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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재 Jan 08. 2016

애플, 감정을 읽어내는 인공지능 연구한다

인간의 내면마저 기계에 침범당하나

애플이 사람의 표정을 분석해 감정을 읽어낼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이모션트’(Emotient)를 인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현지시간) 이모션트의 기술은 광고를 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분석해 그 효과를 평가할 수 있지만 아직 애플이 이 기술로 무엇을 할 지 아직 명확치는 않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 시민들이 지난해 8월5일 5번가에 있는 애플 매장 바깥에 앉아 있다. Photo by Andrew Burton/Getty Images




애플은 인수 직후 성명을 내고 이 사실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인수 조건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애플은 의사들이 이 기술을 이용하면 말로 증상을 표현하기 힘든 환자들의 고통을 알아챌 수 있고, 유통업자들은 가게에 들어온 소비자들의 표정을 해석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인공지능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특히 인공지능의 이미지 인식 기능을 향상하는 것은 이들의 주요 관심사다.

구글은 2012년 고양이를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고, 페이스북은 게시된 사진에서 자동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집에 손님이 올 때 자동으로 인식해 이들을 들여보내는 개인 인공 지능 비서를 만들고 싶다는 뜻을 표하기도 했다. 

애플은 2014년 특허 신청을 하면서 얼굴 표정 등 다양한 실마리들을 이용해 감정을 읽어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소개했다.

애플은 앞서 지난해 10월 또 다른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보컬아이큐(VocalIQ)’를 인수했다. 이 기업은 컴퓨터의 자연어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이모션트는 지난해 5월 하루에 10만개의 얼굴 표정을 수집하고 분류해 컴퓨터의 표정 인식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에 관한 특허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모션트의 자문을 맡고 있는 심리학자 폴 에크먼은 감정 인식 기술의 개척자이다. 그는 1970년대 미세한 얼굴 표정의 변화가 어떻게 인간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5000개 이상의 얼굴 근육 움직임에 관한 목록을 만들었다.

얼굴 움직임 코딩 시스템(Facial Action Coding System)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감정을 읽어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의 기초 기술이다. 

문제는 인간의 내면의 세계인 감정을 읽어내는 것이 불러올 윤리적 문제이다. 에크먼은 이에 대해 지난해 초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감정을 읽어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잠재력과 이 기술이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감정 인식 기술이 사람들의 감정을 그들의 동의 없이 드러낼 수 있고, 또 그 감정이 잘못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에크먼이 이날 다시 인터뷰를 했을 때도 여전히 이 같은 우려를 갖고 있으며, 이모션트 측에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스캐닝할 때 그들에게 이 사실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모션트의 대변인은 이에 대해 회사는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오직 총 데이터에 대해서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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