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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1. 2023

기업 탐구: 애플의 A/S 정책, 그리고 기업 전망 4

2020-12-30 15:52:23

삼성에 엔지니어, 경영자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기획자들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들에게는 삼성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정립할 수 없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개발자라도, 삼성의 상명하복 식, 아래에서 결재를 올려도, 이사진 마음에 안 들면 얼마든지 폐기처분될 수 밖에 없는 조직 문화이다. 

위에서 요구하는 그림대로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럼 생각해 보라. 

최종 결재자인 회장과 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사진들이 혁신이라는 모 아니면 도 식 모험을 원하는가, 늘상 먹히던 식으로 안전하게 가기를 원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애플과 대등해 질 수 없는 것이다. 


삼성만의 혁신이 필요하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던, 경영자 스스로의 강한 혁신 의지가 있어야 한다. 

개발자들의 고유의 아이디어를 수용해서 잘 융합할 수 있는 조직 문화와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왜 잡스만 특별하고, 우리라고는 안 될 게 뭐가 있나. 

만일, 현재에 안주한다면, 향후의 몇 십 년 간의 삼성은 건재할 수는 있겠지만, 스마트폰 사업 뿐 아니라, 모든 사업들이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세상은 삼성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기업들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일본 가전 기업을 무너 뜨렸 듯이, 삼성도 안주하면 그 본보기가 된다. 

다른 사업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울 때는 이미 지났다. 

이젠 질적 성장을 요하는 것이다. 

대중들 눈높이에서는 같은 품질이라면, 어느 브랜드 로고가 박히느냐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 

이제는 기업이 호소하는 이념과 가치, 그 것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거기서 삼성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야 대중들의 속을 꿰뚫고, 온갖 아이디어와 발상이 피어 날 수 있는 것이다. 

그 것이 기업 철학을 형성하고, 브랜드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그 무형적 가치가 제품 속으로 파고 든다면, 충분히 애플과 견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애플과 가장 근접한 기업이 삼성이라 삼성을 예로 들었지만, 어느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허름하고 간판도 없는 식당에 줄을 서 있는 것을 보라. 

아무리 호텔, 레스토랑, 고급 식당이 즐비하지만, 그러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은 거기 딱 한 곳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국한해서 봤을 때, 이제 사람들은 돈이 없는 게 아니다. 

더 문화적인 것을 원한다. 

애플이 그 것을 충족시켜서 파고 들 수 있었던 것이다. 

늘 공장에서 판박이로 찍어 내는 것에 실증을 느끼고 있다. 뭔가 색다르고, 신선한 것을 찾는다. 

그 안에 심미성과 품질은 기본인 것이다. 

이러한 대중들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있다면, 어느 기업도 애플처럼 독보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애플의 전망을 예측해 보자.


애플의 핵심사업인 IT 제조의 전망을 매우 유망하다. 

인류의 역사를 놓고 봤을 적에, 산업혁명으로 풍요를 누리게 됐고,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한 끝에, 인터넷 보급과 정보화 시대의 인프라 속에 IT 산업이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 선봉에서 밀림을 헤쳐 나가는 기업이 애플이다. 

앞으로 통신과 인터넷의 발달은 계속될 것이다. 

통신의 4G, 5G의 혁신은 겨우 발동 걸린 것에 불과하다. 

인터넷이 많이 보급된 듯 하나, 아직도 미 개척국과 3G 통신망에 의존하는 곳도 많다. 


애플이 브랜드의 고급화를 한다고 하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사양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 놓는 것은, 다수의 대중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일환이다. 

애플을 원하지만, 금전적으로 여의치 않는 자들에게 보급형 제품을 판다. 

그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향하게 돼 있다. 

내가 쓰는 것보다 더 좋은 거라면, 당연히 왜 갖고 싶지 않겠는가. 

이들을 이러한 방식으로 잠재수요 구매자 그룹으로 형성시켜 놓는 것이다. 

스마트폰 뿐이 아니고, 애플의 다양한 제품군들을 홍보하기도 좋다. 

이미 그들은 애플에 대한 우호적인 심리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특정 상위층만을 타겟으로 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인 흥행성, 두 마리를 다 잡고 싶어 한다. 

아까 설명한 것처럼, IT 생태계의 장악을 원한다. 

그러다 보면 점유율과 수익은 자연스레 따라 오기 마련인 것이다. 

유망한 분야인 만큼, 다른 IT 기업도 경쟁에 끼어 들면서 치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폭풍은 애플한테 만큼은 빗겨 나간다.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애플은 항상 IT 업계에서 독자적인 카테고리를 형성했다. 


향후 몇 년 간에 스티브 잡스에 비견될 수 있는 무형의 강점을 내세울 수 있는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 

잡스 사후에 티머시 쿡이 경영자로 임명되면서, 잡스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보다는, 보다 대중들과 타협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형적인 기업의 노선으로 변모해 갔다. 

티머시 쿡은 엘리트 경영자라 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그는 기업체의 경영자이지, 잡스처럼 IT 철학, 애플의 아이덴티티라는 정신적 힘을 가진 기획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잘 해 갔다. 

잡스는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관철시킨 반면, 대중들의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그 걸 수용하는 순간, 애플의 울타리는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생각했었던 듯 하다. 

쿡은 타협했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기기이기 떄문에, 커서는 안 된다는 잡스의 고집을 폐기시켰다. 

대중들은 시원스런 대화면을 원하는데, 못 만들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화면 아이폰을 출시하자 많이 팔려 나갔다. 

다른 제품군들에 대해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이폰 만큼은 아이폰 X 시리즈로 접어 들면서 고가정책도 성공했고, 애플은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대중들도 좋고, 애플도 좋았다. 

이 것은 쿡만이 가진 포용성과 합리적인 경영방식의 성과라 평하고 싶다. 


애플은 홈그라운드인 IT 분야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자동차, 금융업(카드), 스트리밍 서비스(음악, TV)까지 확장했으며, 심지어 최근에는 티머시 회장이 샤워기 헤드 제조사도 투자했다고 한다. 

진출하는 사업군의 공통점이 있는데, 기존의 자신들이 이룩해 놓은 애플 제품들과의 연동성이 매우 뛰어 나다는 것이다. 

애플은 IT 생태계 장악이, 곧 머지 않은 미래의 우리네 생활상을 장악할 거라 낙관하는 듯 하다. 

조나단 아이브라는 디자이너가 퇴사하므로써 애플의 주가가 한 때 일시적으로 떨어 지기는 했으나, 애플에서는 이미 그에 걸맞는 인재가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들 스스로가 애플이 정신적 혁명가가 일으킨 기업이라는 점을 잘 알기에, 아이브 뿐이 아닌, 충분히 다른 기획자, 디자이너 그룹이 있을 것이다. 

한 번 차지한 기득권을 허망하게 놓치는 우를 범할 기업이 아니다. 더군다나, 수익률을 추구하는 기업인데 말이다.


현재로써는, 애플이 세상의 주목을 끄는 혁신에 제동을 걸 만한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 

즉, 탄탄대로라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애플을 선택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 기업의 정신적 가치의 존재는 타기업이 분명히 본받고 상기해야 할 화두인 것이다. 

많은 이들이 애플의 승승장구는 독선과 횡포로 점철되었다고 하지만, 애플은 말없이 자기 길을 간다. 

하지만, 거기에는 메시지가 있다. 

어느 누구도 우리처럼 하면 된다고. 

누가 여기에 뭐라고 반문할 것인가. 

우리는 어쩌면, 그 반문할 자를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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