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과 One Team 문화
사람들이 나에게 인생 드라마를 물어볼 때 대답하는 드라마가 몇 개 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BOLD TYPE>, <대행사> 세 드라마는 순서대로 포털 사이트, 패션 잡지,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회사 생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내가 경험하지 못 한 업계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일을 해결하는지가 신기해서 재밌게 보기 시작했다. 회차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어떤 일을 하느냐 보다 일을 하는 사람들의 관계가 눈에 더 들어왔다.
외부와 내부의 갈등 상황이 생기면 성격이 맞지 않던 관계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하나로 단합되는 문화, 업무에 대해 고민이 생길 때 쓴소리를 가리지 않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리더, 회사 밖 개인적인 고민이나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료 등. 최소 20년 이상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한 곳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관계가 너무 부러웠다. 일을 하면서 사람 때문에 지치거나 힘들 때면 이 드라마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이상적인 관계를 생각하는 걸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과의 괴리는 어쩔 수 없는 걸까.
회사 생활에는 ‘일’이 존재한다. 일은 어떤 문제 상황을 대비하거나 해결하는 것에서 비롯되며 저절로 해결되는 경우는 없다. 결국은 해결하기 위해 ‘사람’이 필요하다. 일을 처음 시작 할 때는 어떤 일을 하는지가 엄청 큰 중요한 요소였다. 성장을 해서 더 좋은 곳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계속 있었고, 업무 능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 보니 일의 종류가 중요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떤 일을 하느냐 만큼 누구와 일을 하는가도 엄청나게 중요했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문제는 결코 혼자 해결할 수 없기에 함께 일 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라면, 개인의 퍼포먼스만큼 조직 안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조직은 한 명의 뛰어난 능력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뚜렷하게 존재하고, 서로에게 상호 보완적인 존재가 될 때 인정받는다.
넷플릭스 서바이벌 콘텐츠 <사이렌 불의섬>을 보며 이런 생각이 확고해졌다. 초반에 눈에 띄던 참가자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본인의 역량을 팀의 역량으로 끌어내지 못하는 걸 보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반대로 경쟁팀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역량은 없지만 같은 팀 안에서 팀원과 시너지를 내는 팀은 끝까지 남았기 때문이다.
원 팀 문화, 원 스피릿 (One Team, One Spirit)을 조직 문화로 삼는 기업이 많이 생기고 있다. 집단 문화에서 개인 중심 문화로 바뀌면서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옛날과 요즘의 원 팀 문화는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내가 속한 집단에서 말하고 있는 원 팀 문화는 어떤 의미인지, 각자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