 이들이 아는 롯데의 모습이지만, 이 번에는 내가 가까이서 겪은, 롯데의 표면을 얘기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가 본 롯데의 모습은, 좋지 못 한 모습들을 많이 봐 왔었다.
대기업이란 면모에 어울리지 않는 조악한 복지와 환경에서 일하는 무뚝뚝한 표정의 직원들.
그들은 거의 한결같이 롯데의 강한 기업 문화에 눌려서 어두운 낯빛의 표정이었었다.
기계적이고 무뚝뚝한 태도, 그들은 말과 광고로는 친절과 봉사로 일한다지만, 주입된 기업 프로그램으로 교육받은 친절 흉내만 낼 뿐, 하나같이 종사자로 임할 뿐인 듯 보였다.
내가 일하는 이 자리와 역할이, 이 기업과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얼마나 보람있는 일을 하는 지에 대한 자부심, 미래의 성장 비전도 없어 보였다.
그저, 나날이 목까지 치고 올라 오는 생계의 물에 코가 잠기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끌려 온 것이다.
상사가 시키니까 해야 하고, 돈을 받기 위해 고용됐을 뿐, 그저 큰 사고 안 치고, 꾸준히 시간만 때우면 잘리지 않는 대기업이란 기대에 의탁한 종사자들로 보였다.
어떠한 의욕도, 재미도 없어 보였었다.
롯데라는 사명 하에 걸려진 간판이 있는 곳, 어디서나.
활력도 없고, 상명하복이라는 낡은 관념에 지배당한 채, 수동적인 느낌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