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2020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 <싱크로닉>
영화 언론사 '씨네리와인드'에 발행된 글입니다.
초반부의 연출은 관객의 호기심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하다. ‘싱크로닉’이라는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현실과는 아주 다른 시공간에 놓이는 장면들이 몽환적으로 연출된다. 현실 세계와 현실이 아닌 세계가 교차편집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이후 이들은 끔찍하게 신체가 손상된 채 시체로 발견되거나 살아있되 공포에 잔뜩 질려 넋이 나간 얼굴을 하고 있다. 싱크로닉으로 인해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공간을 롱테이크로 계속되는 카메라 무빙을 통해 생생하게 담는다. 이 같은 싱크로닉의 끔찍한 파괴력을 보여주는 장면들로 인해 강렬한 긴장이 관객을 휘어잡으며 관객의 싱크로닉에 대한 호기심이 극대화된다.
구급대원인 스티브와 데니스는 함께 일하며 절친한 사이이다. 어느 날 둘은 몸을 관통하여 난 상처 부위에서 피를 뿜어 내며 죽어 가는 사람을 발견한다. 이어 승강기 통로 바닥에 신체가 토막 난 상태의 웃는 얼굴로 죽어 있는 시체와 품종을 파악하기 힘든 뱀에 물려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넋을 완전히 놓은 사람을 보게 된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싱크로닉이라는 약물을 복용한 것이다.
스티브와 데니스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파괴적인 부작용을 가진 싱크로닉에 대해 의문을 가지던 중 데니스의 딸 브리아나가 싱크로닉을 복용한 후 실종되는 일이 벌어진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스티브는 친구 데니스를 위해 자신이 직접 싱크로닉을 복용하여 브리아나를 되찾을 단서를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싱크로닉이 환각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초반부의 씬들에서 쌓인 기대감은 러닝타임이 진행될수록 무너지기 시작한다. 스티브가 싱크로닉을 복용하며 여러 시도를 하는 장면들에서 충분한 스릴을 주지 못하여 긴장이 느슨해진다. 오프닝 씬부터 호러 분위기를 이미 제대로 구축하고 있기에 이후 장면들이 더욱 실망적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싱크로닉 약물에 대한 공포감도 시들해진다. 영화계에서 핫한 두 배우 제이미 도넌(데니스 역)과 앤서니 매키(스티브 역)가 맡은 캐릭터에서 그 어떤 개성도 매력도 느껴지지 않는 점 또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