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이 지나는 여름의 끝무렵
그 해 여름가을
깊은 곳을 향해 들어갑니다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게
나의 육체가 나의 혼을 찾을 수 있게
풍덩
깊은 곳을 들어갑니다
앞이 보이지 않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습니다
저 멀리 진동으로 전해지는 뱃고동 소리에
잠시 그 순간에 머뭅니다
얼굴을 들어 수면을 바라봅니다
태양이 수면 밑의 나에게 손짓하고
나는 다시 수면 위로 올라갑니다
수면 위 바위에 앉아 태양의 따스함을 느끼고
아무도 나의 혼을 찾을 수 없으며
내 혼은 나의 육체에 존재함을 느낍니다
바위의 두 다리가 단단히 박혀있는
수면 아래의 마더 가이아를 느끼며
나는 온전히 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