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30 15:33:39
대한민국의 발전상 중, 식문화에 있어 눈에 띄는 변화 중에 하나는 패스트 푸드의 도입이다.
쉼없는 국가 성장과 함께 맞물려, 해외의 문화와 문물이 대한민국에 대거 유입되었다.
그에 따라 우리네 생활 양식과 가치관 또한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 눈여겨 볼 만 한 식문화가 서구식 패스트 푸드이다.
우리네 익숙한 가정식 밥상에서 탈피해, 전 세계의 여러 식문화들, 일식, 중식, 양식, 동남아 음식, 중동, 인도 요리 등 여러 가지 중에서 패스트 푸드에 초점을 맞춘 것은, 현대인들에게 우리 식문화에 버금갈 정도로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아까 거론한 타국 음식 문화들은 비싼 고급 음식이라서 대중화가 안 되었거나, 횟집이나 중식당은 대중화가 되었지만 브랜드화된 음식 카테고리는 아니다.
패스트 푸드는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가 많고, 대중적인데다가 이제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인 맥도날드의 국내 대중화에서 더 나아가,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비결을 다뤄 보고자 한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맥도날드는 패스트 푸드의 친숙한 공간이었다.
이따금 세일을 하거나, 런치가로 저렴하게 맛좋은 패스트 푸드를 즐길 수 있었다.
어릴 때는 맥도날드가 세계적인 브랜드이지만, 단순히 세계화의 흐름에 잘 포착해서 운 좋게 성장한, 그저 괜찮은 햄버거 프랜차이즈라는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어릴 때라 표면적인 것만 보았던 것이다.
어느 때부터 맥도날드는 평범한 햄버거 식당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 기업이라는 인터넷 정보를 접했을 때도, 그다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핵심 컨텐츠가 햄버거이고, 브랜드도 엄연히 햄버거를 파는 브랜드인데,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또, 그러한 상권분석은 어느 기업이나 다 하는 것이라서, 대수롭지도 않은 것을, 그리 크게 부풀려 해석할까 싶었다.
하지만, 2017 년도에 맥도날드의 창업 스토리를 소재로 개봉한 영화, ‘더 파운더’가 주목을 받으면서 맥도날드에 대한 재접근을 하게 되었다.
영화를 본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다룬 리뷰를 통해 필연적으로 맥도날드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오늘 날의 세계적 브랜드로 발돋움했는 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영화는, 맥도날드가 맥도날드 형제의 의해 평범한 햄버거 가게로 태동을 한 것은 맞지만, 레이 크록이라는 야심찬 영업 사원 출신 경영자에 의해 맥도날드가 미국에서 대성공을 한 것을 그리고 있다.
그 속 안에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거기에 발맞춰 가는 정도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앞서 가는 거인적 행보가 있었던 것이다.
맥도날드 형제는 햄버거를 먹고 미식적 만족은 물론이고, 차량으로 쉽게 접근해서 빨리 제공하는 편의성까지만 염두를 해 두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마치, 자동차를 조립하 듯이 분업을 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매장 시스템을 고안한 것은 매우 혁신적이다.
당시, 어느 식당에서도 그렇게 하지 못 했었고, 주문한 음식이 그렇게 빨리 나올 수 있다는 데에, 식당도, 손님도, 무척 만족함을 느꼈을 것이다.
밀크 셰이크 기기 판매원이었던 레이 크록이 갑작스레 평소보다 많은 양의 셰이크기의 주문에, 의아해서 맥도날드를 직접 방문하게 되었고, 이러한 매장 시스템에 매우 감탄을 하게 된다.
성공의 냄새를 맡은 레이 크록이 먼저 프랜차이즈 제안을 하고, 형제는 이미 다른 프랜차이즈를 내 봤지만, 자기들 방식으로 변질시키는 것이 싫다고 우려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프랜차이즈 계약은 성립돼서 급속도로 미국 내에 확장하기 시작한다.
일정 부분의 로열티를 맥도날드 형제에게 꾸준히 지급하면서 순탄해 지는가 싶었지만, 각기 불만을 키우기 시작한다.
일단 크록은, 새 프랜차이즈를 개설할 때마다 일일히 맥도날드 형제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실질적인 활약은 자신이 하고 있는데 맥도날드 형제는 편하게 돈을 버는 것 같아서 불만이다.
그러나, 맥도날드 형제는 요리의 질이 떨어 지고, 자신들의 방향과 다른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이끌어 가는 레이 크록과 갈등을 빚기 시작한다.
레이 크록은 결국 은행 빚을 끌어 오면서까지 맥도날드 브랜드의 모든 영업권을 사 버린다.
270만 달러의 금액은, 당시로써는 꽤 큰 돈이었으며, 모험이었다.
어쩌면, 맥도날드 형제는 그 금액이 횡재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어차피, 자신들이 영업 노하우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고, 여차 하면 다른 이름을 걸고 차려도 되는 것이다.
그들은 큰 그림을 그리지 못 하고, 그 수준에서 안주한 것이다.
