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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1. 2023

기업 탐구: 맥도날드 7

2020-12-30 15:42:15

마지막으로 다뤄 볼 이슈는 고용 착취이다. 

나 역시도 근로자, 고용자, 양 쪽 입장을 두루 겪어 봤다. 

고용자 입장에서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가, 사람을 다루는 것이다. 

저 직원을 고용해서 문제 일으킬 자인 지, 고용해도 괜찮은 지의 고민, 같은 문제와 실수를 지적해도 개선이 되지가 않는다. 

이럴 때 싸우면서 힘이 소모가 된다. 

힘든 건, 직원도 마찬가지이다. 


맥도날드에 일하다 동료들이 자신을 등한시한다던가, 제대로 된 대우를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인터넷 폭로글이 여럿 있다. 

그들은 표면적인 근로 환경과 복지, 급여나 근무 시간만 보고서 맥도날드에 취직한다. 

거기서 벌어 지는 교육받는 자세라던가, 대인 관계, 업무를 숙지하기 위한 노력 등의 실질적인 경험은 전무하다. 

주변에서 같이 지내는 동료들도 사람이고, 매니저든 점장이든 다 사람이다. 

채용 공고에 나와 있는 표면적인 것이 아닌, 실무와 대인 관계에 부딪혀서 발생한 문제를, 꼭 나갈 때 회사 악평을 하고 나와 버린다. 

맥도날드 여러 점포의 사람들이 다 같을 수도, 좋을 수도 없다. 

그 좋고 안 좋고는 내 자신이 그 사람들과 적응을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또 달라 지는 것이다. 

남들이 싫다고 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 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그렇게 악평을 한 사람이 싫어 지게 마련이다. 

이런 것을 어떻게 회사가 다 일일히 보장해 줄 수 있나. 

맥도날드 뿐 아니라, 저런 유형의 사람들은 어디를 가도 천편일률적으로 존재한다. 

아니다 싶으면, 조용히 말해서 인수인계 끝날 때까지 일하면서 다른 곳을 알아 보고, 오래 일하고 싶으면, 내가 먼저 다가 가서 친밀해 지려는 노력을 하라. 

어느 누가 싫다 하겠는가. 


여러 군데서 일해 본 사람들은 대번에 안다. 

맥도날드처럼 복리후생과 급여를 정확하게 챙겨 주고, 근무 시간이 되면 지체없이 바로 퇴근시켜 주는 데는 똑 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기업 말고는 없다고. 

말단 크루 출신 CEO도 많이 승진시킨 기업인데, 왜 맥도날드에서만 유독 데모, 시위를 해서 안달들인가. 

당신들이 요구하는 게 도대체 뭔가. 

당신들 자신이 이 점포를 좌우지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아예 경영권을 달라는 것인가, 지분을 달라는 것인가? 

이 것도 시키지 말고, 저 것도 하기 싫고, 대우는 더 원하고, 아예 출근해서 팔짱만 끼다 실컷 놀고서 퇴근 찍고 갈 테니, 월급은 1 원 한 푼도 틀리지 말라는 것인가? 

당신은 궁둥짝 긁은 손으로 햄버거 빵을 덮고, 재료를 만지는 걸 보고 나무라는 게 인권침해인가? 

그 게 맞다면, 당신들이 먹는 햄버거가 정량이 아니라느니, 빅맥에 패티 한 장이 덜 들었다느니, 프렌치 프라이 양을 꽉 안 채워 담았다느니, 콜라가 싱겁다느니 하는 클레임도 제기하지 마라. 

아르바이트가 영 일할 기분이 아니었나 보지, 좀 쉬게 두지, 왜 근로자 인권을 침해하는가. 


항상 맥도날드는 건강, 위생, 윤리, 고용에 관해서는 그 어떤 기업보다 최일선에서 두들겨 맞았다. 

워낙 유명해도 탈이다. 

어쩌면, 그들은 고도의 세계화 기업으로의 성장에 동반한, 이러한 골치 아픈 이슈를 끌어 안아야 될 것을 알았다면, IOC에 비싼 후원비를 줘 가며 유명해 지는 자충수는 두지 않았을 것이다.

왜 돈을 버려 가며 내 양 쪽 뺨을 내 주는 바보 짓을 하나. 

만일, 레이 크록이 오늘 날의 맥도날드가 겪고 있는 이러한 고생을 지켜 보고 있다면, 맥도날드 형제가 했던 그 말을 떠 올렸을 것이다. 

“우리는 석양이 지는 맥도날드 가게를 지켜 보면서 가족들과 여유를 즐기면 돼. 복잡하게 확장해 봤자, 문제 거리만 떠 안는 셈이지.”, 레이 크록은 후회하고 있을까? 

잠시 그 말에 동감할 수는 있어도, 난 그래도 본인의 신념이 옮은 결정임에 후회하지 않았을 거라 본다. 

언젠가, 대중들이 맥도날드를 이해해 줄 날이 오면, 레이 크록이 한 술 더 떠서 되받아 쳤을 것이다. “거 봐, 그래도 하길 잘 했잖아.”


맥도날드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그동안의 쌓아온 기반이 쉽사리 무너 지지도 않겠지만, 더 이상의 발전을 긍정하기란 쉽지 않다. 

맥도날드는 항상 시장을 선도한다기 보다는, 시장의 흐름과 요구에 아주 잘 대응을 해 오면서 성장했다. 

해당 국가에 맞는 메뉴 개발, 남녀노소가 이용할 수 있는 친근함, 꾸준한 프로모션과 신 메뉴 출시, 드라이브 스루와 맥딜리버리의 강화, 맥 카페의 도입 등, 전교 1등은 아니었지만,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감마저도 위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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