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시간은 현실의 시간보다 몇 배나 느린 것 같다.
현실 속 나는 이미 31살의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의 시간은 여전히 중학생 졸업 무렵에 머물러 있다.
물론 마음의 시간을 억지로 현실의 시간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억지로 끌어오면, 내 안에 살아 있는 어린 내가 과연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을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어린 시절의 내 마음이 스스로 답을 찾고, “이제 나이와 같아져도 되겠다”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현실의 나는 그저 기다릴 뿐이다.
넘어지고 굴러서 다친 상처들이 다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려면, 연고를 덧바르고 밴드를 수시로 갈아야 하듯 시간이 필요하다. 어린 나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조금씩 성장하고, 조금씩 내려놓으며, 옅어지는 기억을
아쉬워하지 않고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게 되는 시간.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들이기에, 마음은 여전히 가렵고 아프다. 때로는 울컥 눈물이 솟구치고,
절망하며 무너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모든 고통은 결국 이해와 적응, 그리고 소중한 추억을 위한 통과의례라는 것을.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며,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작은 농담을 던진다.
“참는 건 네가 제일 잘하잖아?”
그래도, 참으면 곪고 터진다는 것도 잘 알기에,“그래도 참아야지, 살아야지,” 하고 또 하루를 견뎌낸다.
마음의 시간은, 현실의 시간보다 몇 배는 더디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