형제가 레이 크록에게 한 유명한 얘기가 있지 않나.
“매장은 하나로 족하고, 몸집을 키울수록 컨트롤이 안 돼서 문제를 유발시킨다. 삶을 즐기고 싶다.”, 그들은 딱 거기까지 만족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맥도날드는 더 이상 맥도날드 형제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레이 크록이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부터 맥도날드는 엄청난 급성장을 하게 된다.
기존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서 더 나아가, 오늘 날의 좌석을 마련한 식당 형태도 이 때부터 시작하게 된 것이다.
맥도날드는 대형 패스트 푸드 기업으로 성장하고, 주가는 폭등한다.
형제는 뒤늦게 자신이 매각한 브랜드가 이런 엄청난 대박을 치자, ‘빅 엠’이라는 유사 브랜드를 걸고 영업을 하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이전에 차린 샌 버나디노의 그 자리에서 말이다.
아마, 그들은 맥도날드 영업권을 판 것을 후회하고, 뒤늦게 맥도날드의 인기에 편승해서 따라 잡으려 했었던 듯 하다.
하지만, 이에 가만히 있을 레이 크록이 아니었고, 마치, 체스판의 말을 둬서 응수하듯이, 빅 엠 매장 맞은 편에 맥도날드 매장을 개설하게 된다.
처음 자신의 이름을 걸고 흥했던 브랜드 맥도날드와 싸워야 하는 형제들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이제는, 맥도날드 형제가 자신의 이름이 쓰여진 그 매장을 죽여야 하는 상황을 자초한 것이다.
결과는 맥도날드가 빅 맥을 출시하면서 빅 엠은 폐점해야 했다.
항간에는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형제의 매장을 강탈한 것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겠지만, 어쨌든 둘 사이에 정식으로 합의된 계약서가 존재하므로 강탈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다만, 맥도날드 형제가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계약이 이행된 것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다.
세부적으로 어떻게 둘이 계약을 했는 지는 알 수 없으므로 왈가왈부할 수는 없겠지만, 최종 도장을 찍는 것까지 신중해야 하는 것은 맥도날드 형제가 아니었겠는가.
여기까지가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맥도날드의 성공 신화이다.
여기서는 영화에 국한된 브랜드 스토리에서 더 나아가, 맥도날드의 컨텐츠, 기업 철학, 영업 전략, 국내에서의 맥도날드 브랜드 인식에 대해 다뤄 보고자 한다.
아까 처음에 잠깐 언급했던 부동산 투자 기업이라는 점을 심도있게 파고 들어가 보자.
맥도날드 형제가 조리 시스템의 혁신적인 시스템 개선으로, 당시 고도 성장하던 미국인들의 속도감있는 일상을 충족시키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레이 크록은 훨씬 큰 그림을 그렸다.
이런 획기적인 조리 시스템을 한 매장에 국한시키는 것은 너무 아깝다고 느꼈고, 다수의 프랜차이즈 확장으로 떼 돈을 벌고자 했던 것이다.
또, 맥도날드 형제는 자신들의 이러한 조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영업권을 완전히 장악하고자 했었고, 거기에 종사하는 직원을 소중한 한 가족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를 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맥도날드 형제의 생각은, 크록에게는 항상 큰 몸집으로 성장하는 데에 옥죄는 갑옷과도 같았다.
그래서 영업권을 아예 사 버리고, 맥도날드 형제가 창안한 조리 시스템은 그대로 도입을 하되, 프랜차이즈를 다수 개설하면서도 쉽사리 망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프랜차이즈 또한 자신의 통제 아래 둘 수 있는 야심찬 설계를 짠 것이다.
그 것이 바로 부동산 개발에 의한 프랜차이즈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었다.
향후에 개발로 인해 인구의 유동이나 유입이 기대되는 곳에 입지를 선정해서 프랜차이즈를 내 주고, 그 점포에 임대료, 로열티를 받는 식이었다.
즉, 점주는 햄버거를 파는 식당 운영자이고, 레이 크록 자신은 프랜차이즈 점포 개발자였던 것이다.
이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 보자.
가장 기초 토대인 입지는 본사 소유이고, 거기에 맥도날드 이름을 쓸 수 있는 권한과 소모 비용을 제외한 수익만 챙길 수 있고, 업주는 영업권을 독단적으로 좌우지할 수 없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말이 좋아 점주이지, 실질적으로는 점포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점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듯 하다.
부동산 입지를 제외한 점포 개설 비용은 점주가 부담하고, 임대료, 식자재, 로열티, 필수 제반 비용이야 그렇다 쳐도, 온갖 리스크를 떠 안으면서도, 점주 뜻대로 임의로 영업할 수도 없으며, 내가 운영하는 점포를 내 점포라고 여기지도 못 한다.
왜? 점포가 들어선 입지를 본사에서 소유하고 있으니까.
입지를 소유하고 있으므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본사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리스크는 점주가 감당해야 한다.
점주는 오로지 본사의 운영 방침에 따라 수익만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