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에세이가 필요한 이유

다양해진 위로의 형태

by 솔립
rey-seven-_nm_mZ4Cs2I-unsplash.jpg 출처 Unsplash @rey-seven


최근 몇 년 들어 감성 에세이들이 주목 받고,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스타용 책이다, 겉만 화려할 뿐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책이다, 뻔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라면서 이런 책들을 비판하곤 한다. 사실은 나도 그랬다. 감성 에세이를 다 읽어본 건 아니지만, 한 두 권 정도 읽어보니 '과연 이 책이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뭘까? 난 이미 다 알고 있는 건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한 네티즌 님의 글로 인해 내 생각이 바뀌었다.

사회는 점점 힘들고 온갖 비리로 낡아빠져만 가고, 기득권들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는 서민들은 울상을 짓는다. 취업은 되지 않고, 장사도 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또 다른 꿈을 꾸지만 그 꿈이 흐려진 지 긴 세월이 흘렀다.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모두가 힘들고 지쳤다. 코로나19 시국 때문에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 조차 사라져 버렸다.



amandazi-photography-8V9MUCKyPw0-unsplash.jpg 출처 Unsplash @amandazi-photography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더더욱 필요한 건 '위로'다. 예전보다 더 힘들어진 세상이고, 예전엔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위로의 방식이 책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깊은 위로를 해줄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책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같다.

작가들은 자신이 처했던 상황을 바탕으로 마치 독자와 대화하듯 이야기를 건넨다. 그러나 독자들은 남녀노소 다양하고, 각자 처한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감성 에세이에서 전하는 위로의 형태가 두리뭉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감성 에세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뻔하다. 알맹이가 없는 책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에세이라는 장르는 분명 이전에도 존재했는데, 왜 지금에야 욕을 하는 걸까? 그런 욕을 하는 일부 사람들은 '아무나 책을 내기 때문에 문학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대로 요즘은 굳이 신문사를 통하지 않아도 작가 데뷔를 할 수 있고, 일반 사람도 책을 내기가 쉽기 때문에 서점에서 더 잘 보인다. 더군다나 에세이는 장르 특성상 형식이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작가 진입 장벽이 낮다. 그렇지만 만약 감성 에세이가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았더라면 감성 에세이는 진작에 자취를 감추지 않았을까?

많은 비판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감성 에세이가 존재한다는 건 분명한 이유가 있다. 존재를 넘어서 두각을 드러내 베스트 셀러에 자리하고, 인기를 끈다는 건 아직도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무작정 감성 에세이를 욕하기보다는 이런 책이 왜 나와서 왜 인기를 끄는지에 대해 관심을 두고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에세이는 주로 작가의 경험이 담겨있다. 삭막해진 사람 사이에서 작가의 사생활이 담긴 책을 읽으면 마치 대화하는 것 같다.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의 생각도 할 수 있고, '역시 사람 사는 것 다 똑같구나. 나만 그런 거 아니구나.'하고 위로를 얻기도 한다.

작가지망생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감성 에세이가 점점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줄어든다는 건 내가 괜찮아져서 위로가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니까. 이제는 책이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내게 위로를 해 줄 만큼 내 사람이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뜻이니까.

keyword