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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1. 2023

기업 탐구: 애플의 A/S 정책, 그리고 기업 전망 1

2020-12-30 15:46:39

애플의 A/S 정책에 대해 불만스러운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애플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각 국마다의 정책이 다른데,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국가가 있는 반면, 우리 나라는 그렇지 못 한 모양이다. 

나 역시 애플 제품의 이용자로서, 까다롭고 부담스러운 가격의 수리비가 녹록치가 않다. 

이에 대해 다뤄 보고자 한다. 


우선, 왜 사람들이 애플을 선호하는가부터 파헤쳐 봐야 한다. 

애플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PC 제작사로 시작되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스티브 잡스는 여타 다른 이들과 다른 영역에 관심이 있었다. 

음식도 채식을 추구했고, 그 스스로도 불교에 심취했었다고 한다. 

그는 평범하고, 흔한 컴퓨터를 마구 찍어 내서 많이 파는 데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제품으로 구현하는,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오늘 날의 애플의 전성시대를 맞이하게 한 아이폰이다. 


애플의 모든 제품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겉부터 속까지, 하나의 독립된 세계이다. 

제품 하나가 똑같이 찍어 내는 기성품 속에서 돋보이는 하나의 독립된 세계를 구현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깊이 있게 잘은 모르지만, 그 스스로가 비슷한 제품이 판치는 세상 속에서, 우월한 제품을 만들고 싶기 보다는, 개성있는,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었던 듯 하다. 

제품의 외관 디자인과 조작법, 성능, 운영체제,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우러진 것으로, 각기 다른 것을 규합해서 하나로 일체화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철학이 핵심에 있어야 한다. 

왜 여러 가지 부품이 있고, 여러 가지 디자인 설계 중에 이렇게 일관되게 만들어야 하는 지, 기존에 개발된 운영체제가 있다면, 적절히 바꿔서 내놓으면 쉬울 텐데, 왜 백지 상태에서 새로이 개발을 해야 했었는 지. 

이용자는 제품에 대해 어려워 해서는 안 되며, 모든 조작은 간결해야 하며, 직관적이며 군더더기가 없어야 하는 것이, 잡스가 추구하는 가치로 기억하고 있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고, 실제로도 많은 이들이 개성스러우면서도 멋스럽고, 성능까지도 좋은 아이폰에 열광했다. 

대중들에게는 노키아, 삼성, 모토로라의 울타리 안에 있어야 했었는데, 애플은 그 울타리 밖에 있었던 것이었다. 

사실, 아이폰이 대중적이로 많이 알려 져서 그렇지, 아이폰 이전부터 애플의 다른 제품들은 항상 일관되게 그러했었다. 

그러한 내막을 아는 몇 몇 이들에게는, 이러한 아이폰의 모습을 충분히 예견했을 것이다. 

이 것이 애플만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인 것이다. 

기존 시장에서 누구도 내세울 수 없는 독창적인 아이덴티티. 

그래서 매니아 층이 많다. 

더군다나, 그 지지도는 견고하기까지 해서, 애플 제품 외에는 시선도 주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그 정도 성능의 제품은 얼마든지 널렸는데, 왜 비싼데다 야박한 A/S를 감수하면서 사느냐고.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그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왜일까? 

배를 채우는 건 같은데, 왜 비싼 식당을 가고, 겉에 걸치는 건 같은데 왜 값비싼 명품 옷을 입느냐고 반문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애플 매니아 층들은 단순히 기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애플의 브랜드 파워, 애플 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 미적 가치를 구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이 애플의 엄청난 위상이며, 이로 말미암아 사용자들에게 우위에 있는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합리적이고, 부당하면 A/S 받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한 비판에 항상 익숙한 애플이며, 몇 몇 골수 이용자들 또한 익숙하게 받아 드리는 모습이다. 

그렇게 외면하는 소수보다, 자신들이 고수하는 정책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갑은 자신들이고, 이용자들이 을이니, 따르던가 말던가이다. 

애플의 정책에 불만인 사람들은, 이러한 배경부터 이해해야 한다. 


대중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한 번 이 기회에 솔직해져 보자. 

그동안, 개인 기준으로 납득이 안 되면 제조사에 따지고, 떼써서 A/S 관철시킨 적이 많지 않았던가. 

물론, 정말 부당한 정책에 반발해서 그러한 것도 있었겠지만, 소위 말해, 진상부리면 들어 준다는 식이 어느 정도 꽤 먹혔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애플에게 그러한 바늘은 잘 통하지 않는다. 

국내 기업과는 다소 다르다. 

언성을 높이고, 소원한 척하면 못 이기는 듯 달래고 들어 주는 식이 국내 기업들의 아린 이였다면, 애플은 무심하게 원칙을 지켜 나간다. 

국내 이용자들의 이러한 인식이 횡행한 상태에서 바로, 애플이 점유율을 늘려 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인식이, 애플은 고압적이고, 박하다, 그 것이었다. 

그러나, 잘 따져 보자. 

애플이 원칙에 엄격한 것은 맞고, 다소 융통성도 부족한 것 또한 맞다. 

하지만, 이 것이 부당하다고 여기는 것은 잘못됐다. 

억울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이러한 정책이 부당하게 여겨 졌다면, 애초부터 사지 말아야 한다. 

애플은 애플답게 놔 둬야 한다. 


국내 현행법이 이러한 애플의 정책을 손대지 않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부당하다는 원성이 사회적으로 야기되고, 법조계 전문가들또한 문제라고 인식을 했다면, 이 것은 사회의 어떤 강제성으로라도 애플은 제재를 받았어야 한다. 

물론, 실례로 과거에 애플은 당국의 제재를 받은 적이 있었다. 

국내 뿐이 아니고, 다른 여러 나라에서 이러한 경우가 있는 걸로 안다. 

이보다 더 유명한 것은 배터리 성능을 고의로 낮춘 사건으로, 이로 인해 국내에서 한시적으로 배터리 교체비를 인하한 사태는, 애플 이용자라면 모두 알 만한 사실이다. 

하지만, 당국에서는 애플의 모든 정책을 통제하지 않는다. 

일정 선까지 자율적으로 운영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러한 갑의 인식이 팽배한 애플인데, 이러한 불리함을 깨고, 대등하거나, 내지는 국내 기업들 식의, 어느 정도 유연한 정책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이다. 

제품이라는 표면만 보지 말고, 애초부터 이러한 불편과 리스크를 안고 사야 한다. 

극단적으로, 당신이 애플 제품을 쓰다가 고장이 났을 경우, 그냥 버리고 새 걸로 사겠다고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정 A/S를 받아야 겠다면, 수리 기사와 치열한 수싸움, 논박을 하면서 시간과 다리힘을 빼거나, 차선책으로 비싼 수리비로 갈음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불리한 위치가 감당이 되는 자들만 구매하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어느 회사가 애플만큼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고, 설레게 할 수 있는가? 

비싸도 팔린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애플이 이러한 유리한 고지를 놔두고, 관대하기를 바라는 것은 착한 발상이겠다. 

제품 하나만 구매한다는 관점에서 국한하지 말고, 내가 애플 제품을 손에 넣어서 떠날 때까지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 동안에 발생할, 최악의 상황까지 예측해서 감당할런 지는 본인에게 자문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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