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새는 글 첫 번째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다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새해 첫날을 맞이할까?
'올 한 해는 목표한 일들을 최선의 노력으로 완수하겠어', '지난해 실패했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어'라고 희망찬 각오를 다지거나, '아, 벌써 이 나이가 되었구나', '올해도 걱정이다. 잘 버텨야 할 텐데' 같은 걱정이 앞서는 첫날일 수도 있겠다.
2025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는 어떤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을까? 특별히 누군가에게 얘기할 만한 얘기들은 아닐 수 있는, 크고 작은 후회의 일들이 머릿속에 가득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내일 새해 첫날에는 모든 걸 바꿔야 해'라면서 새 사람이 되리라 믿는다.
물론 나처럼 아무 생각 없이 보신각 타종 소리도 안 듣고 일찍 잠에 든 사람도 있을 거다.
"어쩔 수가 없다."
'나란 사람은 어쩔 수가 없다'라고 한 번이라도 얘기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혹은 '너란 사람은 어쩔 수가 없구나'라고 들어본 적이 없는 이가 있을까?
'어쩔 수가 없다' 시리즈의 최악은 "너란 인간은 정말 어쩔 수가 없는 인간이야"이지 싶다.
물론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가 없다'는 의미가 상황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생각되는 게 요즘이다.
그런데, 정말 어쩔 수가 없었을까?
새해 아침 첫 샤워를 하며 나 역시 이런저런 생각이 겹쳐지며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라고 지나쳤던 일들이 '아니야, 그때 다르게 결정했어야지', '다르게 계획했어야지'라며 많은 후회를 하다 문득, '그땐 어쩔 수 없이 악수를 두었지만 전화위복이 된 경우도 있었어!'란 생각을 덥석 물고 자기 위로로 시작한다. 나쁜 기분은 몰아내고 좋은 기분을 채우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나약한 의지의 인간이어서 다행일지 모르겠다.
어떠한 상황은 간혹 무언가를 포기하게도 만들 수도, 아예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경우도 있다. 어쩌다 TV에 나온 사연들을 보면 '그럴 수도 있었겠다, 너무 안되었다'라며 연민을 가지게 만들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저게 뭐 하는 짓이야,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지'라고 쉽사리 꾸짖기도 한다.
어차피 내 얘기가 아니지 않은가? 그것 역시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 어쩔 수가 없었던 사연의 상황을 내가 주인공이라고 상상해 본다면 전자가 좋을까? 후자가 되어야 할까?
또 다른 사연들도 우린 쉽게 접한다. "그 당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때의 노력이 지금의 빛나는 나를 만들었습니다."라는 사연들 말이다.
그럼 우린 또다시 '나라면 저런 상황을 버티기 힘들었을 거야' 혹은 '나도 저런 마음가짐으로 좀 더 나은 내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물론 가끔은 '저 사람은 운이 좋았을 거야'라고 못난 시기심도 내비치게 된다.
전자의 좋지 않은 '어쩔 수가 없었다'와 이겨낸 후자의 '어쩔 수가 없었다'의 사전적 의미는 같지만 정반대의 결과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해야지 결괏값을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지난 과거의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방패막이로 쓸 것인가, 발판으로 쓸 것인가? 숨을 것인가? 딛고 일어설 것인가?
어쩔 수가 없다. 우린 나약한 인간이면서도 시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2026년에도 어김없을 '어쩔 수가 없는 일'들을 잘 헤쳐나가길... 새해 첫날을 빌미로 당연한 얘기를 나한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