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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ayflyjj May 11. 2021

낙서 1_nothing

Blue01

정리되지 않은 먹먹함이 망설임으로 지워지고 다시 적고 다시 지워지고 그렇게 반복된 머뭇거림으로 공간이 채워진다.
이런 것조차도 되새김이라니...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사는, 아니 점점 흐려지고 잊혀지고 지워지는 그런 머뭇거림으로 마음속에 무언가를 담아내고 표현하고 그러함을 잃어간 듯싶다.
아니 잃어버렸다는 게 맞겠지. 잊어버린 것은 아닐 것이다. 잊는 것과 잃어버리는 것...
정리되지 않은 시간들이 너무 삶에 가득 찬다.

그러한 일상들이 나를 채우고 머리를 채우고 번지고 번져 마음을 채워 정리되지 않은 채 잃어가는 것들이 늘어가는 게 나이를 먹어감일까...

익숙한 삶의 시간만큼이나 더 익숙함으로 모든 게 능숙해야 할 시점일 텐데 어느 순간 먹먹한 머뭇거림은 게으름이란 허울 좋은 이름을 덮어 핑계 아닌 핑계로 시간에게 던져둔다.

사람이 외롭다는 건 다른 이에게 귀차니즘으로 다가가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지금은 그렇다고 확신한다.
외로움의 시작이 작음에서는 그러함을 잘 몰랐지만, 어느 순간 그 크기가 커지고 감당할 수 없는 외로움이 자아를 집어삼키면,

그 외로움이 향하는 한 곳에는 집중된 귀차니즘으로 누군가의 버거움을 키워가고

결국에는 나를 지워가는 모습의 시간을 쌓아가게 된다.

시간이란 것, 그리고 나이를 더해간 삶이라는 것을 익숙함만큼 쌓아가도 완벽해지지 않음은  그저, 사람이라는

그냥 그런 게 사람이라는 한마디로 모든 걸 덮어버릴 수 있음이 좋은 것인지...

그러한 핑계가 자아를 보호할 수 있음을 아는 자기 보호본능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지나는 시간 속에서도 멀리서 한 발 떨어져 살아있는 장면을 보는 모습은 참 녹녹지 않다.

큰 쇼윈도 너머로 시간이 흐른다.

바람이 불고,  사람들이 바쁘게 사라지고.. 남는 건 남겨지지 않은 그러했음들...

이야기가 궁금하고, 들리지 않은 말들이 궁금하고, 마음속에 또 한 자락이 아쉬움들이 켜켜이 쌓아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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