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눈에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하기 쉽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종종 말 한마디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전쟁이다. 사람들은 겉으로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지만,
그 미소 뒤에는 수많은 상처와 아픔이 켜켜이 쌓여있다.
우리는 흔히 “오 저 사람, 되게 강인하고 무던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이면에서는 이미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외출을 선호한다고 해서
마음의 평온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외출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넘쳐나고,
모든 것에 긴장을 하게 되어 체력이 금방 소진된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외출에 쓸 수 있는 시간은 6시간 정도인 거 같아!"라며 농담을 하곤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겉으로 보면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누가 생각하겠어요? 이렇게 말도 잘하고
하나도 불안해 보이지 않는데?”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우울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병이 아니다.
우울한 날, 기분이 처지고 슬픈 하루를 보내는 것만이 우울증이 아니라,
웃고 즐거운 일을 하면서도 내 우울이 그 즐거운 순간들을 몰래 잡아먹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이나 불안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속삭이며 그 존재를 감춘다.
“아, 저 사람은 정말 문제가 없어 보인다.”라는 말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안겨줄 수 있는지
모른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겉모습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무심코 툭툭 던지는 말들이 조금은 무례한 말들임을 인지해줬으면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몰랐어요~'가 얼마나 그 사람에게 비수가 되는지.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순하다. 평온함을 유지하려고 무던히 자기 자신을 갈아내며 살아가는 이들이여, 당신의 하루 속 감정을 다스리려 마음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나 그리고 당신은 잘 알고 있다.
죽고자 하는 마음과 살고자 하는 마음이 충돌하여 내는 소리 없는 아우성을 달래랴, 사회생활이라는 이름 아래에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지고 수 시간을 보내는 나 하나 케어하랴,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는 걸.
너무 많이 짊어지지 않아도 되고 완벽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스스로에게 내가 남들 대하는 반만큼이라도 부드럽게 다가가길.
오히려 우리가 서로에게 “겉모습만으로 나를 판단하지 않아 줘서 너무나 고마워.
덕분에 내가 항상 긴장하지 않고 나를 숨기기에 급급하지 않을 수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와 용기가 될지 모른다.
그러니 오늘도 너 자신을 믿고 그 속에 숨겨진 상처와 싸움을 조금이나마 인정하며,
서로의 고요한 외면 뒤에 감춰진 전투를 헤아려 보자. 우리는 모두 겉은 평온해 보이지만
속은 전쟁 중인 전사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