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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Jul 17. 2023

집짓기 - 누구랑

오래 살면서 함께 나이 들어가도 괜찮은 집

그동안 생활방식인 빠른 삶보다 조금은 느린 삶을 살고 싶다. 집은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자연과 어울리는 소담하고, 아늑한 곳으로 지인들이 한 번쯤 와도 편안하게 쉬었다 가고, 아이들이 가끔 내려와 쉴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머물러도 내가 이곳에서 할 일이 있고, 나를 찾는 삶을 만들고 싶다.




기초공사가 튼튼해서 재해 예방

집이란, 집을 둘러싼 길, 하수도, 정화조, 주변 환경과 기초공사, 마감 (단열)등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특히 집은 서로 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후가 자꾸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적어도 시골에서 살아갈 때 도시에서 편리하고 싼 비용으로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던, 전기, 물, 도시가스 등을 시골에서는 조금이라도 절약하고 아껴 쓰면서 자연에 순응할 수 있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지진이나 재해에 무너지지 않고 견고하고 아름다운 집을 그린다. (세라믹 사이딩)그리고, 이렇게 적다 보니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덜어내는 작업도 같이 하고 싶다.

출처 : https://cafe.naver.com/namoohyup/11920 : 정수호



따뜻하고 바람이 서로 통하고, (단열과 환기, 기밀성)

단독주택이나 전원주택은 무엇보다 단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추운 것이 싫다. 도시에서 살아서 그런지 추우면 움츠리게 되고, 활동 영역이 낮아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진다. 시골 시댁이나 지인들의 집에 들어서도 추우면 씻는 것조차 하기 싫다.


손님이 와서 놀아도 주변에 소음이나 피해를 덜 줄 수 있는 집

고기를 굽거나, 마당에서 수다를 떨 때 주변의 시선이 가려질 수 있을까? 적어도 서울 생활은 집 안팎에서 살살 다녀야 하고, 손님이 와도 주변에 피해를 줄까 봐 전전긍긍면서 살았다.  시골살이를 한다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을 벗어던지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 같다.



땅을 찾아 발품을 팔았는데, 이제는 집을 짓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한다.

내가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첫째, 건축설계사를 선정하고, 시공자를 선정하는 방법

둘째, ~하우징을 통해 일괄 집을 맡기는 방법

세 번째는 시공업체를 선정한 다음에 건축설계사를 선택하여 집을 짓는다.


처음부터 직영건축을 할 엄두는 못 내고 그렇게 발품을 파는 과정에서 '건축주 직영건축'에 대한 강의를 듣고, 다른 방법이 있음을 알았다.



봄담일지-출처 카페 수호천사



'건축주 직영건축'은 시공팀, 또는 빌더와 협력해서 짓는 방법 등 다양했다.


마음이 자꾸 직영건축 쪽으로 흘렀지만, 내가 아는 지식이 너무 없어 거의 포기 상태로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우선 패시브하우스를 짓는 빌더를 만났지만, 예약이 꽉 차있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접어 두었다. 카페 수업 중 어떤 빌더팀을 소개받았는데, 그곳은 나와 소통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무통으로 화만 돋우고 그만두었다. EBS '집'탐구 프로그램을 통해 건축설계사들의 집 설명과 디자인적인 집을 보면서 몇 군데 알아보고 다녔지만, 나와 맞는 곳을 찾지 못했다. 결정적인 것은 건축설계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하우징을 몇 군데 가 보고 견적도 물어보았다. ~하우징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건축설계팀이 있어 별도로 설계와 시공 그리고 건축허가까지 전부 진행한다.


하우징에서 설명을 듣고 나오면서 나랑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매번 느꼈다. 진퇴양난이었다. 집 짓는 비용이 부족하여 마음껏 선택할 수도 없고, 아는 지식이 없으니 직영을 선택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직영건축을 위해 알아보게 되었다. 처음 만난 무통업체로 무너진 신뢰와 화를 누르고 직영을 하는 시공업체 카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카페마다 집 짓는 것에 대해 굉장히 즐거워하거나 집을 직접 짓고 싶은 분들이 올려놓은 글을 보면서 나는 더 어려운 것이 직영건축이라 생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에서 '내가 어떻게, 뭘 알아야 집을 짓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다시 몇 군데 발로 뛰어다녔다. 첫 번째 업체는 카페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던 곳으로 빌더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든 곳이다. 마음에 쏙 들었다. 면담도 친절하고 내가 원하는 외장재인 스타코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그곳에서 불러 주는 대로 받아쓰기를 하면서 수많은 과정들을 세세하게 알아야 한다는데 너무 큰 부담이 되었다.


용인에 있는 업체, 천안, 강남, 시공업자가 있는 현장인 남양주, 용인 등 지금은 아물거리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면서 나와 맞는 팀을 만나기 위해 다녔다.

서로 다르게 집을 짓는 곳을 다니다. 그러다 중간 점검을 하면서 기운을 차렸다.



1. 경량목조건축으로 집을 짓겠다.

2. 이젠 직영으로 짓는 것이 맞는듯하다.

3. 시공업체를 찾는 것이 먼저다.

4. 발품 파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다.

5. 너무 많은 과정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런 중간 점검을 거치면서 시스템이 비슷한 곳 두 업체를 찾았다. 그러다, 우리집을 지을 곳을 만났다. 수호천사 소장님을 만나면서 내가 고민했던, '아는 것이 너무 없다.'를 해결해 주셨다.

집을 짓는 과정은 본인이 책임지고 진행한다는 것이고, 둘째 내가 고민되는 인테리어에 속하는 마감 등도 수호천사의 협력업체를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남양주 현장에서 더워지는 6월쯤에 만난 소장님의 친절한 설명이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짧지만, 발품판 과정을 종합해서 직영건축으로 수호천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생태건축을 포기한 이유

자발적 불편함과 자본주의 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방식으로 집을 고려하지 않았다. 변명이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어쩌면 속물이 되었는지 모른다. 어느 시절은 '자발적'으로 조금은 생태적으로 삶을 살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 몸이 나이를 먹고, 시골에 온 이유를 찾다보니, 나는 생태건축의 자발적 불편함을 원하지 않았다.

도시에서 너무 지쳐 버린 정신과 몸을 완화시키고 비우는 작업을 위해 나는 집은 따뜻해야 했고, 번듯해야 했다.

맞는 이야기인지 모른다. 이것이 맞다라고 할 수 없고, 틀리다라고 비웃을 수 없다. 나의 삶에 있어 오늘 이 시간 집을 짓고, 새로운 삶을 열어가기 위해 조금은 게으르고, 조금은 고급지지만 나의 집을 경량목조건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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