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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1. 2023

춘양면 의양리의 지세 1

2020-12-30 16:22:17

봉화군 내에서 봉화읍 다음으로 번성한 마을로써, 주요 기관이 밀집된 봉화읍보다 면적은 더 넓다. 

봉화읍이 남서 쪽으로 치우친 반면, 춘양면은 그나라 봉화읍의 중앙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충분히 읍의 그릇을 갖춘 지역으로 보였다. 

그러나, 춘양면이 봉화군의 읍이 되지 못 한 까닭은, 지리적으로 다소 봉화읍보다 외졌기 때문인 듯 하다. 

봉화읍은 영주 시내와도 가깝다. 

발전이 부족한 봉화군이, 그나마 발전이 된 영주시에 의존하기 때문에, 지금의 봉화읍이 자리하게 된 것으로 보여 진다. 


춘양면의 유래에 대해 알아 보고자 했지만, 상세한 어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조선 시대의 실존 인물, 춘향이를 의미하는 지, 그와는 별개의 의미인 지는 알 수가 없다. 

인근 물야면에 이묭룡의 생가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춘양면의 이름은 성춘향과 연관짓지 않을 수가 없는데, 확고하게 연관있다는 기록이나 주장을 찾지 못 했다. 

한자 대로 해석하자면, 봄의 양명함인데, 천혜의 수려한 자연지리가 봄을 맞이했을 때 밝고 양명하다 하여 그리 지은 것일 수도 있다. 


봉화군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백두대간의 절정인 태백산에서 완만하게 남하한 산자락들이 겹겹히 둘러 싸고 있는 지세이다. 

해발 400 메터이기 때문에, 지대가 높아서 겨울에는 유독 춥고, 여름에는 다소 시원할 듯 하다. 

하지만, 의양리는 너른하게 펼쳐진 평야의 한 복판이다. 

태산이 완연히 둘러 싸고 있다고는 하나, 거리가 멀어서 의양리 한 복판에서 보기에는 완만한 산세로 보인다. 

즉, 주변 산세가 높지 않아서 태양볕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 겨울이라도 혹한의 추위라기 보다는, 이러한 햇볕의 영향과, 사산의 바람막이의 역할로 가혹한 추위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는, 춘양면의 유래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너무 높지도 않은 완만한 산세가 넓직하게 싸고 도는 곳, 그 한 가운데에 넓다란 평야가 자리하고 있으므로, 군락과 기관들이 형성되기 아주 알 맞다. 


어느 곳이든지, 평야에서 집락을 이루고, 그 곳을 기반으로 해서 사람들이 모여서 문명을 형성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가장 기초 기반이다. 

거기다, 가장 큰 개천인 운곡천이 의양리를 정통으로 가로 지르고, 외에도 중조천을 포함해서 4~5 개의 개천이 사산에서 발원해서 의양리에서 합수된다. 

그야말로, 산, 들, 해, 물이 조화롭게 어우러 진 곳이 춘양면 의양리 일대인 것이다. 

자연적 환경에서만 국한했을 때, 사람이 살기 좋은 명당의 조건을 다 갖추었다. 

그러한 탓에, 수려한 경관과 함께 여유로운 여생을 즐기고자 했던 옛 선비들의 자취를 이 곳 의양리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옛부터 고명한 선비들이 모여 살았던 안동과 매우 유사한 지세이다. 

나즈막한 산과 평야, 안동호가 조화를 이룬 명당을 떼어다, 해발 400 메터 봉화군 춘양면에 올려 놓은 듯 하다. 

허나, 안동은 당시 권세를 누리던 세력가들이나, 활발하게 학문적 교류를 했던 선비들이 주축을 이루었지만, 관직을 내려 놓고 은퇴한 벼슬아치, 치열한 경쟁을 마다하고 한가로이 후학을 양성하고자 했던 선비들이, 외진 봉화군 춘양면에 터를 잡기 알맞았을 것이다. 

천혜의 지리를 누리면서도 마을을 이루어서 가까운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인 것이다. 

조선 강토 중에 환란을 면할 수 있는 십승지에 이 곳, 춘양면이 포함돼 있는 것만 봐도, 이 곳이 살기 좋은 땅임을 알 수 있다. 


춘양면의 자랑 거리 중 하나는 바로 이 소나무이다. 

소나무 중 으뜸이라 일컬어 지는 금강송이 이 곳 춘양면 뿐 아니라, 봉화군 일대 곳곳에 고루 분포돼 있다. 

이 금강송의 다른 이름이 지명을 딴 춘양목인데, 일정 시대에 춘양목재 주식회사가 채벌한 금강송이 좋기로 정평이 난 것이다. 

그 것이 춘양목이란 이름으로 전승되어 불려 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춘양역에 장식돼 있는 금강송 절단면을 만져 보니, 여타 다른 소나무와 다르게 나이테가 촘촘해, 밀도가 단단하고 묵직하였다. 

대형 건축의 목재로써 손색이 없다. 

하지만, 마구잡이 채벌을 방지하기 위해, 지금은 당국에서 채벌을 통제하고 있다. 

춘양면 주변의 산 자락에 휑한 부분은, 아마도 개발에 의한 채벌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춘양목의 채벌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쨌건, 춘양면이 멋스러운 이유는, 수려한 산세 속의 이 동양적 기품의 춘양목의 멋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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