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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1. 2023

기업 탐구: 애플의 A/S 정책, 그리고 기업 전망 2

2020-12-30 15:47:34

애플은 강하다. 

자신들에게 관대하길 바라는 약자에게는 가혹하다. 

우리는 겉모습, 제품에만 국한해서 애플의 정책을 악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꽃과 가시가 한 가지로 이루어진 장미이다.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지만, 당신이 서투르면 가시에 찔린다. 

애플은 실력자를 원한다. 

자신의 제품을 후하게 사서 마음껏 쓰고, A/S를 받는 불편함 또한 즐기기를 바란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 

하지만, 이런 애플을 만들어 준 것은 전적으로 애플 제품을 애용한 이용자들이란 사실을 잊지 말자. 

부당하다고 하면서도, 비싸다고 하면서도 사지 않았는가? 

알면서도 마음껏 만끽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제 아무리 애플도 응집된 다수의 힘을 이길 수는 없는 것이다. 

아까 언급한 배터리 게이트 사건이 그 예인 것이다. 


애플의 정책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과거의 꼿꼿했던 애플이, 앞으로도 그러리란 법이 없다. 

이 것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애플이 원하는 실력자가 될 수 없다면, 애플의 이러한 모습을 받아드리고 사지 마라. 

애플은 브랜드의 프리미엄 화로 가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 시장의 동일선 상에 올려 놓고 평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프리미엄은 애플 혼자서 가능한 게 아니고, 이용자들이 그 제품을 사고, 만족하면서 인정함으로써 구축된 것이다. 

애플은 그러한데, 다수의 이용자는 애플을 동일선 상에 두고, 애플 또한 보편적인 기업들처럼 그래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만일에, 다수의 이용자가 현재 애플의 정책의 불만을 품고 안 산다면, 그래도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소수만이 남게 된다. 

이 상황에서 애플이 소수의 수요만이라도 만족한다면,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고, 애플은 대중들이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명품 브랜드 이미지로 남게 될 것이다. 

박리다매가 아닌, 폭리저매인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애플이 그 다수층을 외면하고, 소수만 끌어 안을 만큼 브랜드를 고급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애플은 수익성을 추구하니까. 


애플의 제품이 A/S의 불리함마저 감당할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다면, 다수층이 외면할 것이고, 애플은 이 다수층을 잡기 위해 대중들의 요구사항을 타협하게 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불편한 정책으로도 유지가 되면서도 다수의 층이 딸려가 준다면, 애플 입장에서는 싫은 소리 좀 듣더라도, 왜 수익적으로 유리한 정책을 포기하겠는가? 

구매자 입장에서 좋으면 사면서 리스크 또한 감당하고, 싫다면, 사지 말아야 한다. 

어느 쪽도 애플의 이러한 정책을 비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기 전부터 애플의 이런 A/S가 불편할 걸 알았다면, 감당을 하던가, 사지를 말던가, 결단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단, 정책의 내용이 앞뒤가 다르거나, 소비자를 윤리적으로 기만하는 것은 엄정히 대응해야겠지만 말이다. 


갑과 을의 위상이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애플을 악평가하지 말고, 애플의 이러한 실력을 인정하고, 구매자의 위치를 받아드려라. 

애플이 고평가를 받는 것은, 이 판도에 애플만 한 브랜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치있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면서, 애플의 정책을 비난한다는 것은, 애플이 요구하는 실력자가 아니라는 자신의 모습부터 자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애플의 신제품이 출시할 때마다, 매장에 심부름을 보내서 최고급 사양을 색상 별로 사재기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아무런 고민없이 정가를 톡톡히 주고 말이다. 

그들은 사소한 고장이 날 때마다 미리 사 두었던 다른 기종을 쓴다. 

어쩌면, 유상 수리는 커녕, 무상 수리 권리 또한 남아 있어도 그냥 버릴 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수리를 받기 위해 전화를 하고, 수리점을 찾아 가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애플에 대한 아무런 불만이 없다. 

도리어, 그들은 애플이 좋다. 

애플이 내 놓은, 한화 198만 원에 달하는 최고급 사양 아이폰도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이보다 훨씬 좋고 비싼 아이폰이 나와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에도 포르쉐, 페라리가 존재하고, 패션에도 구치, 샤넬이 존재하는데, 왜 스마트폰에는 없냐고 아우성이다. 

198만 원 짜리 아이폰도 꽤 비싼 가격이지만, 그들은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쓰는 전화기를 쓰는 것이 영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가격이 문제되는 게 아닌 것이다. 

그들의 시각에서는 아무리 최고급 사양이라도, 내가 쓰는 아이폰 기종이, 다른 사람들도 호주머니서 꺼내서 통화하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 

향후 몇 년 후에 애플은 이러한 층에 대응하는 아이폰을 내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애플에서는 맥 프로 최고급 사양에 풀 옵션이 7500만 원에 달하는 제품을 내 놓았다. 

제 아무리 고급 사양 PC도 2~300만 원을 넘기기 어렵다. 

하지만, 애플은 알고 있다. 

이 가격이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수요층은 분명히 존재하고,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고급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애플이 노리는 것은 아이폰의 대중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용자들이 애플을 기반으로 한 IT 생태계를 구축하기를 원한다. 

타사와 호환과 공유가 쉽지 않은 것이 그 이유이다. 

아이폰은 애플이라는 생태계에 발을 들여 놓기 위한 이정표인 것이다. 

그 이정표는, 아이폰과 호환할 수 있다는 다양한 PC, 아이 워치, 아이팟을 가리키고 있다. 

이 게 애플이 정말 노리는 것이다. 

애플 제품은 쓰고 싶은데 타사 제품과 운영 체제가 호환이 안 된다? 

애플을 버리던, 애플에 들어 오던가, 둘 중에 하나다. 

대중들의 IT 인프라 장악, 타사와 완전히 차별화되는 고가 정책, 그로 인한 수익 극대화, 이 것이 애플이 추구하는 방향인 것이다. 

근래의 한 예를 들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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