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는 시간이 치우고, 진짜는 시간이 채운다

시간을 두고 바라보는 방법

by 소리

이 문장은 어떤 일이나 관계에서 고민이 될 때, 내가 항상 떠올리는 말이다.


"가짜는 시간이 치우고, 진짜는 시간이 채운다."


사람의 감정은 언제나 같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향한 사랑일 수도 있고, 일에 대한 열정일 수도 있다. 반대로, 실망과 분노 같은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강도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큰 파도로 몰아치던 감정도 시간이 흐르면 잔잔한 물결이 된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명확한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결국 진짜이기 때문이다.




이번 긴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옛 친구들을 만났다. 정말 어릴 때부터 긴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이지만, 각자 다른 곳에 살며 바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다 같이 만난 게 얼마만이지 모르겠다.

처음엔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막상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니 최근에 이만큼 편안함을 느껴본 적이 또 있었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 다 같이 술 마시는 거 처음이지 않아? 근데 왜 이렇게 편하지?” 내가 웃으며 묻자, 친구들도 환하게 웃으며 맞장구쳤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진작 이렇게 모일 걸! 너무 좋다!”


이야기가 깊어지자 우리는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직장, 연애,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결국 비슷한 고민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묘한 위로가 되었다. 문득 초등학교 때 처음 만난 우리가 어느새 이렇게 어른이 되었고, 각자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내 곁에 남아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렸다. "예전에 얘네 둘 싸운 거 기억나?"

"야야 말도 하지 마, 얘 지금 사람 된 거지."

"그건 너지!"

모두가 크게 웃었다. 말다툼 하나로 서로 며칠씩 말도 안 하고 뾰로통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싸울 힘조차 없는 어른이 되었다. 감정적으로 치열했던 순간들이 지나고 나니, 결국 남는 것은 서로를 향한 정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같은 교실에서 하루를 보내지도, 같은 길을 걸어가지도 않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만나 여전히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고, 또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살다 보면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때론 일이 예상대로 풀리지 않으며 좌절감을 느낄 때가 있다. 예전에는 그런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반응했지만, 이제는 시간을 두고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시간은 감정을 정리하고, 관계를 다듬어준다. 그 순간은 힘들고 답답할지라도, 지나고 나면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사람 때문에 힘들어도 그 사람이 진짜 내 사람이라면 결국 해결될 것이고, 일이 힘들어도 그 시간이 쌓여 내 경험이 되어 줄 것이다.


그러니 속단할 필요도, 당장의 감정에 휩쓸릴 필요도, 크게 힘들어할 필요도 없다.

세상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관계가 흔들릴 때, 지금 하는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결국, 가짜는 시간이 치워갈 것이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의 Aron Visu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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