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04 무게의 무게

F=mg의 물리법칙

by 솔래 Solae
그러니 더는 누구의 무게가 더 무거울까
알아내려 괴로워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무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떠안아 짊어지려는 무게와

짊어지지 못한 것의 무게.


누구나 한 번쯤 살다 보면

마주치는 이 두 가지 무게는


어느 쪽이 더 무겁다기보다,

사실은 똑같은 ‘생존’의 무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키고 싶은 것과 포기해야 하는 것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포기하냐에 따라

내가 이 세상을 살아남는 방식이 결정되는 것이죠.


지키고 싶었지만 포기함으로써

겨우 숨 돌려 지켜지게 된 순간도,


포기하고 싶었지만 지키고 나니

그제서야 정말 포기하게 된 순간도


사실은 별반 다르지 않은 살고 싶었던 순간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일까요,


살고자 하는 마음과 그 무게는

둘로 나뉘는 듯합니다.


알면서도 놓을 수 없는 마음으로

지키는 것의 짊어지는 무게와


모른 척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마음으로

포기하는 것의 짊어지지 못한 무게.


흔히들 ‘내려놓으면 편해진다’, 혹은 ‘모른 척하는 게 편하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무엇도 편해지지 않는 이유는


둘 중 어느 쪽이든 무게를 선택한 순간

선택이 만든 무게를 받아야 함에 있습니다.


‘무게의 무게’


어쩐지 견뎌야 할 무게보다 배로 무거워진 듯싶어

불공평하다며 괜한 불평을 늘어놓고도 싶겠지만


이는 아무나 받을 수 있는 무게가 아닙니다.


만일 사람의 마음에도 질량이 있다면,

F=mg, (무게=질량x중력가속도) 물리 법칙에 따라

F는 항상 0보다 큰 양수로 존재하게 됩니다.


앞서 말한 놓을 수 없는 마음과 외면할 수 없는 마음이

그 고유의 질량으로 무게라는 값을 만든 것이고,


그렇기에 마음이 텅 빈 사람은 받을 수 없는 것이죠.


그러니 더는 누구의 무게가 더 무거울까

알아내려 괴로워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전부 헤아리지는 못해도 그저,

반대쪽의 마음이라는 것이 있을 뿐이니까요.


제 아무리 무거워도

마음이 있는 한


무게를 포기하는 일은 없길 바라며

오늘 또 하루, 주어짐을 견뎌봅니다.






포기하던 이의 죄책감과 미안함도,

붙잡았던 이의 그리움과 서운함도


살아있었다는 증거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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